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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들어와 “저출산 위기”가 지속적으로 언급되다가 2005년 9월 1일,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출범과 함께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제정, 시행되고 11월엔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이 추진돼, 지난 달 12일 ‘새로마지플랜2010’ 시안이 발표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32조원을 투입해 저출산고령화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급격한 저출산고령화가 “국가경제와 사회의 활력을 저하시키고 성장잠재력을 둔화시키는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하는 정부 논리를 정면 반박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저출산 위기’를 조장하며 진행하고 있는 인구담론은 신뢰성이 떨어지며, 그 정치적 의도가 “위험한 것”이고, 이에 대해 시민사회의 분석과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출산율 낮아도 “국가인구 감소하지 않을 것” 이번에 발간되는 <녹색평론>(통권89호)에서 초록정치연대 우석훈(경제학 박사) 정책실장은 한국 사회에서 ‘저출산 위기’를 조장하며 들고 나온 인구담론이 ‘나쁜 의도를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젊은 노동자가 줄어들어서 문제가 될 것이라는 ‘경제 노후화’에 의한 성장잠재력의 약화” 논리도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사회 기본계획 수립배경에 대해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율과 가장 빠른 고령화 진행으로 한국 사회의 지속발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다며, 현재 인구와 인구구조 변동 추이를 토대로 설명했다. 현재 OECD 가입국 평균인 1.57에도 크게 못 미치는 1.08명이고, 이 정도라면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노인인구는 늘어서 2050년에 이르러서 생산가능인구 1.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형편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또한 출산율 저하로 인한 파급효과로 생산가능인구 즉 경제활동인구 감소가 초래되고 생산가능인구 대 노인부양 부담이 증가되어, “생산가능인구의 조세, 사회보장비 부담 증가로 세대간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석훈 정책실장은 인구가 적은 스위스 모델을 설명하며, 인구 감소가 곧바로 경제성장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연결되는 “경제학의 공식 모델은 없다”고 일축한다. 또한 인구 감소라는 것도 “남한에 살고 있는 한민족의 출산율과 관련된 숫자”이며 “국가 인구가 줄어드는 일은 잘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소한다면 민족의 수가 감소하는 것이지, 한국 사회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결국 인구감소 위기라는 것은 “민족 패권주의에 기대어서 자신의 정치력을 확보하는 중앙의 정치인”과, 그간 과도한 도로건설 등으로 인구증가율과 관련돼 이득을 얻는 지자체의 개발형 토호들, 건설자본들이 만들어낸 “음험한 외침”이라는 비판이다. 실제로 정부는 인구구조 변동을 파악하면서 현재 30만 명에 이르는 이주노동자를 비롯해, 결혼을 통해 유입된 이주여성의 수 등을 비롯한 변수들을 제외시켰다. 한국여성연구소 백영경(존스홉킨스대 문화인류학 박사과정) 연구원도 6월 29일 민주노동당이 주최한 여성정책포럼에서 “출산율 외에도 연령구성, 성비, (국내 및 국외) 인구 이동, 밀도 등 인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지표가 존재”한다며 “출산율 1.08이라는 단일한 지표의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백영경 연구원은 “현재 인구담론이 강화시키는 불평등” 문제나 “인구 담론이 과연 누구를 중심으로 위기를 논하며, 또 어떤 부분에만 집중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사람을 정상적인 한국인과 정상적인 한국가족으로 생산해내는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새로마지플랜2010’ 시안에서 ‘미래 성장잠재력 확대’ 방안 중 하나로 “외국인력 활용 확대”를 언급하고 있지만, “외국적 동포 방문취업비자 신설 및 해외우수인력 유치 활동”에 한한 정도다. 6월 12일 ‘새로마지플랜 2010 시안에 관한 공청회’에 참여한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기획실장은 “최소한 이주노동자에 대해서 국제적 노동기준을 적용하고, 배타적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여성노동력 간과한 것 정부가 주장하는 “저출산율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논리에서 빠진 것은 이주노동자의 존재 및 (국내 및 국외) 인구이동 지표뿐만이 아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단순한 논리는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을 고려하지 않은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5년 발표된 한국노동연구원이 낸 <중장기인력수급전망(2005~2020)>은 “중장기 산업별, 직업별 노동수요 및 노동공급을 전망한 보고서”로,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인구고령화에도 불구, 경제활동참가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경제활동참가율은 2003년 61.4%, 2010년 62.7%에 이르고, 이후 연간 0.13%씩 상승하여 2020년에 64.01%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대부분 연령대에서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것은 특히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당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또한 이 보고서는 현재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15~64세)은 52.0%(2002년 기준)로 OECD 평균인 55.4% 보다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중장기 인력수급 방안으로서 “여성 및 고연령 노동력이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참가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및 노동시장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 6월 29일 민주노동당이 주최한 “저출산고령화 ‘위기’, 진보정당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제하의 정책포럼에서 김원정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저출산이 여성의 위기가 아니”라며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객관적인 사실이지만 그것에 ‘위기’ 혹은 다른 어떤 이름을 붙이는 것부터는 정치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가 ‘범정부적인 종합대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6월 7일 ‘새로마지2010’ 시안 발표 후 공청회를 거치고, 6월 20일엔 정부와 재계,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여성계 등이 참여하여 ‘저출산고령화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협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것은 최종안을 결정해 국회에 보고하는 절차 정도다. 인구 문제가 실제로는 매우 정치적인 의도와 함의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저출산 위기’ 담론 속에 여러 정치적 관계가 묻혀버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 담론을 둘러싼 구도 속에서 ‘누구의 정치적인 이해관계’ 속에서 ‘누구의 권리’가 묻혀지고 있는지 선명하게 드러내고 따져보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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