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에밀리 리스트’ 가능할까

여성정치세력화, 유권자 힘으로

일다취재팀 | 기사입력 2004/02/02 [04:53]

한국판 ‘에밀리 리스트’ 가능할까

여성정치세력화, 유권자 힘으로

일다취재팀 | 입력 : 2004/02/02 [04:53]
여성이면 아무 당이나 좋다?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정당과 상관없이 여성후보를 추천하고 있으며, 여성후보자 스스로 정당을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에서 추천한 여성들을 각 당에서 공천해 주기를 요청하고 있으며, 공천된 여성후보들의 당선을 위해 각종 지원을 하겠다고 한다. 만약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에서 공천한 한나라당 여성후보와 열린우리당 및 민주노동당 남성후보가 경쟁을 하게 됐을 때 한나라당 소속 여성후보가 당선,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여성들의 이해에 맞는 것인가?

구체적으로 호주제 폐지 문제를 생각해 보자. 열린우리당은 지난 11월 호주제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반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정하는 것에 유보적이다. 자민련의 김종필 총재는 호주제 폐지에 완전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의 조사에 의하면 호주제 폐지를 지지하는 의원은 지난 11월 말 현재 국회의원 총 272명 가운데 83명(31%). 이들 83명을 정당별로 보자. 한나라당은 149명 중 23명(15%), 민주당 60명중 20명 (33%) 열린우리당 47명중 35명(74%), 비교교섭단체 16명 중 5명(31%)가 호주제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추천된 102인의 여성후보가 어느 정당에 가든지, 그들의 당선을 위해 각종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여성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가부장적 문화를 바꾸고자 한다면, 호주제 폐지에 더 우호적인 정당 소속 후보를 이기기 위해 여성계가 호주제 폐지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소속의 후보를 지원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금처럼 적지 않는 사안이 당론에 의해 표결에 부쳐지고, 개별 의원이 당론에 따라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여성정책에 있어 다른 정당보다 더 보수적인 정당에 속한 여성후보들을 지원하는 것이,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위해 맞는 일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풀뿌리 여성유권자 운동 ‘에밀리 리스트’

이러한 문제에 있어 에밀리 리스트(Emily's List) 운동은 중요한 시사를 한다. ‘초기 자금은 이스트(누룩)와 같은 것이다’(Early Money Is Like Yeast)라는 뜻을 담고 있는 에밀리 리스트(EMILY's List)는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정치후원금 모금하는 풀뿌리 유권자 조직이다. 1985년 미국에서 시작돼 이후 영국, 호주, 이탈리아로 확산된 에밀리 리스트 여성정치참여 운동은 엘리트 여성정치인들의 정치 진출과 여성유권자 운동이 잘 결합된 운동이다.

에밀리 리스트가 창립되기 전에는 민주당에서 여성 의원이 미국의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전례가 없었다. 또한 여성이 큰 주에서 주지사가 된 적이 없었으며 민주당 여성 의원의 수는 12명으로 감소했는데 이는 전체 의원 435명 중 3%가 안 되는 숫자였다. 여성들이 고위 정치 관직자가 되기에는 장벽이 많다는 현실을 절감한 이들은 좀 더 많은 여성들이 하원, 상원, 주지사로 선출되게 하기 위해 에밀리 리스트를 창립했다.

1986년 25명의 여성들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민주당 후보들을 위해 돈을 기부하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후보자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여성들이 자신이 선택한 여성 후보들에게 직접 돈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부자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후 에밀리 리스트는 미국의 경우 상원, 하원, 그리고 주지사 선거 및 예비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해왔다. 이 재정적 지원은 특정 재단이나 기금을 통해서 하는 것이 아니며, 정부의 지원에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수만 명의 여성 유권자들을 후원자로 조직하여 이루어진다. 여성유권자 개인으로 하여금 그들이 후원하고 싶은 여성 후보 2명을 선정하여 후원한다. 후원에 참여하는 여성유권자 1인당 평균 후원 금액은 95불 정도.

