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배] 여자와 자고 나면 반말?

번역극 속의 남자들

독자 | 기사입력 2007/04/07 [17:59]

[공개수배] 여자와 자고 나면 반말?

번역극 속의 남자들

독자 | 입력 : 2007/04/07 [17:59]
지난 주말에 공연을 하나 보았습니다. 가벼운 분위기의 로맨틱 코미디였어요. 처음 만난 남녀 주인공은 조심스레 다가가며 가까워지는 중이었습니다. 둘은 서로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지요.

중반까지는 재미있게 보고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같이 자고 나자 남자는 ‘반말 쓰겠다’는 양해도 구하지 않고 반말을 찍찍 해대는 것이었습니다. 여자는 “저는... 했어요” 하는 극도의 존댓말을 계속 했고요.

게다가 여자주인공에게 의존적인 전 애인도 등장했는데, 여자는 최소한 전 애인과 평등한 관계거나 심리적으로 우위에 있는 관계(미숙한 전 애인을 돌봐주는 상태였으니까)인데도, 그 남자에게까지 존댓말을 쓰더군요.

남자주인공이 여자에게 반말을 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기분을 나빠져서 더 이상 극에 몰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왜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 와서, 이런 일로 기분 상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공연의 원작인 영어에는 반말도 없고 존댓말도 없습니다. 물론 한국어로 번역하기 까다롭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성격이 나쁜 남자 인물들이 반말을 하는 것으로 설정하는 것이 어울리는 상황도 있겠죠. 하지만 평범하고, 정중하고, 착한 남자배역까지 개념 없는 반사회적인 인물로 만들어버리는 번역가들은 뭐지요?

예의를 차려야 하는 상황은 물론, 험악하게 상대와 맞서야 하는 상황에서도 겸손하게 존댓말을 하는 여자 인물들은 또 어떻습니까. 번역물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욕지거리를 해야 할 상황에서도 악당에게 존댓말을 꼬박꼬박 쓰고, 심지어는 자신을 성폭행한 사람에게까지 존댓말을 써가면서 따지려고 애쓰지요.

영화나 드라마에선 번역가가 번역한 대로 자막이나 더빙이 나가게 되지만,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에서 배우들은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이 이상한 화법을 쓰고 있는데도, 혹은 상대 인물들이 불쾌하고 버릇없게 나오는데도 울컥울컥하지 않는 것인지? 무대에 올리기까지의 과정에서, 혹은 여러 차례 공연되는 동안 수정될 만도 한데 말입니다.

남자가 여자와 자고 나면 일방적으로 반말을 써도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번역가들을 공개 수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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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범 2023/01/10 [18:42] 수정 | 삭제
  • 우연찮게 기사와 댓글을 보다가, 무려 2007년 당시의 글이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건 옛날에도 똑같았군요. 한숨만 나옵니다.
  • 로드 2007/04/22 [02:11] 수정 | 삭제
  • 먼저 기사 잘 보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일다 같은 대안언론의 장점 중 하나가 이렇게 하찮게 넘길 수 있는 생활속의 작은 (그러나 결코 작지 않은) 문제들을 들춰내고 문제기할 수 있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김승환님과 몇몇분들의 논쟁을 보고서 답답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느낌으로 김승환님은 여성주의의 '친구'가 되실 수 있는(그리고 되어야 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명을 적고 자기 소개를 하면서, 정중하게 문제제기하신 분입니다. 또한 일다의 고발이 무의미하다고 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아닌 것 같고, 번역자 개인의 책임이 전혀 없다는 염치없는 주장을 하시는 분도 아닌 듯 합니다. 다만 일다의 문제의식이 올바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에서의 또다른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번역가' 개인을 선정적으로 고발하자는 식의 기사 논조에 불편함을 느꼈을 뿐이죠. (물론 중간에 좀 격해 지시긴 했습니다만...)

    저는 주장 못지 않게 그 주장을 풀어내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성주의의 정치적 올바름에 동의하고 또 실천하려고 노력도 많이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터무니없는 실수를 가끔 합니다. 저도 어찌할 수 없는 시스템과 구조 때문에 그럴 때도 있습니다. 이 때 두 반응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지적도 물론 하시지만, 그런 사정을 이해하시고, 제가 그런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고 함께 해결책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런 분들께는 정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하지만 그런 실수에 대해 제가 무슨 대역죄라도 지은 양, 마치 겉으로만 여성주의를 동의하는 "어쩔 수 없는 넘"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이가 없기도 하고, 화도 납니다. 그동안의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의 방법이 유효할 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운동이던지 초기에는 그런 식으로 문제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전자의 방법이 더 정당할 뿐안 아니라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믿습니다.

    여성주의의 내부논리로는 정당한 주장이 때로는 다른 정당한 논리와 충돌할 때도 있습니다. 예컨대, 여성을 내세우는 것이 때로는 장애인이나 다른 성적 소수자를 본의아니게 억압할 수도 있지요. 그렇지 않도록 서로 연대하고 횡단하면서 힘을 모이는 것이 저는 여성주의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볼 때 김승환님은 여성주의와 같은 편입니다. 저열한 번역현실의 피해자입니다. 여성주의의 주장에 동감해도 그 뜻을 펼칠 수 없는 시스템 속의 한 개인입니다. 번역에서의 성차별을 바꾸기 위해서는 김승환님과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 "왜 개인적으로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냐" "문제의식을 느끼는지도 의심된다"라는 식으로 몰아 붙일 게 아니라, 또 하나의 소수자로서의 그를 이해하려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성주의의 문제의식이 또다른 소수자인 '번역가 개인'을 비난하는 식으로 흘러 갔다는데 반성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김승환님이 지적하듯, 번역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좋았지만, 번역시스템의 문제에 근본적으로 접근하지 못한 게으름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점을 인정하고 대화에 나섰다면 이렇게 비생산적인 논쟁으로 흐르지 않았을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하다 못해 '그런 번역가를 지명수배합니다'가 아니라 '그런 번역사례를 모읍니다' 정도로 했어도 저는 충분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용에서도 번역가 '개인'의 저열한 성차별 의식을 탓하는 것은 지양되었으면 더 좋아겠지만요.

