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의원 선거 약진한 극우정당, 여성 당원이 왜 많을까?일본 참정당과 유럽 극우당의 유사성과 일본 페미니즘의 과제올해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인 퍼스트’ 등의 배외주의와 성차별적 정책을 내건 극우정당 참정당이 14석의 의석을 차지하며 약진했다. 극우정당의 태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와 관련하여, 프랑스 유학 중에 몇 년 전부터 유럽에서 일어난 극우정당의 태동을 관찰, 분석해온 모리노 사키 씨의 글을 싣는다. 프랑스 현대철학을 전공한 모리노 사키(森野咲) 씨는 현재 프랑스 대학에서 석사과정 중이며, 일-불 통번역 외에 기고 사이트 note에서 ‘극우의 경향과 대책’을 집필 중이다. https://note.com/sakiii0414 [편집자 주]
성차별적인 극우정당의 선두에 선 여성들
지난 도쿄도 의원 선거 및 참의원 선거 모두에서 의석을 크게 늘린 참정당(参政党)의 약진은 극우정당의 태동의 징후로서, 일본 사회만이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참정당이 가두연설에서 “일본인 여성들이 아이를 낳아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여성 노인은 아이를 못 낳잖아.” 같은 성차별 발언과 여성의 재생산권을 통제하려고 하는 발언을 하는 데에 위기감을 느낀 여성들이 많지 않았을까.
참정당은 ‘선택적 부부별성제’(일본은 부부가 같은 성씨를 써야 한다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고, 거의 대부분 아내가 남편의 성으로 바꾼다. 이같은 현실이 부당하다며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을 요구하는 사회적 여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 도입에 반대하는 등,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경시하는 자세가 도드라진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를 여러분의 어머니로 삼아주세요!”라고 절규한, 도쿄선거구 대표인 일명 ‘사야’라는 애칭의 시오이리 사야카(塩入清香) 씨를 필두로, 여성 후보자들이 존재감을 뽐냈다. 여성 후보자의 수도 모든 정당 중에서 가장 많고, 각 정당의 전체 후보자 중 여성 비율도 레이와 신센구미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표 참조]
이미지 정치의 전략, 페모내셔널리즘(Femonationalism)
이처럼 정책의 중심에 성차별적 사상을 담으면서도, 여성당원을 전면에 드러내는 역설적인 전략은 지금 유럽 극우정당의 트렌드이기도 하다. 참정당이 “친밀감을 느끼는 해외 정당”이라며 열거하는 프랑스 국민연합의 마린느 르 펭 전 당대표,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동포’의 멜로니 수상,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바이델 공동대표는 모두 여성이다. 심지어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바이델 씨는 레즈비언이며 스리랑카 출신의 이민자 파트너가 있어서, 극우 정치인으로서는 이색적인 프로필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여성이 지도적인 위치에 있으면서도 이들 극우정당은 ‘낙태 반대’나 보수적인 ‘성별 역할 유지’를 공통적으로 내걸고 있다.
이러한 모순을 설명하는 개념이 ‘페모내셔널리즘’(Femonationalism)이다. 이 개념은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겠다는 목적이, 이민자 배척이나 공권력(치안) 강화를 정당화하는 내셔널리즘(국가주의, 애국주의, 배외주의, 인종주의)에 이용되는 것을 가리킨다. 이민자 남성에 의한 성범죄는 크게 부각되고 규탄을 받는 반면, 자국 남성에 의한 성차별과 폭력은 경시되는 구조가 전형적이다.
또한, 성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자세를 보이면서도 “이슬람교는 동성애를 금지한다”고 강조하며 이슬람 혐오와 이민자 배척을 정당화하는 ‘호모내셔널리즘’(Homonationalism)도 존재한다. 이는 현재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행하고 있는 학살을 정당화하는 논리와도 중첩된다.
이렇게 최근의 극우는 과격한 이미지를 쇄신하고 새로운 지지층을 획득하기 위해 진보적인 가치관을 일부 전략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성 정치가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과격한 사상을 온건하게 보이도록 하는 전략의 하나이다.
과격하고 차별적인 극우를 친근하게 보이도록
이러한 전략은 효과가 있다. 일례로 일론 머스크는 독일 AfD를 지지, 옹호하면서 “스리랑카 출신의 동성 파트너를 가진 사람이 히틀러일 리가 없다.”고 발언했다.
또한 프랑스 국민전선(국민연합의 전신) 창설자인 아버지가 가진 과격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마린느 르 펭 씨가 국민들로부터 ‘마린느’라는 성을 뗀 이름으로 불리고자 하는 것이나, 참정당의 시오이리 사야카 씨가 ‘사야’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것도 극우를 친근하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갖는다.
극우의 ‘탈악마화’ 전략의 효과로, 프랑스에서는 극우를 지지하는 남녀 비율이 팽팽하다. 또, 미국에서는 흑인 여성의 92%가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았지만, 백인 여성의 53%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성의 대다수는 백인, 이성애자, 중산층 이상의 근교 거주자다. ‘나는 차별의 표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여성일수록, 정치인의 성차별적 언설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으로 빈약한 정치적 선택지도 여성의 극우 지지의 요인이라고 풀이된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참정당 지지층에는 남성이 많고 여성 지지가 특별히 두텁지는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동종요법(homeopathy, 유사요법이라고도 불리는 대체의학의 일종)과 백신 반대, 유기농 같은 정책이 참정당의 코어 지지층 중에 여성을 포섭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들 ‘자연주의파’ 영역은 사실 프랑스에서는 기존에는 좌파인 녹색당이 맡아온 분야이기도 하다. 돌봄노동에 종사하는 여성은 먹거리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경향이 있고, 실제로 프랑스에서도 친환경 정당의 지지율은 여성 쪽에서 높다.
하지만, 참정당 자체는 기후위기 대응에 회의적이며, 환경정책 그 자체는 전혀 환경친화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신이나 식품첨가물, 농약에 대한 ‘생활 불안’에 응답함으로써, 기존의 좌파가 담아내지 못했던 목소리를 길어올려 여성 층의 일부를 포섭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페미니즘 진영에서도 자성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거짓 여성해방론을 넘어서
또한 극우는 ‘페미니즘이 여성에게 노동을 강요한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참정당의 가미야 쇼헤이(神谷宗幣) 씨도 ‘남녀공동참획’(남녀고용평등법)을 비판한다. 하지만, 실제로 노동에 있어 여성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은 페미니즘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정책이다.
참정당은 얼핏 출산과 육아에 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태를 보면 그 재원을 교육과 의료보장 예산에서 가져다가 충당하는 방식의 사기 정책이다.
이러한 극우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사상적인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보장, 육아 지원, 재취업 지원 등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정치가 시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물질적 이익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극우에 반대’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희망이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성별 역할 분리를 ‘자연스럽다’고 간주하는 관점을 해체하고, 다양한 몸과 삶의 방식을 긍정하는 페미니즘의 관점을 넓힐 필요가 있다.
여성은 ‘총 뒤의 여자’(일본의 근대사에서 전쟁 동원 체제 속 여성에게 부여된 사회적 역할과 이데올로기를 뜻함. 전장의 남성만이 아니라 후방의 여성 또한 전시 체제를 지탱한 것이라는 의미)로서 내셔널리즘에 포섭되었던 역사가 있다. 이러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본 페미니즘 진영은 극우가 전개하려는 ‘가짜 해방론’에 대항해, 다른 사회운동과 연대하면서 ‘평등 정치’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번역-고주영]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기사를 번역,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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