소위 ‘여성의 해’라고 불리던 1992년에 에밀리 리스트는 4명의 새로운 pro-choice(낙태권리 인정) 민주당 상원 의원과 20명의 새로운 의원을 선출하는 데 일조했다. 에밀리 리스트가 시작된 이후 아홉 번의 선거가 있었는데, 그 동안 에밀리 리스트는 11명의 여성 상원의원과 55명의 하원의원, 7명의 주지사를 당선시키는 데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회원 수는 600% 이상 증가했고, 2만 3천명의 회원들이 후보자들에게 6백2십만 달러가 넘는 돈을 기부했다. 에밀리 리스트는 의회 진출을 추구하는 여성들을 위한 가장 큰 재정적인 자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에밀리 리스트가 지원한 여성의 3분의 1에 가까운 숫자가 유색 인종 여성이다.

진보정당, 급진적 마인드의 여성후보 지원

에밀리 리스트의 재정 지원을 받고자 하는 여성 후보는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민주당 후보일 것, 둘째 낙태 합법화에 찬성하는 입장일 것. 에밀리 리스트 여성 정치 참여 운동은 정치적 이념과 정책 방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에밀리 리스트는 진보 정당에서 급진적 여성 정책을 지지, 옹호하는 후보를 지원한다. 미국의 경우 여성운동의 핵심 사안인 낙태 합법화 문제가 가장 중요한 정책이며,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이후 의정활동이나 행정을 해 나갈 여성을 지지하는 것이 에밀리 리스트의 방향이다. 이 같은 성격은 2004년 현재, 에밀리 리스트가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는 운동 중 하나가 ‘부시 패배시키기’(defeat George W. Bush) 운동이라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에밀리 리스트는 민주당 여성 후보를 지원하지만, 정당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다. 이는 호주 노동당 여성후보를 지원하는 호주 에밀리 리스트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우와 달리 호주는 단순한 후원자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회원으로 조직한다. 회원 가운데 적지 않는 수가 노동당원이 아니지만 에밀리 리스트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여성유권자들을 변화시키는 운동

1994년 에밀리 리스트는 여성 후보를 위해 돈을 모으는 활동뿐 아니라 그들이 강력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여성 유권자들의 힘을 결집시키는 활동을 시작했다. 최초의 ‘WOMEN VOTE’ 프로젝트가 캐롤라이나에서 시작됐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에밀리 리스트는 여성유권자들을 움직이는 것이 운동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1996년 ‘WOMEN VOTE’ 프로젝트는 여성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고 여성 유권자들의 선거를 유도하기 위한 장기 프로그램으로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해 여성 유권자들과 접촉했다. 31개의 주에서 ‘WOMEN VOTE’ 프로젝트가 실시됐다. 2백7십만 명의 여성 유권자를 대상으로 7백5십만 통의 메일과 5십만 통의 전화를 통해 선거를 하도록 유도했다. 또 에밀리 리스트는 여성유권자들에 대한 전국적인 조사, 모니터링(Women's Moniter)을 진행해 대중과 언론에 여성 유권자들의 태도에 관한 기준과 자료를 제공했다.

참여와 지지를 기반으로 해야

맑은정치여성네트워크는 에밀리 리스트를 모델로 활동을 구상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지만, 사실 둘은 운동의 시작부터가 전혀 다르다. 에밀리 리스트는 일단 아무 정당이나 지원하지 않을 뿐더러 철저히 유권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에밀리 리스트는 국회에 보낼 ‘여성 리스트’를 만드는 활동이 아니다. 급진적인 여성이슈를 제기하는 여성 민주당원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풀뿌리 유권자 운동인 것이다.

