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카쇼무라 핵처리공장에선 어떤 일이
시험가동 개시, 광범위한 방사능 유출
아카이시 치에코 外 | 입력 : 2007/05/11 [03:18]
<일본 정부는 현재 막대한 양의 플라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로카쇼무라 핵 재처리 공장을 시험가동 중이다. 이에 한반도 非핵화를 주장해온 한일 평화단체들은 ‘로카쇼무라 핵 재처리 공장 가동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해왔다.
한국에선 작년 12월, 67개 단체와 121명의 교수들이 성명을 내고, “로카쇼무라 핵 재처리 공장의 가동은 세계적인 핵확산 저지와 핵군축 노력에 역행”한다면서, “인근 동북아 국가들 사이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로카쇼무라 핵 재처리 공장이 환경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사능에 오염된 기체와 폐수를 대기와 바다로 그대로 배출하게 됨에 따라 로카쇼무라 주변 지역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에 핵 오염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일본의 평화단체들은 일본정부를 상대로 ‘가동 계획 철회’를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 로카쇼무라 핵 재처리 공장은 시험가동을 거쳐 올 11월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에 있다.
필자 아카이시 치에코, 오오츠카 아이코, 다케우치 아야, 세 사람은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여성주의 매체 <페민>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편집자주>
로카쇼무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어업과 낙농을 주로 해 온 마을이었던 아오모리현의 로카쇼무라. 지금 로카쇼무라에는 사고가 났을 경우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몇 백배의 피해가 초래될 수 있는 규모의 핵연료 재처리 공장이 들어서서 작년 3월부터 시험 가동을 개시했다.
최악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재처리 공장에서는 벌써부터 매일 대량의 방사능이 배출되고 있으며 시험 가동 중에도 노동자들의 피폭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올 11월 가동이 예정되어 있는 핵 재처리 공장이 무엇이며,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로카쇼무라의 핵 재처리 공장은 일본 원자력 연료 주식회사(Japan Nuclear Fuel Limited)가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일본 55곳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운반하여 저장한 후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추출하는 공장이다. 재처리 공장은 하루에 원자력발전소 1년 분의 방사능을 바다와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
로카쇼무라의 핵 재처리 공장에서 배출되는 방사능은 먹거리를 통해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온다. 재처리 공장은 방사능을 대기와 바다에 방출해내고 있다. 공장에서 1.8km 되는 방출 관을 사용해 방사성 폐액을 바다 깊숙이 흘려 보낸다.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방사능
이에 대해 일본 원자력 연료 주식회사 측은 “방사성 폐액은 대량의 바닷물이 희석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은 인근 어장에서 잡을 수 있는 패류와 미역 등 해조류에 부착되어, 그것을 물고기가 먹으면 농축된다. 일례로 연어의 경우 농축 도는 무려 100배다. 한편, 내륙에서는 대기 중에 방출되는 방사능과 바다에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이 중첩되어 야채와 쌀, 우유 등을 오염시킨다.
생물 농축(biological concentration)이란, 어떤 물질이 연쇄 과정을 통해 농축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정어리는 엄청난 수의 플랑크톤을 먹는다. 오징어는 많은 수의 정어리를 먹고, 사람은 많은 수의 오징어를 먹는다. 만약 최초의 플랑크톤이 오염되어 있었다면, 먹이사슬에서 위로 가면 갈수록 유해물질의 양이 굉장히 많아져서, 결국 사람은 엄청난 양의 오염물질을 먹이를 통해 흡수하게 된다.
즉, 플랑크톤의 경우 미량으로 오염되어 있다 하더라도, 정어리, 오징어, 사람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사람의 몸으로 들어오는 단계가 되면 유해물질의 축적은 고농도가 된다. 1964년부터 가동된 핵 재처리 공장이 있는 영국 근해의 생선은 생물 농축의 결과 일본 산에 비해 1000배 이상의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다.
일본 정부와 일본 원자력 연료 주식회사는 핵 재처리 공장이 “안전하다”라고 재차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방사능이 생물에 농축되는 점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생산자의 생활을 지키고, 안전한 먹거리를 찾기 위해 지금이라도 원자력 발전을 중단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위해 위험 무릅쓰나’ 비판의 목소리들
2002년 핵 재처리 시설을 막아내자는 일본전국네트워크가 ‘재처리 공장에서 방사능을 포함한 폐액이 어디까지 흐르는 것인지’ 조사하기 위해 방출구로 예정된 해수구역에서 1만 장의 엽서를 방류했다. 이들 엽서가 해류에 타고 움직인 경로를 확인해 본 결과, 북쪽으로는 북해도, 남쪽으로는 동경 인근 지역까지 방류가 확인됐다. 방사능은 해류를 타고 동경지역까지 올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다.
지난 3월 17일 “STOP! 로카쇼무라 재처리 공장”이라는 주제로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는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씨도 참가해 “위험을 알면서 모른 척 할 수는 없다. 물에 빠진 사람을 버리는 것과 같은 일이다”라고 말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또한 ‘핵연료사이클 저지’ 소송에서 당사자인 야마모토씨는 “전력의 30%를 원자력발전소가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소를 멈춘다면 전력 부족이 일어난다고 전력회사는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극단적으로 전력 사용이 느는 것은 한여름의 몇 일 오후시간 대의 몇 시간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야카모토씨는 “전력은 남아돌고 있다. 화력발전소나 수력발전소를 가동시키지 않고 원자력발전 가동을 우선시 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이 멈추지 않는 것은 대기업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일갈했다.
지역 경제에 도움된다? 거짓으로 드러나
이 소송의 변호사인 아사이시씨는 “로카쇼무라가 위치한 아오모리현에서는 지역 경제를 부흥시킨다면서 1985년부터 ‘핵연료사이클’ 시설을 유치하려 했다. 2조엔(약16조원)에 이르는 돈이 대기업에 투자됐지만, 아오모리현은 지금도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방 그대로다.”라고 지적했다.
아사이시 변호사는 또 “F16전투기가 배치된 미군 미사와 기지도 인접해 있는 등, 상식적으로 핵연료 시설을 짓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유전학자 이시카와씨 역시 “인공방사능에는 비록 저선량(low dose)이라 하더라도 미생물, 동식물 유전자의 변동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다. 자연방사선 이하 수준이니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은 틀린 얘기다. 왜냐하면 원자로에서 생기는 인공방사능과 자연계에 있는 방사능은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시키와씨는 “일본이 언제든 핵 무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재처리 공장을 가동하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페민 제공, 조이승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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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만 2011/03/24 [20:28] 수정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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