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 혹은 “예수님 믿으세요?”하며 팔을 붙잡는 사람들을 재치 있게 쫓아냈다는 무용담을 많이 듣게 됩니다. 어렸을 때 멋모르고 대순진리회 사람들 손에 끌려갔다가 절하고 돌아왔다는 경험담도 들었고요. 그런데 이런 얘기들을 직접 겪고 보니 그냥 재미로 웃고 넘기기에는 폐해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대학교처럼 교회 선교활동이 조직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에선 지나치다 싶은 경우를 자주 겪습니다. 혼자 서점을 가거나 밥을 먹고 있으면 어김없이 두 명의 사람이 짝을 지어 옆으로 옵니다. 그리고 “옆에 앉아도 될까요? 혹시 예수님 믿으세요?”하고 물어옵니다. 그러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불편하니까 가주세요”하고 말하기 망설여지더라고요. 제가 망설이고 있는 사이에 이 사람들은 옆자리에 단단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결국 제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더군요. 불편하고 불쾌한 일인데, 마음 같아서는 사과라도 받고 싶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모든 기독교에서 이렇게 선교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 몇몇 분파에서만 열성적으로 나선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교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묵과하는 것도 예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 들어가려고 바쁘게 걸어가고 있을 때 갑자기 나와서 팔을 붙잡거나 가는 길을 막으면 깜짝 놀라게 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얼굴을 확 찌푸리고 화를 내야만 이들에게서 피할 수 있습니다. 모든 종교인들에게 자신이 믿는 종교를 전파할 권리가 있겠지만, 지나치게 그 권리를 행사하면 도리어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타인의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는 생각을 왜 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지하철이나 시내에서 “예수천국불신지옥”을 외치며 아무나 붙잡고 “지옥에 갈 거다”라고 저주 비슷한 말을 중얼거리는 사람들도 떠오릅니다. 이런 선교활동을 누가 좋아할까 싶기도 하고, 자신의 믿음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려고 하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지나친 선교활동으로 불쾌감을 주는 사람들을 공개 수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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