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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든 아니든 ‘나답게’
매기스 도쿄 설립자 아키야마 마사코 인터뷰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구리하라 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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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성공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치료에 대한 망설임이나 재발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있다. 그러나 병원의 외래진료에서는 좀처럼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일본 도쿄 도요스에 있는 ‘매기스 도쿄’(Maggie’s Tokyo, 마기즈 도쿄)는 암이라는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이 문득 들를 수 있는 시설이다. (상세한 소개는 이어진 기사: ‘매기스 도쿄’를 찾아서 http://ildaro.com/8494) 공동 대표이사로 센터장을 맡고 있는 분은 아키야마 마사코 씨.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는 공간 ‘생활양호실’을 설립한 분이기도 하다.

 

꽃과 풀이 싹을 틔우는 매기스 도쿄의 정원, 밝고 차분한 건물 안에서 아키야마 씨의 이야기를 들었다.

 

▲ 암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매기스 도쿄(Maggie’s Tokyo, 마기즈 도쿄) 내부. 방문자는 마음에 드는 곳에 자유롭게 앉을 수 있다.     ©사진: 시미즈 사츠키

 

‘매기스’, 예약도 상담료도 없이 문득 들를 수 있는 곳

 

아키야마 씨가 ‘매기스’(Maggie’s)를 처음 만난 것은 2008년,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암간호학회에서였다. 함께 발표자로 참석한 사람 중에 영국 <매기스 에든버러> 센터장이 있었던 것. 매기스가 암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위한 시설이며, 상담료도 없고 예약도 필요 없으며, 가정집 같은 분위기의 공간에서 방문자가 자신의 고민을 정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았다.

 

“질의응답 시간에 손을 들고, ‘제가 엄청난 부자라면 당장이라도 세우고 싶어요!’라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어요. 학회장에서는 한바탕 웃음이 터졌죠.”

 

생각만 해도 근사한 시설이지만, 그래봤자 먼 나라의 꿈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한 사람이 대부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매기스’라는 이름을 쓰기 위해서는 운영자금은 물론, 돌봄의 질, 건물 규제, 영국 본부에서의 연수 등 엄격한 조건이 따르며, 비영리조직을 위한 자금은 기부를 통해 모아야 하는 등 관문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키야마 씨는 진지했다. 이날부터 “언젠가 일본에 매기스를 세우겠다”며 여기저기에 이야기를 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동료와 함께 영국 본부와 에든버러를 방문했고, 이듬해에는 일본에서 초청 강연을 열었다. 그리고 2011년, 매기스를 모델로, 누구든 질병이나 생활의 고민을 쉽게 상담할 수 있는 ‘생활양호실’을 신주쿠에 열었다.

 

2014년 봄, 방송국 기자인 스즈키 미호 씨가 생활양호실을 답사하러 왔다. 본인이 암을 앓았던 경험이 있는 스즈키 기자는 다른 경로를 통해 매기스를 알게 되어 아키야마 씨를 만나러 왔던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면서 매기스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으고, 1년 후에 본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비영리법인 마기즈 도쿄’(マギーズ東京)를 발족했다. 그리고 분주하게 준비를 시작했다. 아키야마 씨는 스즈키 씨와 매기스 공동대표가 되었고, 자신이 센터장을 맡았다. 그렇게 2016년 10월 오픈 이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 매기스 도쿄(Maggie’s Tokyo)를 설립한 아키야마 마사코 씨(1950년 아키타현 출생)    ©사진: 시미즈 사츠키


방문간호, 지역케어 경험을 토대로 ‘생활양호실’을 열다

 

아키야마 마사코 씨는 16살 때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는 안타까움 때문에 간호대학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병원 근무를 거쳐 간호교육에 종사했다. 언니의 말기 암을 자택에서 간호하였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방문간호에 종사했다.

 

2001년에는 ‘케어즈’를 만들었고, 백십자 방문간호 스테이션을 설립해 총괄소장을 맡았다. 또한 『재택 현장의 지역 포괄 케어-연결한다·뒷받침한다·만들어낸다』(이가쿠쇼인) 외 다수 책을 펴냈다.

 

“자기 집뿐 아니라 일상의 공간에서 요양하고, 마지막까지 의료혜택을 받는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왔습니다. 재택돌봄은 결과적으로 의료비를 낮출 뿐 아니라,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도 큽니다.”

 

충실한 재택돌봄을 위해 분투하던 중, 매기스를 만나고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 마음 편히 상담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느껴 ‘생활양호실’(暮らしの保健室)을 실현시켰다.

 

“그 후에 일본에서 이와 유사하게 질병을 상담할 수 있는 장소가 늘어났습니다. 생활양호실을 보고서 ‘원했지만 없었던 것’을 모두가 깨달았다고 생각해요.”

 

매기스는 암에 특화된 생활양호실이라고 할 수 있다. 암 환자나 환자의 가족이 상담을 받기가 보다 쉬워졌다. 생활양호실도, 매기스도 의료인 외에 방문자나 지역주민이 자원활동가가 되어 뒷받침한다.

 

매기스의 꽃밭 가꾸기는 원예사 자원활동가들과 이웃의 초등학생, 보호자가 맡고 있다. “방문자들이 꽃을 보고 힘을 얻는다고들 하세요. 우리는 방문자가 힘을 되찾는 모습을 보고 기쁘고요. 서포트하는 관계는 일방통행이 아닙니다.”

 

▲ 매기스 도쿄(Maggie’s Tokyo) 외관. 꽃과 풀과 나무에 둘러싸여 있다. ©매기스 도쿄 페이스북 페이지

 

내가 사는 곳에도 매기스, 생활양호실이 있다면

 

아플 때 상의할 수 있는 사람과 장소가 있다는 것은 지역 사회의 자산이 된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도 매기스나 생활양호실이 있었으면 좋겠고, 재택돌봄도 더 발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환자의 힘’과 ‘주민의 힘’을 들 수 있지 않을까요? 재택 전문의가 없어서 안 돼, 하는 식의 수동적인 입장을 취할 일이 아니라, 자기 자신부터 움직이는 것이죠. 가령, 여차할 때 집에 와줄 단골의사를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다양한 자원을 사용해서 정보를 모으고, 스스로 정보를 확산시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올해, 신주쿠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한 참석자가 말을 걸었다고 한다. “예전에 재택 의료 심포지엄에서 들었던 제 이야기를 떠올리고서, 망설였지만 부모님을 집에서 간병할 수 있었다며 감사 인사를 하시더라고요. 생활양호실 역시, 우리 세미나에 왔던 분이 ‘옛날 노포(대대로 물려온 점포) 자리를 싸게 빌려줄게요’ 하신 덕에 생겼어요. 이런 일이야말로 지역을 비옥하게 하는 것이겠죠.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씨를 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기스 도쿄에는 견학을 원하는 사람도 많이 찾아온다. 생활양호실은 현재 일본 전역에 약 50곳이 있다. 아키야마 씨가 뿌린 씨앗은 여기저기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있다.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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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1 [09:30]  최종편집: ⓒ 일다
 
팬플 19/07/01 [16:06] 수정 삭제  
  관심 있게 잘 읽었습니다,,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엠박스 19/07/01 [20:00] 수정 삭제  
  마지막 문장 읽는데 눈물이 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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