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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싱글여성 “생계 가능한 임금을 원해”
혼자 사는 중고령 일본여성들의 생활 조사결과 발표돼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우메야마 미치코, 가시와라 도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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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거나 이혼 등으로 인해 혼자 사는 여성의 빈곤율은 남성보다 높으며, 고령기에 확대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생활 자체가 드러난 바는 없었다. 일본에서는 올해 5월 중고령 싱글여성의 생활실태와 이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에 대한 조사 결과가 발표돼,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

 

50대 이상의 싱글여성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상담할 수 있는 ‘와쿠와쿠 시니어싱글즈’가 작년 설립되어 실시한 프로젝트다. 이 단체의 대표인 오야 사요코 씨가 시니어 싱글여성의 생활실태를 보고하고, 유자와 나오미 릿쿄대학 교수가 사회적 과제를 정리하였으며, 당사자들의 목소리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싱글여성의 생활,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커

 

‘와쿠와쿠 시니어싱글즈’가 실시한 이번 실태조사의 대상은 현재 혼자 생활하고 있거나, 자녀를 혼자 키우고 있는 50대 이상의 여성이다. 동거나 사실혼 등 파트너가 있는 사람은 제외했지만, 부모나 조부모와 함께 살며 이들을 부양하는 경우는 포함시켰다. 조사 방법은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한 온라인 조사 및 우편 조사였다.

 

▶ ‘와쿠와쿠 시니어싱글즈’ 오야 사요코 대표. 중고령 독거 여성의 생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제공: 페민)

 

총 530명의 응답자 가운데 50대가 약 57%를 차지한다. 60대는 34%, 70대 이상은 9%이며 혼자서 살아가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싱글인 이유는 이혼에 따른 것이 45%로 가장 높고, 이어서 독신인 경우, 남편과의 사별, 비혼모, 별거 순으로 이어진다. 학력은 전문대졸 이상이 62%로 비교적 고학력자가 많다.

 

취업률은 50대가 87%에 달하며 60대도 70%로 매우 높다. 하지만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충분한 수입이 있는 사람은 적다. 작년 한 해 수입이 200만엔 미만인 사람이 42%를 차지한다. 연간 수입이 500만엔 이상인 사람은 겨우 14%에 불과하다.

 

일하는 여성들의 고용 형태를 보면, 50대의 경우 자영업과 프리랜서를 포함한 비정규직이 60%를 차지하며, 60대에서는 무려 80%에 이른다. 또한 정규직 여성의 경우 연간 300만엔을 버는 사람이 70% 이상인데 반해, 비정규직 여성의 경우는 15%에 머무는 등 고용 형태에 따른 수입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금과 유가증권에 관해서도 ‘1000만엔 이상’인 경우와 ‘없음~200만엔 미만’인 경우가 각각 30% 정도로, 양극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의 자유응답란에는 “풀타임으로 일해도 매월 실 수령액이 11~14만엔 사이다. 최소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수입을 원한다”,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가 있었다.

 

노인여성들이 경우 노후 생활을 지탱하는 연금은 어떨까. 이 역시 월 연금 수령액이 ‘10만엔 이하’라고 답한 사람이 48%였다.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는데 충분치 않은 연금을 받는 사람이 절반에 가깝다.

 

▶ 65세 이상 수급자의 공적 연금액과 일하는 사람의 전년도 근로 수입 (출처: 와쿠와쿠 시니어싱글즈)

 

삶의 3가지 불안 요소: 건강, 수입, 돌봄

 

‘몇 살까지 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할 수 있는 한 계속”이라고 답한 비율이 60%로 굉장히 높다.

 

어떠한 사정이 생겨 일을 계속할 수 없게 될 경우, 얼마간 생활이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1년 미만”이 26%이며, “생각할 수 없다, 모르겠다”가 14%에 달했다. 이들은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되거나, 아프거나 다쳐서 돌봄이 필요해질 때를 위한 계획을 세우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자유응답 중에는 “자살하겠습니다”, “안락사를 고려하고 있다”거나 “(노후를) 고민해야 하지만 지쳐서 머리가 안 돌아간다” 등의 말도 적혀 있었다.

 

고령의 독신여성이 가진 3대 불안은 ①질병 등의 건강 문제 ②수입 ③돌봄이 필요한 경우로 이어진다. 자녀가 있는 싱글여성 중에서는 자녀의 불안정한 고용 상황을 불안해하는 경우가 2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중고령 싱글맘

 

시니어 싱글여성 조사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도 포함시켰다. 국가 조사는 비교적 젊은 싱글맘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홀로 자녀를 키우는 시니어 싱글맘의 경우에는 50대 전반의 거의 대부분(97%)이 취업 상태였고, 50대 후반에서도 89%가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규직 비율은 20.8%에 그치며, 수입이 200만엔 미만이라는 사람도 50%에 이른다.