    어려운 싸움입니다. 여성주의운동만으로도 힘든데, 다른 소수자의 문제의식도 고려해야 한다니 말입니다. 자신의 (내부에서는) 정당한 주장이 외부의 다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걸 넘어설 때 또 한번의 진보가 가능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예를 들어, 한 인권단체에서는 경찰의 부당한 인권침해를 지적하면서, 일선 경찰 개인의 열악한 상황에도 많은 관심을 갖습니다. 경찰 개인도 바뀌어야 하지만, 그 '개인'을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보는 거죠.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경찰관 개인에게도 호소합니다. 하지만 그 개인을 그렇게 몰아 붙이지 않습니다. 대신 그 현실에 함께 관심을 가지면서, 그 경찰관 한명한명과 함께 인권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경찰 개인의 현실에도 관심을 갖기에 경찰관 한명 한명도 그 단체의 주장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합니다. 이렇게 시스템의 문제와 경찰 개인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질 때 문제는 조금씩 해결되어질 수 있습니다.

    이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승환님 개인을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그 개인적 책임도 지적하되, 그 개인의 호소에도 귀를 기울이고, 그 개인이 처해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동감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럴 때 원래 지적했던 그런 문제도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힘들지만, 전 그게 현명한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 동소심 2007/04/20 [12:47] 수정 | 삭제
  • 한국사회가 아직 여성인권에대해 개념이 없다는것을 보여주는 댓글들이네요
    -ㅅ-;
    여성인권뿐아니라 대부분그렇지만..암튼..저도
    늘 영화보고 그러면 열받을때많다죠
  • re 2007/04/13 [14:22] 수정 | 삭제
  • 남자가 여자와 자고 나서 반말 하는 '4가지 없는' 번역에 대해 꼬집는 기사보고 같이 비분강개하며 동감하다가,
    한 번역자의 '왜 우리보고 그래? 번역자는 힘이 없다' 하는 리플을 보고서
    '그럼 누구의 책임?'이런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독자의 반응일 것이다.

    어쨌든 다시는 '4가지 없는 번역'물이 나오지 않게 누군가는 책임을 져주길 바란다!

    포탈에선 더 많은 리플들이 달렸던데, 여기 독자와 네티즌들 중에 '4가지 없는 번역'물을 만들어낸 사람들도 있겠지.. 그런 번역이 문제가 된다는 걸 알길.
  • Rider 2007/04/13 [11:32] 수정 | 삭제
  • 좋은 평은 윗사람이나 조직이 누리고, 나쁜 평은 밑사람이 뒤집어 써야 하는게 대부분의 한국사회의 냉정한 현실입니다.
    아직 구질구질한 사회논리에 대해 잘 모르시네요.
    김승환님께서 현직 번역가들의 비참한 업계내 입지에 대해 애써 설명을 했는데도,
    별다른 논리적 반박도 없이 '구차한 변명' , '말도 안되는 주장' 따위의 말들로 일축하려는 님의 모습에서...
    치기어림과 졸렬함이 느껴지네요.
  • 재형 2007/04/12 [01:31] 수정 | 삭제
  • 여성주의자들의 특징 중 하나가, 자존감이 상당히 결여되었다는 겁니다.
    자존감의 결여는 '지나친 피해의식' 을 가져오죠.
    바로 이 '지나친 피해의식' 이...
    소위 '여성주의' 라는것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입니다.
    피해의식에 젖어있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힘들죠.
    반면에 같은 여자라도, 여자로서의 자존감이 강한 사람의 경우..
    자신에게 잘못한 면이 있다면 바로 인정하고 지적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다릅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지적해봤자 소용 없을겁니다.
    '자존감'도 없이, '자존심' 만 센 정신적 미숙아들이 모인 곳이니까요.
    자신의 실수를 이렇게까지 인정못하는 집단이 또 어디 있을까요.
    김승환님이 지적하신 바와 같이,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성폭력을 고발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약자인 특정 직업군을 사실 관계 확인도 없이 싸잡아 매도하고 모욕해도 된다는 사고방식"

    은 우리나라 여성주의자들이 갖고 있는 기본정서 입니다.
    대상이 누구건, 일단 자기들이 기분나쁘면 실상이야 어떻든 헐뜯고 보는
    양아치 근성이 사상저변에 깔려있지요.
    "정의로움" 과는 거리가 아주 먼 집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보자하니 2007/04/11 [19:52] 수정 | 삭제
  • 구차한 변명을 마구 늘어놓으시는군요.
    그럼 자기 이름으로 번역된 것이 번역쪽으로 이름을 얻고, 좋은 평을 받아도 자신의 공이 아니라고 할건가요?
    말도 안되는 주장을..
    그럼 위계적인 한국 사회에선 누구나 다 조직탓, 윗사람들 탓을 해도 되겠네요.
  • 부산시민 2007/04/11 [08:27] 수정 | 삭제
  • 흥분된 얘기는 이쯤으로 그치고 본론에서 다룬 주제인 반말 부분은... 그런것 같습니다. 주위에 남성이 연상인 경우엔 잠자리전에도 서로 반말하던 사이인경우면 전이나 후나 상관없겠지만 상호존칭이면 그 이후론 아무래나 여성에게 하대한다고 봅니다.
    물론 잠자리 가지고 그 담날 아침에 바로 대뜸 반말을 한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고 봐야죠.