워낙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이 낮기 때문에 유권자의 힘을 모아내기 보다 ‘어느 정당이든 상관 없이 원하는 정당으로 더 많은 수의 여성들이 가면 된다, 그러면 남성 중심의 정치 구조가 변할 수 있다’고 보는 것, 여성 숫자 채우기 식으로 이뤄지는 현 한국의 여성정치세력화 논의나 활동은 지나치게 천진난만한 생각일지 모른다.

 
현재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는 에밀리 리스트 운동의 역사나 성과는,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는 섣부른 여성 리스트 만들기가 아니라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치밀하게 선행돼야 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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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권자 2004/02/03 [19:24] 수정 | 삭제
  • 총선시민연대의 활동에 대한 기사가 떴길래 퍼왔습니다.


    총선시민연대 출범..`유권자혁명 선언' (서울=연합뉴스)

    부패.반개혁 정치인의 퇴출을 목표로 전 국적 규모에서 낙천.낙선운동을 펼칠 `2004 총선시민연대'(이하 총선시민연대)가 3 일 `제2유권자 혁명'을 선언하며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지역.부문별 27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총선시민연대는 이날 서울 중구 프 레스센터에서 발족식을 갖고 "정치권의 자정노력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며 " 다시 한번 낙천.낙선운동을 천명하고 제2의 유권자 혁명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총선시민연대는 5일 16대 전.현직 국회의원 303명 가운데 1차 낙천대상자를, 10 일 정치신인 등 비현역의원 중에서 2차 낙천대상자를 각각 선정해 발표하고 최종 낙 선 대상자 명단은 내달 중순께 발표한다.

    총선시민연대는 특히 `부패비리 연루'를 절대적 기준으로 삼아 관련 국회의원을 무조건 낙천.낙선대상자에 포함시키는 한편 ▲선거법위반 ▲인권유린 및 헌정질서 파괴 ▲도덕성 및 자질 ▲반의회 및 반유권자적 행위 ▲정책에 대한 태도 등에 다른 가중치를 둬 낙천.낙선대상자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또 낙천.낙선 대상자 외에 유권자 검증이 필요한 후보들의 명단과 정보를 공개 하고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에 맞춰 정당,정책공약 평가와 검증자료를 제공키 로 했다.

    총선시민연대는 낙천.낙선리스트 발표, 정당평가 외에도 17대 국회의원의 당선 무효까지 염두에 두고 돈선거 감시운동을 펼치는 한편 온라인 유권자 운동에도 집중 할 계획이다.

    또한 1만명 규모의 `부패정치 추방, 돈 선거 감시를 위한 전국 시민행동단'을 조직, 출마자 확정을 위한 각당의 경선단계부터 밀착감시활동을 전개하고 선거부정 고발센터(☎02-723-0808)를 개설한다.

    온라인 상에서는 16대 국회의원 온라인 청문회, 의정활동 자료 제공, 네티즌 유 권자 선언 등을 통해 온라인 유권자 운동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총선시민연대는 공동대표단 아래에 집행위원회,공동사무처장,인터넷사업팀,정책 팀,기획조직팀 등 실무조직을 두고 시민단체 일반회원으로 구성된 유권자위원회,법 률지원단,정책지원단 등 특별활동기구와 자문기구로 구성됐다.

    공동대표단은 부문.지역대표 각 15명씩 30명으로 구성될 예정이고 현재 문화연 대 김정헌 공동대표, 참여연대 박상증 대표, 녹색연합 박영신 대표, 민교협 손호철 상임대표, 민언련 이명순 이사장, 광주.전남 총선시민연대 김성종 공동대표, 충남참 여자치지역운동연대 이상선 공동대표 등 10여명이 참여했다.

    집행위원회는 백승헌 법률지원단장(변호사), 박상환 정책위원장(민교협 상임의 장),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등 40명 안팎으로 구성되고 공동집행위 원장은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서주원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처장, 김제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등 10명이 맡기로 했다.

