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이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 가져야

“초등학교 과정부터 다뤄라” 주장

정이은 | 기사입력 2005/07/25 [20:56]

교사들이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 가져야

“초등학교 과정부터 다뤄라” 주장

정이은 | 입력 : 2005/07/25 [20:56]
10대 ‘이반’(동성애자)들에 대한 억압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여러 성소수자 단체들이 학교에서의 성소수자에 관한 교육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www.kscrc.org)가 23일 개최한 ‘성적소수자에 관한 학교 인권교육의 가능성과 대안’ 토론회에서는 현직 교사들이 직접 학교에서의 성소수자 인권교육에 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여자중학교에서 재직하고 있는 한 교사는 학교에서 레즈비언이라고 소문이 난 학생은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징계를 받기도 한다고 밝혔다. 해당 교사는 무엇보다 교사들이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교 성교육의 내용에 성소수자 인권 관련한 사항이 꼭 들어가도록 관련 단체가 움직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산인권센터 박진씨는 인권교육을 하러 가면 학교 측에서 “과도한 권리 의식을 부여하지 말라”고 당부한다며, 인성교육 차원에서 그쳐주길 바라는 학교의 태도를 꼬집었다. 박진씨는 성소수자 인권교육에 따르는 어려움으로 이같은 학교의 반인권적 구조와, 인권교육 전문 인력과 매뉴얼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교육 체계가 잡혀있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이고도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박씨는 문화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매뉴얼 발간 후 활용방법을 고민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인권교육 프로젝트팀의 생강씨는 일선 교사와 청소년/성 상담자를 대상으로 한 ‘성소수자 인권교육 프로그램과 매뉴얼 개발을 위한 사전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결과에 따르면 교사와 상담가들은 성소수자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교사들은 성소수자의 인권교육의 결과로 “판단력이 부족한” 10대들에게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강씨는 교사들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설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은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에 알기 쉽고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성소수자 인권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며, 특히 여자중학교에서의 ‘이반’으로서의 경험이 자신에게 불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고 상처받는 여학생들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성소수자 인권교육이 시작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동영상 등 매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대학교, 사범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련 강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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