    그런데 여성이 연상인경우는 상호존칭이다가도 잠자리후엔 서로 말놓게 되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봅니다.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남성연하인 경우에 사귀고 있으면서 남성이 존칭을 쓰고, 여성이 반말을 계속 하는 경우는 그리 자주 보이는 현상이 아닌건 맞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평등의식과 여성의 경제력이 커지고 있는 현상이니 여성이 반말하고 남성이 존칭쓰는 연인관계도 점차 비율이 높아질거라고 생각되네요.
  • 김민석 2007/04/11 [08:27] 수정 | 삭제
  • 기사 쓰고 부끄러웠나? 니가 쓰고도 부끄럽지? 영화를 보고 그러니...
    영화만 봐라? 살인 하는 사람보면 화나서 영화에 집중이 안되니? 성폭행하는 장면보면 화나서 집중이 안되니?ㅋㅋㅋ
  • 부산시민 2007/04/11 [08:22] 수정 | 삭제
  • 자기 입맛대로 되지 않으니 계속 리플다시는 분이 있네요. 여성이 사회적으로 상대적 약자임을 충분히 공감하고, 또 기사 쓰신 분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심정적으로 동의가 가지만 '김승환'님이 말씀하신대로 논리전개에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대의에는 동의하나 그 과정에도 문제가 있고, 거기에 대한 지적이 있다면 받아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 Rider 2007/04/11 [03:34] 수정 | 삭제
  • 개인적으로 일본생활을 4년간 했었는데, 일본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니,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더군요.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권 이라면 대체로 저런식의 번역이 많죠.
    작품 속에서 섹스후 남자만 반말을 하는것은 남자인 제가봐도 좀 우스꽝스럽긴 합니다.
    같이 말을 놓으면 몰라도... 좀 어색하죠.
    현실에서 섹스 후에 상대 남자가 말을 놓는다면...
    그 남자는 어떤 우월감 비슷한 느낌으로 말을 놓는게 아닙니다.
    '섹스까지 했는데 반말 좀 하면 어때' 라는 안일한 생각에서도 아니구요.
    단지 친해졌음을 표현하고 싶어 말을 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면서 자연히 여자도 말을 놓게 되고... 그렇게 관계가 진전되는 거죠.
    섹스 후 마음이 통한 두 남녀가 서로 말을 놓는다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건데...
    영화나 기타 작품들 속에서 남자만 말을 놓는 것으로 번역 한다는게 문제죠.
    아예 극중 설정에 계급이 있어 여자가 남자보다 아랫사람이라거나
    나이가 훨씬 적다거나 하면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소재에선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악의적인 의도라고 보기엔 너무나 구태의연하게 지속되어온 관행이랄까...
    이젠 바뀔 때도 됐는데 말이죠.
  • 소설가 2007/04/11 [02:23] 수정 | 삭제
  • 리건이라는 사람과 입섞어 대화하는 분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헛소리를 뭘 더 들어주고 있나요. 일다나 IF 외에는 통하지도 않는 들어주지도 않을 헛소리일뿐인데요. 싸가지가 없는 마초랍니다. 벌써 말투 자체에 그 사람의 비뚤어진 의식이 다 나오고 있는데요 뭐.. 세상을 이분법으로 밖에 못보는 눈이 잘못된 사람일 뿐입니다. 뭐 어린시절 무슨 X폭행을 당했던지 그런 종류의 사람이겠죠. 내 아는 여성주의란 사람들이 그랬으니까.. 뭐 할튼 제 요점은 여성부 국세로 살지 말고 떳떳히 얼굴까고 자기힘으로 잡지부수 팔아가면서 살아보라고 하고 싶군요. 과연 몇부나 팔릴지...
  • 김승환 2007/04/11 [01:05] 수정 | 삭제
  • 개인의 책임이 아예 없다고 말씀드린 적이 없다고 수차례 말씀 드렸는데도 참 막무가내시군요.아무리 설명을 해도 상황인식이 잘 안 되시나보군요.

    아침형 인간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원본과 한 번 비교해보십시오. 원본의 내용은 30%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편집진이 거의 개작한 수준입니다. 그래도 책은 100만부 이상 팔렸지요. 1만원짜리 책 100만부면 100억이죠. 아주 짜게 계산해서 30억이 순수익이다 칩시다. 여기서 번역가는 꼴랑 300만원 정도 가져갑니다. 그럼 주도권은 누가 갖습니까? 29억 9천 700만원 가져가는 출판사지요. 그 많은 돈이 생기는데 출판사가 그깟 번역사의 글 좀 마음대로 못 뜯어고치겠습니까? 이런 예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물론, 건물이 잘못 지어지면 철근 심고 먹줄 튕긴 일용직 노동자에게도 일말의 책임은 있습니다. 기억력이 좋지 못한 님을 위해서, 책임이 없다고 말씀드린 적 없다고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요. 그러나 더 큰 근본적인 책임은 건물을 설계 및 최종 마무리하여 팔아먹는 시공회사에 있는 게 당연한 이치입니다.

