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내 여성문제가 시급하다. 교회 구성원의 70% 정도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부장적 관점이 통용되고 있다. 예장합동 임태득 목사의 ‘기저귀 발언’은 이를 반증하는 예다. 교회는 남성 중심, 가부장 중심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한국교회 내 여성의 지위는 바닥을 헤매고 있다.
턱없이 낮은 한국교회 여성의 지위 KNCC 인권위원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위원회의 활동은 어떠한가. KNCC 여성위원회는 여타 여성단체들보다 훨씬 더 힘든 상황에서 진행되어왔다고 볼 수 있다. KNCC 여성위원회는 그 동안 교회 내 여성의 역할을 증진시키고, 교회 여성들의 연대의식과 활동을 강화해 왔다. 또한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선포한 기독여성10년(1988-1998)을 통해 제시된 교회와 사회공동체 전역에 걸친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에큐메니칼 여성운동의 방향모색과 교회 내 여성불평등 구조의 개선 노력, 중간 지도력의 개발, 평등을 위한 활동 등을 비롯, 기독여성운동 단체들과의 유기적 연대활동과 세계교회 여성들과의 국제적 교류 등도 꾀했다. 그러나 한국교회 내 여성의 지위는 일반 사회에 비해 훨씬 더 낮은 현실이다. 여성위원회 정혜선 부장은 “교회협 뿐만 아니라 KNCC 회원교단(7개 교단) 중 몇 개 교단은 정책결정 과정에 가급적 여성을 30% 참여시킨다는 조항을 제정하기는 했지만, 교회정치와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여성이 배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여성들의 지도력 부족이나 참여 저조의 문제에 있어서도 아쉬운 점이 있다. 여성위원회의 운동 그 자체가 한국교회를 변화시키는 비전이자 과정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역할 분리 고착화된 교회 구조 일반 사회에 비해 더욱 열악한 기독교 내 여성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정혜선 부장은 “자율성을 부여하기보단 이미 정해진 일과 역할을 반복하게 하는 교회의 근대적 사고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식사봉사, 바자회를 통한 교회기금 마련, 교역자와 교회를 위한 헌신 요구 등 기존 질서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들을 ‘당연직'으로 여성에게 부여한다는 것이다. 교회 밖에서의 다양한 교육기회를 통한 교인들의 자의식 변화를 꺼려하는 지역교회 목회자들의 보수적 정서 또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함께, “기독여성들이 사회의 변화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급변하는 사회변화와 정치, 경제, 사회이슈 등을 접하면서도 교회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하는 것을 기피하거나, 기독여성운동단체들의 활동에 동참하지 못하는 소극성”도 문제로 꼽았다. 보수적인 교회에서 진보적 여성운동을! KNCC 여성위원회는 현재 폭력극복 차원에서 호주제 폐지와 성매매 방지, 이주여성노동자들의 현실 등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려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연대 체제의 구축까지 내다보고 있다. 여성위원회는 호주제 폐지운동을 통해 교회 내 가부장적 문화에 균열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성매매의 문제, 이주노동자들의 문제 등 이 땅의 소외 받은 여성들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사회변화 모색을 통해 앞으로 기독교 내 여성운동이 성장하는데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 인구 천만 가운데 70% 정도가 여성이라고 추정된다. 이 점을 감안해본다면 기독교 전체를 보았을 때 아주 미미한 움직임이라 할 지라도, 교회 내 여성운동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한국 사회의 가장 보수적인 곳에서 가장 진보적인 운동이 전개되기를 KNCC 여성위원회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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