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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을 위한 셀프 디펜스
[최하란의 No Woman No Cry] 강제로 손목을 잡혔을 때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최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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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을 위한 자기방어 훈련과 몸에 관한 칼럼 ‘No Woman No Cry’가 연재됩니다. 최하란 씨는 스쿨오브무브먼트 대표이자, 호신술의 하나인 크라브마가 지도자입니다. -편집자 주

 

긴박하고 위험상황에 노출된 간호사들의 현장

 

“안녕하세요? 저는 ○○○병원 정신과 수간호사 △△△입니다. 정신과, 응급실, 노숙인 치료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호신술 교육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전화 통화를 마치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문득 4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체코 프라하에서 여성 셀프 디펜스 강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었다. 폴란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핀란드, 미국에서 온 동료 강사들은 대부분 자신의 직업과 셀프 디펜스 강사 일을 병행했다. 재니와 데니스는 각각 독일에서 온 의사와 응급구조 요원이었고, 돈은 미국에서 온 소방관이자 응급구조 요원이었다.

 

그들에게 물었다. “왜 크라브 마가(Krav Maga) 강사가 됐어? 네가 하는 일에 셀프 디펜스 수업이 도움이 되니?”

 

“크라브 마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이잖아. 게다가 즐거운 운동이기도 해. 그리고 육체적 훈련 뿐 아니라 정신적 훈련도 하지. 크라브 마가 훈련은 일상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줘. 특히 내가 하는 일은 긴박하고 흥분과 긴장이 얽혀있는 일이야. 때로는 아주 위험해…. 그럴 때마다 내가 크라브 마가를 만난 것에 정말 감사하게 돼.”

 

“너는 요가 선생이기도 하다면서… 너는 어때?” 내 대답도 비슷했고, 서로 충분히 이해한다는 웃음을 건넸다.

 

십여 년 전 우리는 중증 알콜 의존 증후군 환자들, 정신증 환자들, 치매 어르신들에게 3년 반 동안 요가와 운동을 가르쳤다. 그래서 수업을 요청한 간호사들의 상황을 언뜻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좋은 수업을 위해선 훨씬 더 구체적인 현장 경험이 필요했다. 다행히 우리에게 4년째 배우고 있는 학생이 응급실과 정신과 병동의 보안요원이었다. 종합병원에서 약사를 하고 있는 학생도 큰 도움을 주었다. 경험을 들려주고, 함께 토론하고, 시간을 쪼개 피드백까지 해준 그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글은 정신과, 응급실, 노숙인 치료를 담당하는 간호사들을 위한 셀프 디펜스 수업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간호사들을 위한 셀프 디펜스  ⓒ스쿨오브무브먼트

 

경계 설정, 상황 완화, 도움 요청

 

수업을 요청한 간호사들이 경험하는 위험 상황은 주로 환자와 보호자에게 ‘잡히는’ 것이었다. 흔히 손목과 주머니를 잡히고, 때로는 목에 건 신분증 줄도 잡힌다고 했다. 이보다 적지만 뺨을 맞는 경우도 있고, 발로 차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위험은 미리 감지해서 모면하고 회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과도한 업무량과 극심한 교대근무 스트레스, 긴장된 환경 속에서 괴로운 상황에 처한 많은 사람들을 대면해야 하는 간호사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다. 사실, 환자나 보호자와 겪는 긴장과 대립의 원인은 대부분 간호사 개인이 아니라 사회와 의료 시스템에 있다. 결국 우리는 일반 시민의 셀프 디펜스보다 더 제한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했다.

 

첫째, 경계 설정.
몸을 보호할 수 있도록 손을 들고 발 사이를 어깨 너비 정도 벌려 균형이 잘 잡히는 안전한 자세로 선다. 대화할 때 자연스럽게 손을 쓰는 것처럼 가볍게 손을 들고 있거나 진정시키는 중재 제스처, 얼굴 높이로 손을 들어 적극적으로 방어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둘째, 상황 완화.
경계 설정을 유지하면서 상대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극한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지 않도록 한다. “진정하세요”, “어떤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차분히 말씀해주셔야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부드럽게 말해야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표현은 짧고 분명해야 한다. 흥분한 사람은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떨어진다. 긴 말이 소용없을 뿐더러 흥분한 사람을 마주하고 있는 내 자신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긴 말을 잘 해내기 어렵다.

 

셋째, 도움 요청.
일반 시민의 셀프 디펜스와 달리 간호사들은 대부분의 경우 (직업상) 완전히 피신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문제를 일으킨 사람과 우선 각도나 거리상으로 멀어져야 한다. 그러고 나서 보안요원의 도움을 구한다. 직접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주변 동료에게 위험을 알려 보안요원을 호출하도록 한다. 매우 심각한 경우 절차에 따라 경찰이 올 것이다.