    건물이 잘 팔리면 노동자가 돈 더 받습니까? 칼자루는 출판사, 영상배급소에서 다 쥐고 있는데 그 밑에서 쥐꼬리만한 돈 받고 몸버려가며 밤새워 작업해 넘긴 자기 글까지 난도질 당하기 일쑤인 역자를 공개수배해요? 제발 해리 포터같은 책 몇 권 읽고 번역계에 대해 다 아는 것처럼 상상과 짐작으로 일관하지 말고 하나라도 좀 제대로 알아보고 말씀하십시오.

    [업계의 현실을 더 잘 파악하고 말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업계에 자극은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하셨습니까? [정확한 정황과 사실관계가 아니라도 기사로 올려서 이슈화시켜서 전체를 변화시키는데 기여하면 된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십니까?

    大를 위해서는 小가 무조건 희생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그것이 바로 폭력성의 근간이 되는 요소라는 사실은 알고나 계십니까? 어린 아이에게 칼을 장난감으로 주는 것처럼 참으로 위험한 발상을 전혀 서슴치 않고 드러내시는군요.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성폭력을 고발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약자인 특정 직업군을 사실 관계 확인도 없이 싸잡아 매도하고 모욕해도 된다는 님의 사고방식, 여성계에 참으로 든든한 힘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지금 모독하고 있는 그 직업군의 7할 이상이 여성이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리고 싶군요. 누워서 침 좀 그만 뱉으십시오.
  • 리건 2007/04/10 [21:43] 수정 | 삭제
  • 시스템의 문제요, 네, 그런 낙후된 시스템인 거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역자 개인보다 낙후된 시스템이 문제라고 말씀해 주시면 알아듣겠어요. 하지만 개인적인 책임까지 아예 없다고 하실 건가요? 저는 그 비율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역자의 개인적인 책임이 반드시 있다고 보거든요.

    예를 들어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퍼투니아 더즐리는 버논 더즐리에게 존댓말을 하고 버논은 퍼투니아에게 반말을 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원작은, 읽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그런 뉘앙스가 없고 평등한 관계구요. 그럼, 번역자가 제대로 자연스럽게 번역한 대화가 들어있는 원고를 넘기면 처음부터 끝까지 출판사에서 대화 부분을 하나 하나 밑줄 그어 가며 존댓말-반말로 고쳤다는 말입니까? 저는 그런 상상이 잘 안 간다는 겁니다. 정말 출판사에서 그렇게까지 가부장적인 수.고.를 들인다고 한다면 저는 진.짜.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번역가들은 왜 지금까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는지,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직접 문제점을 토로하지 못했는지, 번역가 노조를 만들지 못했는지 같은 이야기로 넘어갈 수 있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번역가들의 책임이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의사와 의료계 비유를 자꾸 하시는데요, 저도 그 동네 알아요. 의사들은 만날 우는 소리 하죠. 시스템 때문에 힘들어서 환자를 소신껏 보지 못한다구요. 그렇다고 -의료계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단이 의사인데- 의사의 책임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알아두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저는 여자와 자고 나면 남자의 말이 반말로 돌아서는 번역을 하는 번역가들을 공개수배한다고 했지, 번역가들은 여자와 자고 나면 남자가 반말하는 번역을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번역가들 중에 진짜로 그런 번역을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하세요? 번역가들이 하나같이 여성주의의 세례를 받은 사람도 아닐 텐데, 그럴 리 없잖아요. 그런 성차별적인 번역을 -시스템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을 공개수배한다는 뜻이라구요.

    이 코너의 지난 기사 중에 신입 여자직원에게 찝적거리는 남자 상사를 공개수배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그 말이 남자 상사란 모두 여직원에게 찝적거린다는 뜻이 됩니까?

    마지막으로, 그런 업계의 구린 현실이 바뀌기 위해서는 '내가 본 공연이 성차별적으로 번역/번안되어서 불쾌했다'라고 여기저기 말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래서 쓴 것이구요. 업계의 현실을 더 잘 파악하고 말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업계에 자극은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여자와 자고 나면 반말?이란 제목이 선정적입니까? 저에게는 정욕을 불러일으키기는커녕, 싸가지없는 마초가 연상되어 기분나빠져서 정욕이 싹 식어버리는데요.
  • Rider 2007/04/10 [14:01] 수정 | 삭제
  • 위 기사가 갖는 문제의식의 핵심은 전반적으로 이해됩니다.
    하지만 업계의 실상을 잘 모르고 번역가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린 것은 기자의 잘못임이 분명해 보이는군요.
    공연관람자로서는 일단 '번역가의 잘못'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기자'의 이름으로 글을 올리려면 저널리즘이 결여된 수준의 글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기본적인 조사와 취재도 없이 자신의 일차적인 추측만으로 정죄할 대상을 정해버린건 기자의 실수 같습니다.
    그리고 밑에 새싹님은 김승환님의 문제제기 방식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공개수배 한다' 라고까지 표현한 위 기사의 내용은 가히 전투적이라고 할 만 하네요.
  • 성희 2007/04/10 [12:37] 수정 | 삭제
  • 이번 공개 수배 보니까 최근에 내가 본 영화에서도 남녀간에 반말-존대 말을 해서 기분이 좀 그랬다는 기억이 나는군요.
    지금도 저렇게 번역을 하네? 하고 기분이 상했지만,
    으레 그러려니, 한국에선 저 모양이지 뭐, 하고
    최대한 영화에 빠져 보려고 했죠. (나름대로 남녀 간에 서로 존대를 하거나 서로 반말로 대화한다고 상상하면서 말입니다)
    영화는 좋았지만 그런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시대를 모르거나 관객 수준을 무시한다는 생각도 드는데,
    한편으로는 번역자들이 악의적이라는 생각에 미치면 화가 나기도 합니다.

