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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천4백만 여자아이들이 강제 결혼당합니다”
파키스탄 영화 <딸아> 감독 아피아 나다니엘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시미즈 사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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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결혼을 피해 열 살 딸을 데리고 도망친 엄마

 

▶ 아피아 나다니엘 감독의 영화 <딸아>(원제: DUKHTAR, 2014)

어린 여자아이에게 결혼을 강요하는 ‘아동결혼’, ‘강제결혼’을 소재로 파키스탄 출신 여성감독이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의 무대는 파키스탄 산악지대의 한 부족사회. 부족 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열 살짜리 딸과 상대 부족장의 결혼이 결정됐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딸을 데리고 도망친다. 실화를 토대로 한 영화 <딸아>(원제: DUKHTAR, 2014)의 감독은 아피아 나다니엘(Afia Nathaniel).

 

아동결혼은 남아시아부터 중동, 아프리카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의 구폐와 빈곤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유엔 역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s)에서 이를 폐지할 것을 내걸고 있다. 아피아 나다니엘 씨는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파키스탄 서부,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에 접해 있는 산악지대에서는 지금도 많은 부족이 독자적인 규범과 관습 하에 살고 있다. 영화에서 엄마 앗라라키는 남편에게서 딸의 결혼 얘기를 듣고, 결혼식 날 딸을 데리고 몰래 집을 나선다. 앗라라키 역시 열다섯 살 때 강제로 결혼해야 했다. ‘연애도 모른 채,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 인생의 끝을 맞이하는 삶을 딸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다!’ 오로지 그 한 가지 생각으로 딸을 데리고 도망친다.

 

과연 모녀는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까. 관객은 가슴이 터질 것만 같은 심정으로 스크린을 응시한다. 영화 중간 중간 남편과 딸의 결혼 상대, 양쪽 부족에게 쫓기는 스릴 넘치는 장면도 있어 눈을 뗄 수 없다.

 

# 가부장제가 뿌리 깊은 땅에서 태어나, 영화의 꿈을 키우다

 

1974년 파키스탄 퀘타에서 태너난 아피아 나다니엘 씨는, 오랜 역사를 가진 파키스탄의 문화도시 라호르의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에는 광고회사에서 일했다.

 

“우리 집안 여성들은 정신력이 강해요. 저도 그 영향을 받았습니다.”

 

파키스탄 사회에는 여전히 가부장제가 뿌리 깊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낮다. 여성이 혼전, 혼외 성관계를 가지면 집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친족에 의해 살해당하는 ‘명예살인’도 이루어지고 있다.

 

나다니엘 씨는 광고 일을 하면서, 상품을 팔기 위한 ‘이야기’를 만드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시를 쓰고 책 읽기를 좋아하고 작가가 되고 싶었던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 점점 커져, 더 큰 제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뉴욕의 대학에 원서를 냈다. 그 꿈이 이루어져 영화 제작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사실 파키스탄의 일반적인 극장에서는 ‘발리우드’라고 불리는 노래와 춤이 있는 인도영화가 주류를 이룬다. 나다니엘 씨는 뉴욕에서 처음으로 이란, 프랑스, 일본 등의 영화를 접했는데, “이런 것이 월드시네마구나!”하고 눈을 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인물의 성격을 섬세하게 그리고, 대사뿐 아니라 배우의 움직임 하나로 인물의 사회와의 관계성과 지위를 세세하게 그리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 파키스탄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 <딸아> 감독 아피아 나다니엘(Afia Nathaniel)  ⓒ우이 마키코

뉴욕에서 영화감독학을 배우고 있을 때, 파키스탄에서 엄마가 딸 둘을 데리고 도망쳤다는 사건에 영감을 받아 <딸아>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도피생활 중, 엄마가 어떻게 자신과 딸을 지켰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앗라라키가 사는 부족지역이나 농촌을 제외한 도시 지역에서는 사회적 가치관이 달라져서, 지금은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택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남성중심적 사고는 뿌리가 너무 강해, 여성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삶을 일구어가는 모습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딸을 위해 들고 일어선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었습니다.”

 

제작비 마련이 가장 어려웠다. 그래서 아이디어 구상에서 영화 완성까지 10년이 걸렸다. 결론적으로는 젊은 영화인을 지원하는 노르웨이의 기금에서 제작비를 제공받았다.

 

파키스탄이라고 하면 ‘테러’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 나라에서도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받았다. 주인공이 모녀인데다가 감독까지 여성이라는 점도 영화를 만드는 데 장애가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촬영지의 치안마저 급격히 나빠졌다. 이슬람 법학자의 촬영 허가가 나지 않는 등, 감독으로서 수도 없이 많은 난관과 부딪혔다. <딸아>는 이러한 역경을 뛰어넘어 제작한 영화다.

 

“이 영화를 제작하던 10년 사이에 딸이 태어나, 주인공의 기분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게다가 자금난으로 그만 제작을 중단해야 하나 고민하던 때, 딸의 존재가 포기해선 안 된다고 저를 북돋아줬습니다. 딸에게 감사해야죠.”

 

# “이건 우리들의 문제” 파키스탄 관객들도 호응

 

<딸아>는 아피아 나다니엘 씨가 감독한 첫 장편영화로, 2014년 완성 후 토론토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 시사를 가졌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후 몇몇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2015년에는 미국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의 파키스탄 대표작으로 선정되었고, 그 외에도 크레테이유 국제여성영화제 관객상 등 다수 수상하였다.

 

“파키스탄의 일이긴 하지만, 신념을 갖고 행동하고 돌격하는 것의 의미를 세계 사람들도 느끼지 않았을까요?”

 

높은 화제성에 힘입어 파키스탄 국내 상영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여성들의 반응도 예상보다 좋았다. 윗세대 여성들이 딸이나 손녀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도시 지역 고등학교 교사가 여학생들을 데리고 영화관을 찾아 “이건 우리들의 문제”라고 이야기한 일도 있었다고.

 

“매년 세계에서 1천4백만 명의 어린 여자아이들이 강제로 결혼을 당합니다. 용납하기 힘든 일입니다.”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주의 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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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5/22 [15:24]  최종편집: ⓒ 일다
 
안녕 17/06/19 [10:07] 수정 삭제  
  참으로 변화는 더디네요. 그나마 조금씩 새로운 삶에 눈을 뜨고 그런 사람이 늘어간다는 점에서 희망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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