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이라도 서로를 알면 용서할 수 있다”〈여기 아이들은 같이 놀지 않는다〉 모흐센 마후말바프 감독 인터뷰중동 지역에는 끊임없이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 분쟁의 현장에 들어가 기록하면서 세계 시민들에게 눈감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적인 현실을 알린 〈칸다하르〉(Kandahar, 2001), 〈어느 독재자〉(The President, 2014) 등을 통해 이란 영화의 새로운 물결을 만든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은 최신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여기 아이들은 같이 놀지 않는다〉(2024)에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다루었다.
그리고, 하나 마후말바프 감독은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수한 이후 수도 카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아프간 리스트〉(The List, 2023)를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카메라 삼아 복잡한 중동의 정세를 보여주는 두 영화가 일본에서는 ‘비전 오브 마후말바프’라는 타이틀로 나란히 극장 개봉했다. 저널리스트 시미즈 사츠키(清水さつき) 씨가 일본을 방문한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편집자 주]
목소리 낼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할 책임이 있다
이란에는 1996년 탈레반 정권 수립 후부터 모국에서 도망쳐 난민이 된 3백만 명이나 되는 아프간 사람들이 살고 있다.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은 가난과 폭력 속에 놓인 아프간 사람들을 〈칸다하르〉 등의 작품에서 그려왔다.
2023년 작인 〈아프간 리스트〉는 딸인 하나 마흐말바프 감독이 중심이 되어 촬영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히 철수한 2021년 8월,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인 탈레반에 의해 많은 예술가와 영화 제작자들이 처형 위기에 처했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바짝 다가오는 가운데, 탈레반을 비판해온 영화인과 언론인을 국외로 탈출시키려고 마흐말바프 가족이 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
8백 명의 구출자 ‘리스트’에 우선 순위를 매겨야만 하는 엄중한 현실. 마흐말바프 가족은 자신들이 거점으로 삼은 런던에서 영국-프랑스 관계망에 협상을 시도하는데…. 압도적인 긴박감으로 인해 감정이 요동친다.
전망은 보이지 않지만 “영화인으로서, 목소리 낼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할 책임이 있다.”라고 모흐센 감독은 말한다.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 후, 예루살렘 구 시가지에서 만난 사람들
한편, 모흐센 감독의 2024년 작 〈여기 아이들은 같지 놀지 않는다〉가 그리는 것은 예루살렘의 구 시가지. 유대교, 이슬람, 기독교의 성지이자, 오랜 세월 갈등과 분쟁을 겪어 온 예루살렘의 한복판이다.
감독은 2018년과 2023년 10월에 일어난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 후에 혼돈에 빠진 골목을 걸으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응시하는 아프리카계 팔레스타인인. 팔레스타인 사람과 함께 오랫동안 활동했다고 말하는 이스라엘 사람. 춤을 추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들…. 이 과정을 통해 감독은 “이스라엘 사람과 팔레스타인 사람의 오랜 싸움에 해결의 실마리는 있을까.”라는 고민을 계속한다.
“예루살렘 구 시가지는 대립의 중심점이다. 이슬람교도와 유대교도가 이 작은 지역에 함께 살고 있다. 스쳐 지나가도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두 나라로 나뉘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지만, 미국-영국-독일 등은 다른 생각이 있을 테니 그럴 수 있는 가망은 옅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이 안심하고 살기 위해서는 상대를 잘 알 필요가 있고, 영화인으로서 그러한 관점을 그릴 책임이 있다.”라고 말하는 모흐센 감독.
끊임없이 분쟁이 이어지는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두 작품의 메시지를 잘 받아들이고 싶다. [번역: 고주영]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기사를 번역,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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