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괄적 차별철폐법을 요구하는 의원연맹’ 발족야스다 코지, “민족차별, 인종차별이 사람을 죽인다” 경고지난 3월 17일, 일본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포괄적 차별철폐법을 요구하는 의원연맹’ 발족을 기념한 강연회가 열렸다. 일본 사회는 혐한 세력들의 거리 선동을 비롯해 혐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자, 2016년에 ‘혐오발언 해소법’을 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주민을 비롯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공격은 끊이지 않는다.
이번에 초당파로 결성된 ‘포괄적 차별철폐법을 요구하는 의원연맹’은 시민들의 심신과 삶을 위협하고 있는 차별을 끝내기 위해 ‘처벌’을 부과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을 목표로 한다.
의원연맹 발족을 기념한 강연의 주제는 논픽션 작가인 야스다 코지(安田浩一) 씨의 ‘차별의 현장을 취재하며-지진 재난 학살부터 쿠르드인 혐오까지’이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야스다 코지 씨는 도쿄에서 벌어진 ‘혐한’ 시위와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 심층취재 보도한 것을 시작으로, 혐오와 넷우익 문제에 관한 전문가로 꼽힌다.
최근 야스다 씨는 사이타마현 남부에서 빈발하는 쿠르드인 혐오 문제를 취재하고 있다. 가와구치 및 와라비 역 앞에서의 고음량의 발언, 현수막, 그리고 그것들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통행자의 시선과 말들… 이 모든 것이 통학을 위해 그 앞을 지나갈 수밖에 없는 쿠르드인 청소년들을 괴롭히고 있다.
야스다 씨는 쿠르드인 아기가 수퍼마켓 안을 걸어다니는 영상이 ‘상습 좀도둑’이라는 제목으로 SNS상에 퍼지고 있는 것을, 당사자(아이)의 언니가 발견했던 사건을 언급했다. “중학생이 쿠르드인 혐오를 체크할 목적으로 매일 SNS를 확인하다가, 자신의 여동생을 발견한 것이다. 이렇게 슬픈 일이 또 있을까?”라며 개탄한다.
와라비 지역과 가와구치 지역에서는 쿠르드인이 영업하는 식당을 상대로 한 괴롭힘 전화와 팩스가 연일 이어진다. 또한 ‘자경단’을 자처하면서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외국인 커뮤니티에 위협을 가하는 그룹까지 생겨났다.
근대 ‘조선인 학살’이 현재 ‘쿠르드인 혐오’로 이어진 것
야스다 코지 씨는 작년에 출간한 저서 『지진과 학살 1923~2024』에서 근대 일본에서 일어난 ‘조선인 학살’이 현재의 쿠르드인 혐오로 이어진다고 썼다.
조선을 식민지배했던 일본 정부가 직접 조선인을 향해 ‘불령선인’(불온하고 불량한 사람)이라는 단어를 썼고, 신문이 이를 더욱 부추겨 “조선인은 토벌되어야 할 적”이라는 인식을 사회에 침투시켰다.
그리고 “차별과 편견이 사람을 죽인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사회여선 안 돼 의원연맹, 처벌 규정이 있는 ‘포괄적 차별철폐법’ 만들자
이번 강연회를 기획한 아리타 요시후 중의원 의원은 “오늘은 의원연맹의 재시동의 날”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2014년 재일조선인에 대한 혐오 집회를 계기로 ‘인종차별금지법을 요구하는 의원연맹’이 만들어졌고, 2016년의 ‘혐오발언 해소법’을 성과로 남겼다. 하지만, 이 법률은 처벌 규정이 없는 이념법이다.
현재 유일하게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만 처벌까지 부과할 수 있는 ‘가와사키시 차별 없는 인권존중 도시 만들기 조례’가 있어, 실효성을 가진 법률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앞으로 ‘포괄적 차별철폐법을 요구하는 의원연맹’은 차별 문제에 관한 강연회와 논의를 거듭해 법안 제출을 목표로 한다. 아리타 의원이 “느긋하게 할 생각은 없다. 이념법이 아니라, 처벌 규정이 있는 법안이 기본”이라고 못 박자, 참여자들로부터 큰 박수가 나왔다. [기록: 후루카와 쇼코(古川晶子) 번역: 고주영]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기사를 번역,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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