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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험한 생리대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18 월경페스티벌을 앞두고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김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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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6일 개최되는 2018 월경페스티벌을 앞두고, 부산페미네트워크 청소년 활동가인 김이해 님이 기고한 글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2년 ‘깔창’ 생리대와 ‘발암물질’ 생리대 파문

 

2016년, 한 청소년이 인터넷에 쓴 댓글로 저소득층 청소년의 월경 위생용품 사용 실태가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깔창을 생리대 대용으로 쓴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대한 대부분의 반응은 ‘그런 일이 실제로 있느냐’는 것이었지만, 사실 나는 별로 놀라지 않았다. 나만 해도 중학생 시절 생리대 살 돈이 없어 휴지로 대신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기를 거친 여성들에게 생리대는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까? 내 주위에서 가장 보편적인 대답은 다음과 같다. “보건실에서 생리대를 ‘빌려’쓰고 다시 ‘반납’했어요.”

 

어딘가 부딪히고 까져서 보건실에 갔을 때, 방금 붙인 데일밴드를 내일 다시 가져오라고 말하는 보건교사는 없다. 하지만 생리대는 그렇지 않다. 더러는 생리대를 가져간 학생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다시 반납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학교도 있다. 생리대는 학교에서조차 온전히 여성청소년 스스로 부담을 안고 가야하는 생필품인 것이다.

 

▶ 대구 여성주의그룹 나쁜페미니스트 활동 사진

 

2017년, ‘깔창 생리대’에 이어 ‘발암물질 생리대’라는 이름으로 월경 위생용품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었다.

 

그 해 겨울 나는 학교에서 이상한 경험을 했다. 보건교사가 한 월경위생용품 회사의 이벤트에 당첨되었다며 생리대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것이다. 학생들은 공짜 생리대를 반겼다. 간혹 가져가지 않겠다고 하는 학생이 있으면, 대신 몇 개씩 챙겨놓는 학생도 있었다. 이벤트 물품은 얇은 비닐에 팬티라이너부터 대형 생리대까지 여러 종류가 담긴 ‘생리대 키트’였다. 이 안에는 발암물질 생리대로 논란이 된 브랜드의 생리대가 가득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미지 광고도 되고, 팔리지 않는 생리대를 처분할 기회였던 셈이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이 생리대를 받지 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경제권이 없는 청소년기, 매달 고정 지출로 나가는 생리대 값은 저소득층 여성청소년들에겐 너무나 큰 부담이다. 결국 이 ‘발암물질 생리대’는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 그것들이 어떤 독성 물질을 지니고 있고, 얼마나 유해하며, 또 얼마나 논란이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들을 수 없었다.

 

이 두 가지 생리대 논란은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여성들에게 생리대는 생필품이고, 생필품은 구매할지 말지를 선택할 수 없다. 월경 위생용품의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나오던 피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차피 구매해야 하는 생필품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무시되었고, ‘여성의’ 생필품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2017년 9월 7일 대구백화점 앞 광장. 대구지역 여성/시민단체들이 생리대의 모든 유해성분 전수조사 및 건강역학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나쁜페미니스트)

 

월경 위생용품을 지원받는 대상은?

 

저소득층 청소년 생리대 문제가 이슈화된 이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및 각 지역 보건소에서 생리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없어지지 않았다. 정기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저소득층 지원 대상가정의 자녀인지 확인해야 하고, 그 대상이 아니면 정기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 비치된 생리대를 직접 가지러 가야 하는 등, 일상에서 꼭 필요한 물품임에도 여전히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나이 제한도 조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2014년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초경 평균 나이가 11.7세이고 10세 이하에 초경을 시작하는 청소년도 2.9%에 달한다. 그런데 이번에 생리대를 지원받을 수 있는 연령은 11세 이상으로 제한됐다.

 

그 대상을 저소득층 ‘청소년’으로 한정하는 것 역시, 소득이 일정하지 않고 생리대를 구매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성인여성은 해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크다. 약 7천원(18개입 기준) 가격의 생리대로 매달 평균 두 봉지를 소비했을 때 연간 16만8천원을 필수적으로 지출하게 되는데, 평생 월경 기간을 감안해 계산하면 일회용 생리대 구입에 총 628만4천원이 든다고 한다.

 

지원 받을 수 있는 생리대의 종류가 한정되어 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시중에는 생리대 뿐 아니라 생리컵, 탐폰, 면생리대 등 많은 위생용품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지원하는 위생용품은 생리대 한 종류다. 염증 등의 부작용 탓에 생리대가 아닌 탐폰과 생리컵을 사용해야하는 청소년들은 사용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애초에 이들이 탐폰과 생리컵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이다. 생리를 시작하면 가장 보편적으로 권하는 월경 위생용품은 생리대 한 종류뿐이다. 특히 삽입형 위생용품의 경우 잘못된 이해와 통념을 바탕으로 청소년기에 사용할 수 없는 분위기마저 형성되어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은 보건시간에 다양한 월경 위생용품에 관한 교육을 하는 것이다. 단순히 ‘이런 것도 있다’ 수준에서 그치는 지금의 교육 방식으로는 절대 이러한 상황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피 흘리는 일이 자유롭도록

 

“너 그거 있어?” 역시나 학창시절 많이 주고받았을 질문이다. ‘그거’, ‘그 날’, ‘마법’, 또는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살 때면 꼭 꼭 숨겨 담아주곤 했던 검은 비닐봉지. 그것을 ‘센스’라고 포장하고 소비했던 시간들. 돌이켜보면 우리는 한 번도 피 흘리는 일에 자유롭고 당당했던 적이 없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5월 26일 정오에 하자센터 앞마당에서 열리는 월경페스티벌(여성환경연대 주관)은 더욱 상징적이다. 5일 동안 28일마다 한다는 평균 월경 주기에서 따온 날짜인 5월 28일 ‘월경의 날’에, 세계 각지에서는 ‘피 흘리는 일’을 조금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한 월경 정책과 교육들이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조차 어려운 이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피 흘리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다. 여성들이 목소리 높여 월경에 관해 떠들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알리는 것이다.

 

▶ “어떤 피도 우리를 멈출 수 없다” 2018 월경페스티벌 웹자보

 

깔창생리대 문제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일회용 생리대의 안전성 문제도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여전히 그대로다. 우리는 지난 2년간 쏟아졌던 월경 위생용품에 관한 이슈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더 치밀하게 감시하고, 요구해야한다. 피 흘리는 일이 자유롭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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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5/23 [09:10]  최종편집: ⓒ 일다
 
고동 18/05/23 [12:33] 수정 삭제  
  생리 진짜 개고생이다 생리통도 너무 힘들고. 생리대도 발암물질이라니 너무 화가 난다.근데 그냥 쓰래. 아무것도 안바뀌었다 진짜. 여혐민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lab 18/05/23 [19:26] 수정 삭제  
  나도 휴지를 쓴 적이 있다. 학교 화장실에서. 하지만 양이 많으면 휴지로는 어림도 없었다. 아휴..
ㅎㅎ 18/05/23 [21:22] 수정 삭제  
  월경페스티발 재밌었음 좋케따!
미로 18/06/20 [18:01] 수정 삭제  
  어느 책에서 본 적 있는데 여성의 생리 주기가 28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경구피임약의 등장 이후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만들어진 주기인 것이지요. 원래 표준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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