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의식이 높을수록 성구매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은 2003년 7월~9월까지 전국 10개 지역에서 남성 822명과 여성 939명, 총 1815명(54명은 성별표시하지 않음)에게 성매매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성구매 이유 “술자리에서 어울리다가” 설문조사 결과 남성응답자의 48.4%가 성구매 경험이 있었고, 여성은 5%였다. 연령별로는 기혼남성의 54.2%가 성구매 경험이 있었고, 30대 이하의 젊은 남성들 중에도 성구매 경험이 있는 이들의 비율이 31.4%에 달했다. 성구매 동기는 ‘술자리에서 어울리다가’라고 응답한 사람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았다(42.6%). ‘접대 관행상’ 성구매를 하였다는(12.9%) 응답과 합치면 55%에 달해, 남성들의 술자리 문화가 성구매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성구매 후 어떤 느낌이었는지에 대해선, 죄책감을 느꼈다는 사람은 17.4%에 불과했고 ‘성병에 걸릴까 두려웠다’는 응답(26.9%)이 가장 많았다. 성평등 의식 높은 남성들 성구매 안 한다 한편 응답자의 과반수가 성매매에 대한 그릇된 통념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는데, ‘성매매는 남성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쉽게 돈 벌려고 몸 파는 여자들이 문제다’, ‘성매매를 인정해야 성범죄가 늘지 않는다’ 등이 그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은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더 강했고, 서울 경기지역보다 영호남 지역의 응답자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번 설문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평등 의식과 성매매에 대한 인식의 연관성에 대한 조사다. 남성들을 성평등 의식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으로 분류하여 그에 따른 성구매 경험 정도를 분석한 결과, 두 집단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평등 의식이 높은 남성들은 94%가 성구매 경험이 없는 반면, 성평등 의식이 낮은 남성들은 48.4%에 불과했다. 이같은 결과는 성평등 의식이 낮은 남성들일수록 성구매를 많이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성매매가 여성에 대한 남성의 권력행사이며 인권침해라는 시각에 정당성을 부여해준다. 여성을 동등한 인권을 가진 존재로 본다면 성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 성매매 현실, 정부의 직무유기 탓 ![]() 조영숙 정책실장은 “지난 40년 동안 정부의 직무유기로 인해 ‘윤락행위등방지법’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제대로 형성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며 “196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선 고용 기회가 흔치 않던 여성들에게 성 산업만은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또한 기생관광을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등 한국여성의 성을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이용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남성의 성적 욕구 충족을 위해 성매매를 수용해야 한다는 시각과, 성매매는 쉽게 돈을 벌고 싶어서 성을 파는 여성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남성중심적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하고, “성매매 예방을 위해선 성매매 피해여성들에 대한 보호를 중심으로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 군대, 직장에서 예방교육 하자 토론회에선 ‘성매매에 대한 대중인식 변화’를 위한 방법으로 주로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여성의전화 측은 중고등학교, 군대, 공무원 연수 및 기업의 사원연수 등의 기회를 모두 활용해야 하며, TV 등 대중매체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스웨덴이나 캐나다, 미국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것처럼 성구매자들에게 징역이나 벌금형 대신 ‘강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방안도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가 만연한 이유 중의 하나가 단속과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데 있다는 점에서, “경찰과 법조인, 공무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며 그 내용에는 수사지침을 비롯한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포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토론자로 참가한 여성부 권익기획과 손애리씨는 “청년층과 군인 등을 대상으로 성매매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전국민 대상으로 성매매 추방 캠페인을 11월 중에 전개할 계획”이라며 “음주문화와 접대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역시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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