    관객들 입장에서 자꾸만 쓴 소리를 해줘야 조금씩 바뀌겠죠.
  • 김승환 2007/04/10 [01:31] 수정 | 삭제
  • 비논리적인 글에는 알러지를 보이는 체질이라 잠시 공격모드로 전환되었습니다. 비논리는 우격다짐과 폭력을 내제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저항하는 것 뿐입니다. 보시기에 불편했다면 사과드립니다.


    '번역가'를 출판관계자 등의 보다 모호한 표현으로 바꿨으면 어떨까라고 어떤 분이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기사가 이미 떠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현상만을 놓고 보았을 때 더 큰 문제는 제보자분의 태도이죠.
    달린 글들을 쭉 읽어보시면 무엇이 문제인지 훤히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새싹님 말씀처럼 개인에 대한 문제제기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항상 나무를 보기 전에 산을 먼저 봐야겠지요.
    번역상의 문제는 분명히 상존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매체를 통하는 어떤 번역물도
    편집진의 손을 거치지 않고는 세상에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상식으로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의료사고의 책임을 의사에게 묻는 것은 의사가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 번역인들에게는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습니다.
    아마 그 부분에 대한 일반의 이해가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이런 기사를 손쉽게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가진 어느 번역인이 기사와 같은 상황을 만든 정황이 확실하다면
    그 때 질책해주십시오. 달게 받겠습니다.


    번역계의 현실은 여러분들이 상상하시는 것 이상으로 열악하기 그지없습니다.
    숙련된 역자는 독자를 고려하여 운율까지 맞춰가며 자식같은 글들을 쏟아냅니다.
    그러나 편집자가 내 글의 귀를 뒤통수에 붙이고 코를 뒤꿈치에 갖다 붙여도
    역자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저 역시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만해도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숨죽여 눈물만 흘린 적이 많습니다.
    업계의 암울하고도 폭력적인 현실에 대해서는 앞에서 많이 말씀드렸으므로 더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제목의 선정성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광의의 해석으로 보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비단 이 기사 뿐이 아니라 사회전체에 만연해 있는 선정주의 문화의 단면을 여성주의저널을 표방하는 곳에서까지 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아이러니하게 느껴져서 말씀 드렸던 부분입니다. 다른 제목도 많은데 굳이 저런 제목을 붙일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선정]의 사전상 의미는 [정욕을 자극하여 일으킴.]입니다. [여자와 자고 나면...]이라는 부분은 다분히 선정적이지요. 비록 새싹님께서 여기에서 조차 선정성을 느끼지 못하신다고 말씀하셨지만 말이죠.
    아마 고객의 욕구(Needs) 충족’이라는 말로 주로 시작하는 마케팅 원론을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SEX마케팅의 기본 얼개를 잘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애써 이런 제목을 갖다 붙인 기자가 이런 기본 지식을 모르고 있다면 역량이 부족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이겠지요.
    우리 모두는 이미 별다른 저항도 없이 거기에 어느 정도 젖어있는 상태입니다.
    그 축축함을 인식하지 못하면 누구라도 부지중에 역폭력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그 폭력성을 글 전체의 폭력성과 연관지은 것은 경우에 따라서 비약으로 비칠 수도 있기는 하겠습니다.


    '공개수배' 어휘 문제는 이 코너 자체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각각의 기사와도 연관성이
    크다고 보므로 따로 떼어서만 볼 수도, 그렇다고 코너 자체를 문제삼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기사에만 국한시켜 논리를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코너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별로 말씀 드릴 것이 없습니다.
    새싹님 좋은 지적 감사하고요. 논리와 팩트를 기초로 한 의견교환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 sHin 2007/04/10 [01:06] 수정 | 삭제
  • 이 기사에 대해서 또 난리들 난 것 같던데, 자고 나면 반말 쓰는 게 당연하다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어서 기가 막히더군요.

    설사 나이가 차이 난다고 해도, 처음엔 서로 존대를 하다가 한쪽이 일방적으로 반말을 쓴다면, 그것은 올바른 인간관계가 아닙니다.
    예의가 없는 것이고, 권위적인 것이죠.

    특히 애인이나 부부라는, 남녀간이라면 남성우월적인 것이라고 해야 맞겠습니다.

    성관계를 둘러싸고 어투가 바뀐다는 것이 참 우습군요.