    회견후 총선연대는 전국대표자회의에 들어가 부패비리연루, 선거법 위반 등 7가 지 기준을 개별사례에 어떻게 적용시킬 지에 대한 논의를 거쳐 각 기준의 개별인사 에 대한 적용방침을 확정한다.

    논의는 부패정치연루나 선거법 위반 혐의가 명백하지 않을 경우, 개혁법안이나 정책에 대한 태도, 각 기준별 가중치 등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쟁점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총선연대는 각 인사에게 최대한 소명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날 자정까지 현역 의원과 원외인사들의 추가 소명자료를 받는다.

    총선연대는 4일 오후 6시 각 회원단체의 활동가나 임원을 제외한 평회원 100명 으로 구성된 유권자위원회를 소집, 확정된 기준과 적용방침을 토대로 밤샘회의를 통 해 낙천리스트를 작성한 뒤 전국대표자회의의 심의를 거쳐 5일 오전 10시 최종낙천 리스트를 확정, 발표할 방침이다.

    (정윤섭.이 율 기자)
  • 저런 2004/02/03 [15:02] 수정 | 삭제
  • 피해의식이 심하고... 너무 자기중심적이다... 글구 너무 감정적이다...
  • kbr 2004/02/02 [16:56] 수정 | 삭제
  • 돈도 없고 경력도 상대후보에비해 약하고
    또 그렇다는것은 당선가능성이 떨어지고
    그로인하여 돈이 또 모일리가 없는 악순환이지요
    기성 정치판때문이다 남성들만의 정치때문이다 말들은 많지요

    아무리 옳은소리고 또 옳은 소리면 뭐합니까?
    명분이 옳다고 뭐 떡하나 주는세상이 아닐바에야

    제가보기에는요

    1.여성단체나 그들의 연합이 자금을 걷고
    2.지금처럼 102인이나103인을 선별하고
    3.자금지원과 자원봉사지원을 한다
    ...
    정당에 상관없이

    지금 중요한것은 진보의 부재나 보수의 부재가 아닌 여성 정치인의 부재니까요

    102인의 선정이 어떻고 어떻다 말할시간에 한명의 국회의원을 만들기에 주력해야합니다

    호주제고 남성 평등이고 법없이 안되는거 다알았을거 아닙니까
    제깟 남자놈들이 필요할때말고 어디 여성에게 귀를 귀울입니까?

    밥낮없이 소리지르는데 헛심 그만쓰고 여성정치인들의 국회입성을 도우는데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합니다

    다소간의 문제가 있더라도
  • 겨울바람 2004/02/02 [15:44] 수정 | 삭제
  • 여성정치인....
    선거를 치르기엔 너무나 돈이 없습니다..
    더러운 돈을 받을 수도 없고..
    그렇게 돈을 받는 여성도 있다고 하지만 그런 사람은 논할 필요도 없구요
    초기 자본은 이스트와 같다...라는 뜻의
    에밀리 리스트의 의미가 마음에 와닿습니다.
    수많은 여성유권자들의 지원으로 여성정치인을 키우는 거요...
    한 명이라도 그렇게 키워낸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정치인 후원의 밤 같은 데는 돈 많은 사람들이나 유명인들이나 가죠.
    그런 거 말고..
    정말 나도 참여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 있음 좋겠어요...
  • 2004/02/02 [13:09] 수정 | 삭제
  • 하도 유명해서 저도 이름은 들어봤어요. 여성정치운동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자세한 건 잘 몰랐어요. 일다 편집장님이 TV에서 에밀리 리스트 운동에 대해서 설명하는 거 봤습니다. 자세하게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었네요. 감사하구요. 운동의 역사를 보면서 제가 마치 거기에 동참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TV에서요. 한모모당 김모모 의원과 논쟁 벌이면서 아무 정당이나 여성이라고 찍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생각이 나네요. 저는 가능하면 여성을 찍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호주제 폐지에도 반대하는 한모모당은 남녀불문 절대로 안 찍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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