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부부 관계에서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지난 25년간 가정폭력 추방운동을 벌여 온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 환영논평을 냈다.
12일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40대 여성이 남편을 상대로 낸 이혼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아내의 가출 등의 행동이 남편의 폭력행사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혼청구를 기각한 1심과 2심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부관계에 있어서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성의전화는 “이제 가정폭력은 부부갈등이나 부부싸움이 아니라 용납할 수 없는 폭력이라는 사실을 대법원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라며 이번 대법원의 결정을 지지했다. 지금까지 가정폭력 사건을 다루면서 “피해자가 폭력으로 온몸에 멍이 들어도 ‘뭔가 맞을 짓을 했겠지’ 라고 생각되는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관건이었다고 한다. 또한 아직도 언론에서 아내를 폭행한 사건에 대해 ‘무엇인가 맞을 짓을 제공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보도를 하는 등 “기존의 가정폭력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아내폭력의 문제를 “부부간의 사소한 부부갈등”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전화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인간은 그 어떤 이유에서도 아내를 때릴 권리도 없고 또, 아내는 맞지 않을 권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인권에 기반한 당연한 판결”이라며, 이를 계기로 “앞으로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이유를 막론하고 폭력을 눈감아주거나, 적당히 봐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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