    아, 그리고 번역물의 경우라면 원작의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꾸어놓을 수 있습니다.
    원작자가 알면 어이없어 할 일이죠. (한국어를 몰라서 확인할 수가 없겠지만요.)
  • 새싹 2007/04/09 [22:47] 수정 | 삭제
  • 계속 말씀하신 것처럼 논지는 번역가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기사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이로군요. 위에서 지적한 것과 같은 표현이 등장했을 때 그 책임이 전적으로 번역가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시면서요. 저는 김승환씨가 문제제기하는 방식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타당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 분이 댓글에 적으신 것처럼, 글을 출판관계자로 바꾸면 또는 더 모호한 표현으로 바꾸는 건 어떨까요? 거기에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을까요? 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중요한 것만큼이나 개인에 대한 문제제기도 간과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전 제목이 그다지 선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자가 여자와 자고 난 후 반말을 하는 일은, 실제로는 모르겠습니다만 널리 재현되고 있습니다. 그 재현방식에 물음표를 붙여 의문시하는 기사의 제목이 성상품화와 연결된다는 논리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공개수배'란 말이 지적된 번역가들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기 것이 아니라, 코너의 설정에 맞추어 쓰인 것이란 점은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공개수배'라는 표현의 윤리성 문제는 이 기사의 표현 하나만을 갖고 검토할 것이 아니라, 이 코너의 성격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렇다고 여기서 제가 그 문제에 대해 뭔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 관찰자 2007/04/09 [22:14] 수정 | 삭제
  • 모든 번역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남녀 사이에서 남자가 반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보통 남자가 여자보다 나이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죠. 한국어는 대개 연장자가 반말을 하는 편이니 번역에서 반영된다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식의 어법이 늘 좋다는 것은 아니고 간혹 여자의 나이가 많아도 남자가 반말을 하는 번역이 보이기도 하니 문제가 있긴 합니다.
    그런데 이걸 모두 번역가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습니다. 교정이나 편집을 보는 사람도 따로 있고 연극의 경우는 연출자나 배우도 있을 테니 받아들여질 수 없다면 고쳤겠죠. 기사의 의도가 꼭 그렇진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마지막 줄만 보면 아래의 번역가 분한테는 번역가만 잘못이 있다고 몰아세우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군요.
  • 김승환 2007/04/09 [21:13] 수정 | 삭제
  • '번역자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적 없이 없는데도 근거 박약의 비논리적 반론이 여지없이 올라오는군요.

    물타기식으로 저의 논지를 흐리거나 오도 및 호도하는 우를 범하지 마십시오.


    예컨대, 응급의료 체계 미비로 병원에 응급환자가 늦게 도착하여 사망하였다면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하지, 의사만 탓하고 앉아 있다가는 다음 환자가 또 죽습니다.

    그런데 "환자가 죽었으니 의사를 잡아들이라~~"고 한다면

    당장 유족들의 화풀이는 되겠지만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의사도 시스템의 일부이므로 사건 자체가 안타깝고 부분적인 책임을 느끼지만

    일개 의사가 응급의료 시스템 전체를 바꿀 수 없으며, 따라서 그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전가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의사 공개수배'라는 플랑카드를 동네 입구에 크게 걸어붙여 놓았으니

    문제가 아니되겠습니까? 중세시대 마녀사냥도 꼭 이런 식이었더라지요 아마.

    이건 거창한 논리의 문제도 아니고 상식입니다. 상식. Common Sense는 아시죠?

    이렇게 풀어서 설명을 해드려도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물론 또 있겠지만 그건 할 수 없습니다.

    어딜 가나 A라고 말하면 A'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니까요.


    토시 하나 어투 하나에 대한 평가가 역자에게 바로 돌아오기 때문에

    문장 중의 성차별 문제나 사회적 인식 문제에 대해 가장 민감한 것은 다름 아닌 역자들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매번 그런 문제로 업계 담당자들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식이 부족한 상대방을 대화로 설득하는 일이 하나의 중노동이라는 사실을 매번 뼈저리게 느끼죠.

    그런 점에서는 이 게시판도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군요.

    저는 다만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 것 뿐입니다.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도 문제 제기의 방식이 잘못되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이 기사처럼 말이죠.


    저의 문제 제기에 문제를 제기하시려면 정당한 논리를 먼저 갖추시기 바랍니다.

    문제의 원흉이 된 기자와 제보자의 졸렬한 논리전개 방식에는 매스를 들이대려 하지 않으면서

    기사의 논리적 오류와 비합리, 비현실, 폭력성, 차별성을 지적하는 리플에 대해서는 딴지에 열심인 이유가 궁금하군요.

    그리고 왜 여성주의저널에 올라오는 기사 제목이 노골적이고 선정적이어야 할까요?

    그냥 [번역이 문제다.]라고 하면 안 됩니까?

    굳이 [여자와 자고 나면 반말]이라고 해야 하나요?

    '공개수배'요?

    저는 '일다 기자 '라는 익명 뒤에 비겁하게 숨어있는 기자를 공개수배합니다.

    여성의 성상품화의 선봉에 선 여성주의저널의 '일다 기자'라... 참 가관입니다.

    이처럼 선정적인 기사 제목 자체가 이미 소중한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설마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게다가 일다의 기획 기사라니.. 아이고 두야...

    어쨋든 편집진, 노이즈 마케팅에는 성공하셨네요.

    작금의 풍경을 '우아한 세계'의 송강호가 본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겁니다.

    '아름답다, 아름다워...'


    *이 후로 논리가 없는 댓글에는 대응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A에서 A'를 확대재생산하지 마시고 제목부터 마무리까지 폭력으로 가득한 기사의 비논리, 비현실, 역차별, 역폭력성을 지적하는 논지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어이 없게도 [번역이 문제다]와 [번역가가 문제다]의 차이점을 모르시는 분도 있다고 하니 마지막으로 예를 들어서 아주 간단히 설명 드리고 마무리할까 합니다. [의료가 문제다]와 [의사가 문제다]의 차이와 같습니다.
  • 하나 2007/04/09 [20:52] 수정 | 삭제
  • 이번엔 또 왜 제목을 가지고 트집인지 모르겠네요.
    여자와 자고 나서 남자가 반말 쓰는 번역 때문에 번역이 문제인 것이지, 다짜고짜 번역이 문제다라고 하면 그게 안 좋은 제목 아닌가요?
    번역이 문제다 라고 한다면, 님과 같은 사람은 우물에 독 치기라고 할 것 같은데요? ^^
  • 하나 2007/04/09 [16:36] 수정 | 삭제
  • 아래 번역자 분은 얘기가 참 재밌네요. 번역물에 문제가 있어도 번역자 책임은 아니다 라고 주장하고 싶으신 모양인데, 과연 그렇게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논리적으로 따질 수 있는 분이라면, 출판사나 업계 담당자들에게도 번역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셨을 법도 한데, 아쉽군요.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동의를 하시는 건지도 의아하지만요.
  • 김승환 2007/04/09 [16:17] 수정 | 삭제
  • 설마 제가 코너의 성격을 몰라서 업계의 현실을 장황하게 설명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으시겠지요.