 

경제성장기에 대학을 졸업한 다케우치 미와 씨(69세)의 사례를 들어보자. 다케우치 씨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30대엔 연 수입 300만엔, 1990년대 거품경제 시절에는 400만엔의 수입을 얻었다. 그러나 이혼 후 싱글맘으로 살아가기 시작한 1996년에 회사가 부도나며 어린 자녀들을 안고 2년간 구직 활동을 했다.

 

대학 교무과에 비상근으로 취업했지만, 수입은 절반으로 줄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살았지만, 8년 후 정리해고를 당했다. 이후 고용주를 파견회사로 바꿔, 같은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20년간 일하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는 4-5배나 되는 월급 차이가 있으며, 동료들과 대등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

 

현재 연금 수령액은 월 11만엔 정도밖에 안 되지만, 공공주택에 살 수 있어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다케우치 씨는 “다양한 사람이 서로 연결되고,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11년 전 이혼한 다나카 요코 씨(가명, 61세)는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에 다니는 네 명의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 취업을 하려고 하면 백이면 백, 최종면접에서 “아이가 있으면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못하지 않냐, 부모는 누가 돌보나” 등의 추궁을 당했다. “당신 대신 남자를 뽑겠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결국, 출산휴가 대체인력으로 일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계속 비정규 취업을 되풀이하고 있다. 언제 계약 해지될지 몰라 항상 불안한 상태다. 어느 직장이든 과거 일의 경력이 임금에 반영되지 않았고, 항상 신입사원과 다를 바 없는 월급을 받는 등 억울한 일도 많았다.

 

다나카 씨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자신이 겪는 상황은 “나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니, 사회를 향해 크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한다. 싱글맘이 일하며 생활할 수 있는 일자리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 싱글여성이 안심하고 살기 위해 필요한 것 (출처: 와쿠와쿠 시니어싱글즈)

 

공공주택, 행정에서 소외되는 비혼 여성

 

비혼으로 생활하는 여성들에게 심각한 문제는 주거다. 모자가정이 아니면 공공주택에 입주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듯, 공공주택 입주 비율은 겨우 3.8%에 불과했다. (자기 집인 비율이 약 46%, 친척 집이 22%)

 

자유응답란에는 “민간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데 70세가 넘어도 계약이 별 탈 없이 갱신될지 걱정이다”, “주택 대출을 자매가 공동으로 받을 수는 없을까?” 등의 목소리도 있었다.

 

게다가 가족을 돌보는 역할이 여성에게 편중되어 있다는 사실과, 여러 행정 절차에서 싱글이라는 사실 때문에 겪는 어려움은 보편적이다. 중학생 때 부모님이 연달아 돌아가신 후, 여동생을 대학에 진학, 취직까지 시키고 독신인 채 50대가 된 여성의 사례도 있었다. 또 연금을 받지 못하는 부모의 생계를 떠안고, 자신도 암 치료를 받으며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여성도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부모를 돌보는 것에 대한 걱정, 상담 상대나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불안감, 병이나 교통사고 등의 불의의 사태를 겪었을 때 연락할 곳이 없는 점, 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때 보증인이 없는 점 등은 제도의 문제와 맞닿아있다.

 

이대로는 젊은 세대에게 빈곤이 대물림될 것

 

설문조사에서는 마지막으로 시니어 여성이 안심하고 생활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복수 응답) 물었다.

 

가장 많은 응답은 ‘취업과 이직에 대한 충실한 지원’이 56%였고, 다음이 비정규직 처우 개선 51%로 취업에 관련된 수요가 역시 가장 높았다. 최저임금 인상, 의료와 주거의 보증인 제도에 대한 공적 지원 등도 원하고 있다. 공공주택 내 독신 세대 입주 확대, 국민연금 부담 경감, ‘부부 단위’로 설계된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또한 자녀가 있는 싱글맘의 경우엔 교육비도 생활을 압박하고 있는 요인으로 제기됐다.

 

▶ 5월 도쿄에서 열린 결과 보고회에서 발언하는 유자와 나오미 릿쿄대학 교수 (제공: 페민)

 

‘와쿠와쿠 시니어싱글즈’의 오야 사요코 대표는 “지금까지도 사회에 계속 호소해왔지만, 싱글여성들은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임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일을 갖고 싶어 한다. 부부 단위의 제도 설계나 성별 역할 분업, 남녀의 임금격차를 개선하지 않는 한 같은 상황은 젊은 세대 여성들에게로 대물림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니어 싱글여성의 생활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자와 나오미 릿쿄대학 교수는 “여성이 세대주인 세대가 하나의 세대로서 인정받고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라는 큰 그림을 사회적 과제로 제시하였다.

 

‘와쿠와쿠 시니어싱글즈’는 향후 싱글여성을 위한 전화 상담을 개설하고, 웹진(seniorsingles.webnode.jp)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지역 사회에서 교류모임도 추진할 예정이다.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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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6 [08:47]  최종편집: ⓒ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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