 

이와 같은 셀프 디펜스 기본사항에 더해 특정 상황을 해결하는 테크닉들, 즉 손목을 잡혔을 때, 옷을 잡혔을 때, 멱살이나 목에 건 신분증을 잡혔을 때 푸는 테크닉, 대응하는 요령을 교육했다. 그리고 도망가는 정신증 환자를 안전하게 데려오는 방법도 소개했다. 다음은 그 중 두 가지 테크닉에 대한 설명이다.

 

테크닉: 잡힌 손목 풀기

 

(모르는 사람이든 아는 사람이든) 강제로 내 손목을 잡을 때 사용하는 테크닉이다. 반격은 없다.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소프트 솔루션이다. (손목 잡기도 심각한 위험 상황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공격자가 손목을 잡고 다른 손으로 때릴 수도 있고, 납치나 성폭행 시도의 일부일 수 있다. 그럴 때는 반격이 포함된 하드 솔루션이 필요하다. 관련 칼럼: 꼭 알아야 할 다섯 가지 ‘반격’ 테크닉)

 

먼저 세 가지 유의 사항을 소개하겠다. 이 세 가지에 유의한다면, 잡힌 손목 푸는 테크닉을 더 쉽게 익힐 수 있다.

 

▶잡힌 손목 풀기: 마주 본 손으로 잡혔을 때  ⓒ스쿨오브무브먼트

① 손을 쭉 편다.
→ 잡힌 손을 주먹 쥐거나 손가락들을 웅크리지 말고 길게 쭉 편다. 손끝까지 손을 쭉 펼 때 전완(아래 팔) 전체에 탄탄히 힘이 들어간다. 그래야 손목이 흐느적거리지 않고 예리하고 강하게 돼서 상대의 손아귀에서 빼낼 수 있다.

 

② 힘겨루기 하지 않는다.
→ 상대의 반대 방향으로 팔을 당겨서 빼내려고 하면 힘겨루기가 시작된다. 상대는 거의 자동으로 더 힘을 쓰게 된다. 우리는 오히려 상대 쪽으로 팔을 보내서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할 것이다.

 

③ 제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는다.
→ 손목 풀기는 거의 1~2초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난다. 잡힌 팔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움직여야 한다. 풀면서 동시에 다른 손을 올려 가드를 시작하고 거리나 각도 상으로 상대와 멀어진다.

 

우선, 행동에 집중하고 나중에 말한다. 즉 먼저 풀어내는 육체적 테크닉에 집중하고, 거리나 각도 상으로 멀어진 다음, 언어 테크닉을 사용한다. “잡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 “저리 가세요” 등. 왜냐하면 말과 행동을 동시에 해내는 것이 훨씬 더 어렵기 때문이다.

 

1. 마주 본 손으로 잡혔을 때
① 손끝까지 쭉 편다.
② 팔꿈치가 상대를 향하게 전완을 돌린다. ‘팔꿈치를 상대에게 강하게 보낸다’고 생각해도 좋다.
③ 몸 전체를 함께 쓴다.
― 푸는 동시에 다른 손도 올려 가드를 시작한다.
― 상대에게서 멀리 떨어지거나 상대의 옆이나 뒤로 가서 각도 상 멀어진다.
― 언어 테크닉을 사용한다.

 

※ 언어 테크닉의 기본사항
• 경어 사용
• 상대에게 ‘어떻게’(해야 하는 지)를 짧고 분명하게 말해주기
• 강약 변화는 상황에 맞게 (주로 처음에 강하게 그 다음 약하게, 타이르듯)

 

▶잡힌 손목 풀기: 대각선으로 손을 잡혔을 때   ⓒ스쿨오브무브먼트

 

2. 대각선으로 잡혔을 때
① 한 발을 앞으로 보내며 손을 쭉 펴서 팔꿈치가 상대를 향하게 전완을 돌린다.
② 잡힌 팔만 움직이려 하지 말고 한 발 앞으로 가면서 몸 전체를 돌린다.
③ 상대에게서 멀리 떨어지거나 상대의 뒤쪽으로 가고 언어 테크닉을 사용한다.

 

※ 잡힌 손목 풀기 테크닉 영상으로 보기: http://bit.ly/2tEHy2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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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9 [15:27]  최종편집: ⓒ 일다
 
하나 17/07/19 [20:42] 수정 삭제  
  영상도 봤는데 저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자 17/07/20 [17:31] 수정 삭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아요 17/07/22 [22:33] 수정 삭제  
  필요하고 참좋아요!!!
안녕 17/07/24 [16:58] 수정 삭제  
  도서관 같은 공공기관에서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남성들의 여성 직원 대상 횡포가 제법 있지요. 간호사들 중 여성비율이 높은 현실이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빈도 수가 높은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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