    개인이 일상 속에서 접하는 차별과 폭력을 공론화함에 있어서

    공론화의 기본 요건 중 하나인 팩트를 따지지 않고 어떻게 공론화가 가능한지 의문입니다.

    벌써 다 뜬 기사에 '번역 관계자'라고 어휘만 바꾸면 된다는 경악스러운 발상에는 자부심마저 넘치는군요.

    "뭐, 정말 그렇다면 할 말 없지만요."라고 하셨는데, 그 말은, "아니면 말고"의 이음동의 어절입니다.

    칼로 목을 그어 놓고 반창고라도 던져주는 겁니까?

    리건님은 혹시 정치계에 몸담고 계신가요?


    지레 짐작으로 일관하시면서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시는데 근거없는 자신감은 자만입니다.

    여기서 자만은 자기기만입니다.

    정말이지 제발 우리 사회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분들이 합작하여 만든 기사이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부연설명을 드립니다.

    번역가는 업계에서 상대적 약자이기 때문에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나마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들은 전체의 1%도 되지 않는 스타급 역자들뿐이라고 보시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제 주변에도 책에 역자로 이름 한 번 올리기 위해서 아직도 납작 엎드려서 대역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이름 자체를 넣는 것도 힘든데 업체측에서 내용을 바꾸거나 가감하는 것에 대해서

    꼬치꼬치 따질 수 있겠습니까?

    제가 처음 이름을 올린 책은 나중에 나오고 보니 30% 이상을 마음대로 덜어내고

    편집팀에서 임의로 내용을 만들어 덜어낸 부분을 채워놓았더군요.

    이 사실도 책이 나온 다음 날에야 통보를 받았습니다.

    꽤나 굵직하다는 업체도 그런데 하물며 군소 업체들은 어떻겠습니까?

    일반 독자들이 보는 책들의 상당수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모르죠.

    "바락바락 바꾸라고 할 출판사나 방송사가 있을 거라는 상상은 잘 안 가는데요."
    라고 하셨는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시게 될 터이니, 상상하지 마시고 제발 제 말에 귀를 귀울이십시오.

    바락바락 바꾸라고 안 하고 그냥 일방적으로 바꾸고 차후에 통보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기사는 상상을 바탕으로 하는 소설도,

    개인의 일상과 생각을 적어 내려가는 일기도 되어서는 아니됩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실상 조사도 없이 팩트가 아닌 개인의 사견을 근거로

    상대적 약자에 속하는 한 직업군의 인력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기사를

    지적하는 것이 문제가 되나요?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차별과 폭력을 고발하는 장이라서

    그 이외의 주체들에 대해서는 역차별과 역폭력을 가해도 되는 겁니까?

    게다가 번역가의 7할은 여성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여자와 자고 나면 반말?] 이라는 선정적인 제목과

    [남자가 여자와 자고 나면 일방적으로 반말을 써도 된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번역가들을 공개 수배합니다.]라는 자극적인 문장으로 끝맺음 하고 있는 이 기사야말로

    사회적 차별과 폭력, 그리고 역차별과 역폭력에 대해 모두가 얼마나 무지한가를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런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제보자분과 기자분, 그리고 편집장되시는 분 모두 각성하시기 바랍니다.

    이 코너의 성격부터 파악하셔야 할 분들은 바로 당신들입니다.



    *************아래는 리건님께서 앞서 올리신 글 전문입니다.**************

    저는 이 기사를 제보한 당사자입니다. 이 코너의 성격은 맨 위의 설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개인이 일상 속에서 접하는 차별과 폭력을 공론화하자는 것이지요. 개인적인 경험을 사회화하는 것이 초점이지, '팩트'를 따지는 것은 일단 아니라는 겁니다. 정 번역가만 탓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번역 관계자'라고 하면 되지요?

    김승환씨가 성의있는 답글을 써주신 것은 좋게 생각해요. 번역가들만의 책임은 물론 아니겠지요. 그렇다고 번역가의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종종 원서와 번역서를 둘 다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도저히 출판사의 개입으로만 생각할 수 없고) 분명 번역가가 남자 반말-여자 존댓말로 번역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출판사가 그런 구태의연한 말투로 바꾸려고 한다면 번역가가 자기 목소리는 전혀 못 냅니까? 번역자가 '여기서는 서로 반말, 또는 서로 존댓말을 써야 더 자연스럽고 원문에 가까운 번역이 됩니다'라고 했을 때 바락바락 바꾸라고 할 출판사나 방송사가 있을 거라는 상상은 잘 안 가는데요.... (뭐, 정말 그렇다면 할 말 없지만요.)
  • 2007/04/09 [11:40] 수정 | 삭제
  • 상징적이다.
    왜냐면 자고나면 성격이 완전히 변하는 남자들이 있기 때문.
    매체를 통해서 그런 걸 정당화시키면 곤란하지..
    게다가 번역물들까지 그런 식이라면 그건 왜곡에 해당한다고 본다.
  • Pie 2007/04/09 [03:49] 수정 | 삭제
  • 우리 사회에서 남녀 간에 권력관계가 심각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겠죠.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관계들도 많이 있지만-
    원작에선 절대로 그런 관계가 아님에도 (태도가)
    한국에서 번역본으로 전달될 땐 남자는 반말, 여자는 존대말하는 관계로 바뀌어져버리는 것.
    -남성우월적인 이데올로기를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주입시키는 것이죠.
    분명,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yanhu 2007/04/09 [02:21] 수정 | 삭제
  • 아직도 저런 번역을 하고 있다니.. 언제쯤 변할런지.
  • 소설가 2007/04/09 [01:32] 수정 | 삭제
  • 쓰레기같은 기준으로 '그들'만의 의견을 '팩트'와도 무관하게 이렇게 웹상으로 보아야하는 현실이 개탄스럽습니다. 이런 페미 저널들이 여성부의 지원을 받는다죠. 여성부의 이른바 [남성의식화개선사업] 10억원이 참 아깝습니다.

