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법무부에 의해 성구매자 재범방지교육(존 스쿨, John school) 제도가 서울 보호관찰소에서 최초 시행됐다. 존 스쿨 제도는 성 구매자 초범들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하는 대신 성교육 과정을 이수하도록 해 성구매자의 재범방지를 위해 도입된 것이다.
법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교육과정에 대해 “1일 8시간으로, 남성중심의 왜곡된 성인식을 교정하고 성매매의 범죄성과 반인권성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재발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시행은 성을 구매한 혐의로 체포된 8명의 남성이 그 대상이었고, “성매매의 해악성과 반인권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존 스쿨과 같은 성매매 재범방지 교육이 도입된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성매매 초범이 양산되지 않기 위해서는 성구매사범에 대한 교육제도 도입뿐 아니라 우리 사회 남성들의 인권의식이 신장돼야 한다는 건 두말 할 여지가 없다. 사회 전반에 깔린 남성들의 성인식이 크게 바뀌어야 한다. 타인의 ‘성’을 사고 파는 행위는 용납될 수 있는가. 이것은 인권의 개념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히 반인권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 사회에선 남성이 여성의 성을 사는 것이 너무나 쉬운 환경이다 보니 성매매가 한국남성들 사이에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다. 최근 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진 카리바시 섬에서의 한국 선원들에 의한 성매매를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한국선원들이 드나들면서부터 이 섬에서 성매매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섬에서는 코레아가 ‘성을 매수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통한다니 가히 충격적이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제3세계에 나가 저지르는 한국남성들의 성매매 문제는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사태가 이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선 성매매에 대해서 ‘사회에 의해 교육되고, 타인의 인권을 위해 통제되어야 할 행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연스런 본성’처럼 얘기될 정도로 낮은 수위의 인권의식이 만연해 있었다. 직장과 사회, 일상 생활 전반에 깔린 남성들의 인권의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한 성매매를 둘러싼 한국사회의 반인권적 행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성을 돈으로 사는 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남성들에게 여성이 자신들과 동등한 인격체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인권교육과 ‘성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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