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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1일, 민주당이 발표한 17대 총선의 비례대표 명단에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하 여성의전화) 공동대표였던 이재희씨가 포함됐다. 여성의 전화는 작년 10월 임시 이사회를 통해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의 현직 공동대표가 17대 총선 및 공직에 출마할 수 없다”는 사항에 합의한 상태라, 이씨의 행보는 조직 내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여성의전화는 “회원이라면 누구나 정관 및 제 규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 더욱이 공동대표는 조직의 원칙이 준수되도록 지도하여야 할 책임을 가지고 있다”면서, 회원 전체가 합의한 원칙을 파기하고 민주당 비례대표에 출마한 이재희 전 공동대표를 임원에서 해임하고 회원에서 제명했다. 여성의전화의 규정은 지난 해 이오경숙 전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 대표의 갑작스런 열린우리당 행보를 앞두고, 여성연합이 내규개정을 통해 대표의 정치진출 통로를 마련해 준 것과는 정반대되는 조치라 주목을 끈다. 여성의전화는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이루기 위해 여성지도자의 정계진출도 중요하지만, 본회의 입장에서는 현직 공동대표는 지도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여성의전화 이사 일동은 “운동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해온 전국의 활동가와 회원들에게 충격과 아픔을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직의 활동가들의 의견이나 입장을 무시한 조직대표의 독단적인 결정에 대한 이사진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조직 대표의 정계진출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일 수 없기 때문이다. 여성의전화의 이 같은 방침은 ‘일단 정당으로 들어가는 것이 능사’라는 식의 여성정치세력화 논의와 맞물려 합리화됐던 여성단체장의 정계진출에 대한 제동을 걸고, 조직의 운동성을 담보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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