    공개수배를 해요? 당신들 얼굴이나 떳떳하게 까시고..국세 지원받지 말고 스스로 돈벌어보시길..
  • 리건 2007/04/08 [23:34] 수정 | 삭제
  • 저는 이 기사를 제보한 당사자입니다. 이 코너의 성격은 맨 위의 설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개인이 일상 속에서 접하는 차별과 폭력을 공론화하자는 것이지요. 개인적인 경험을 사회화하는 것이 초점이지, '팩트'를 따지는 것은 일단 아니라는 겁니다. 정 번역가만 탓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번역 관계자'라고 하면 되지요?

    김승환씨가 성의있는 답글을 써주신 것은 좋게 생각해요. 번역가들만의 책임은 물론 아니겠지요. 그렇다고 번역가의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종종 원서와 번역서를 둘 다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도저히 출판사의 개입으로만 생각할 수 없고) 분명 번역가가 남자 반말-여자 존댓말로 번역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출판사가 그런 구태의연한 말투로 바꾸려고 한다면 번역가가 자기 목소리는 전혀 못 냅니까? 번역자가 '여기서는 서로 반말, 또는 서로 존댓말을 써야 더 자연스럽고 원문에 가까운 번역이 됩니다'라고 했을 때 바락바락 바꾸라고 할 출판사나 방송사가 있을 거라는 상상은 잘 안 가는데요.... (뭐, 정말 그렇다면 할 말 없지만요.)
  • 김승환 2007/04/08 [20:05] 수정 | 삭제
  • 안녕하세요. 저는 출판번역가 김승환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출판번역에 몸담고 있지만 과거 영상번역 경력도 있고

    현재도 영상번역인들과 업무상 회동이 잦기 때문에 업계의 현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은 동전의 앞면만 보고 뒷면의 그림까지 상상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어서 몇 말씀 올립니다.

    번역이라는 분야, 작업에 대해 기자가 얼마나 무지하고 편협하며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제가 다 낯이 뜨겁습니다.

    방송으로 나가거나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상물 번역, 또는 출판물로 나오는 번역물들은

    모두 중간 역할을 하는 영상 배급사나 출판사의 손질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손질을 하는 이들은 십중 팔구 번역가가 아닙니다.

    해당 외국어나 외국 문물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경우도 부지기수이지요.

    즉, 우리나라의 유교적인 사고방식을 그대로 간직한 분들이 더 많고

    회사측에서도 외국어보다는 국어분야 전공자들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게다가 이런 손질 업무는 보통 여성분들이 많이 하지요.

    영상배급사나 출판사 10곳에 전화를 해보면 7곳 이상은 아마 여직원이 해당 업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번역가들은 해외에 장기간 체류 경험이나 오랜 외국어 학습을 통해서

    문화적으로 중간자적인 성향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프리랜서 방식의 업무가 가능한 번역 분야의 특성 상,

    전체 번역가의 7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따라서 기자께서 올리신 상황은 일부이든 특정 번역가이든, 번역가에게

    일방적으로 화살을 돌리기에는 큰 무리가 있습니다.

    실제로 번역가의 문체가 그대로 대중에게 전달되는 경우는 아마 전체의 1%도 되지 않을 것입니다.

    심지어 중간 손질을 하는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70-80%의 내용이 완전히 바뀌기도 합니다.

    출판물의 경우, 베스트셀러 중 상당수가 원서에는 없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이런 현실은 최근에 불거진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에 대한 신문기사만 읽어봐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입니다.

    그런데 번역물에서 대중이 보는 한국인의 이름은 번역가나 감수자의 이름뿐이죠.

    일반인이라면 내막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여성주의저널을 표방하는 일다의 기자씩이나 되는 분이 왜곡된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특정 분야의 인력, 또는 특정 성을 매도하는 기사를 대중에게 전파한다면

    사회적인 '해악'을 저지르고 있는 셈입니다.

    기사는 감정이나 개인적인 의견을 배제해야 그 역할과 의미에 충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분야의 상황과 현실을 모두 알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의 조사나 인터뷰만으로도 알 수 있는 정보는 넘쳐납니다.

    자고로 기자는 부지런해야 합니다.

    발로 뛰지 않고 상상력으로 쓰는 글은 기사라고 하지 않고 소설이라고 하지요.

    아니, 소설도 배경지식을 위해서는 무수한 발품이 필요합니다.

    기자의 게으름이 잔뜩 배어 있는 이런 기사는 앞으로 보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 독자 2007/04/08 [14:51] 수정 | 삭제
  • 그런 경우를 영화같은 데선 진짜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근데 실제로 남자들이 그러나요? 그런 남자들이 있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없는데도 번역을 그렇게 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말이죠.
    영화에서만 봐도 재수인데 실제로 그러면 얼마나 끔찍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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