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나오는 게 다들 얼마 정도 돈이 있다가 돈이 없거든요. 만원이 아쉬운 거예요, 하루 지나면 괴롭고 20일 정도 지나면 바닥이 나거든요. 8일 남았네, 9일 남았네, 월급 날짜만 기다리고. 월급 받아도 3일 지나면 없는 거예요.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근로빈곤 여성가장 삶과 노동실태’ 중 조사 참여자 사례>
근로빈곤층 여성가장들의 ‘노동을 통한 탈빈곤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에서 발표된 <근로빈곤 여성가장 삶과 노동실태> 조사에선 불안정한 일자리와 주거, 자녀양육, 사회 정서적 소외문제가 이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조사됐다. 여성 혼자 벌어 생계유지 못하는 가정
응답자의 다수가(76.2%)가 부채를 가지고 있었으며, 빚이 3천만원 이상인 경우도 25.7%에 이르고, 저축 액이 아예 없는 가정도 73.2%에 달했다. 특히 소득과 지출에서 모자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신용카드나 금융기관 대출(34.1%)로 인한 부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응답자들 중 20.7%는 추가의 노동을 통하여 생활비를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답변해, 현재 직장에서의 수입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의 보장이 어려운 현실을 보여줬다. 조사대상자의 학력분포가 전문대졸 이상이 14.5%에 이르는 것을 보면, 상대적으로 높은 학력을 소유한 그룹도 빈곤화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족형태로는 한부모 형태가 60% 이상으로 나타났고, 남편이 있는 경우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14.4%에 불과했다. 빈곤원인으로는 이혼과 사별과 같은 ‘배우자의 부재’로 나타났는데, 여성 ‘홀 벌이’이기 때문에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과 저임금, 낮은 인적 자본의 결과로 근로빈곤층 여성가장이 출현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빈곤여성가장들은 ‘건강’과 ‘돌봄’ 문제에 있어서 취약한 위치에 놓여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체질환이 있다고 응답한 대상자는 56.4%로 절반 이상이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는 여성은 24.9%에 불과했고, 최소한의 치료(47.9%), 치료 받지 못함(27,2%)등으로 나타나 의료대책이 시급함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가족구성원 중 아픈 사람들을 돌봐야 하는 부담까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료에 대한 ‘소득별’ 차등지원 등 조사연구자인 성정현 교수와 송다영 교수는 정책대안을 촉구하며 “훈련기간 중에 생계비를 지원해서 장기간 훈련이 가능한 전망 있는 직업훈련을 받게 하고, 대학등록금 등 자녀교육비 지원을 현실화하며, 의료지원 체계와 복지 서비스를 체계화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여성자활사업의 경우, 베이비시터나 가정관리사, 요리, 청소, 간병 등 주로 여성들에게 익숙한 노동 혹은 가사노동의 연장이라 볼 수 있는 일의 유형들이어서 자활과정에서도 여전히 성별분업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고, 새로운 직업이나 업종에 대한 탐색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연구자는 “여성의 빈곤은 회복률이 남성보다 늦을 뿐만 아니라 고착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빈곤여성가장을 위한 기초연금제 도입, 적정임금수준과 노동조건보장, 시간당 비례 노동조건 보호, 임대료에 대한 소득별 차등지원 등 ‘성별’차이를 고려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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