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이 지난 달 ‘학부모의 급식 당번을 자율화하라’는 지침을 일선 학교에 내려보냈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암묵적인 강요에 의해 학부모들이 여전히 반강제적으로 동원되고 있다. 특히 일부 맞벌이 부모들은 급식당번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기도 하고 편부 가정 아이들은 교사로부터 차별대우를 받는 사례도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큰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서울 불광동의 주부 박모(30)씨는 최근 학부모 총회에서 급식당번 배정표를 받았다. 둘째 아이가 두 돌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큰 딸이 ‘찍힐까’봐 둘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급식당번을 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딸이 부천의 한 초등학교 2학년인 회사원 강모(33)씨는 얼마전 급식 당번을 직접 감당할 수 없어 청소 당번 아르바이트를 전문으로 하는한 여성을 일당 3만원에 고용해 학교에 보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서울 강남구의 D초등학교의 경우 아예 학교에서 일률적으로 한 달에 6000원씩 걷어 급식 담당자를 고용했다. 급식·청소 당번을 어머니가 담당하다 보니 편부 가정이나 장애인 어머니를 둔 아이들은 위화감과 소외감에 ‘풀이 죽어’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