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여성들,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여성사전시관 <이걸로 밥벌이를 계속할 수 있을까?>展

이충열 | 기사입력 2010/07/22 [11:41]

꿈꾸는 여성들,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여성사전시관 <이걸로 밥벌이를 계속할 수 있을까?>展

이충열 | 입력 : 2010/07/22 [11:41]
전시장 입구부터 흥겨운 노래 가락과 그림이 관객을 반긴다. 오선지를 따라 사뿐사뿐 걸어 들어가다 보면 어느새 알록달록 글씨가 가슴을 무겁게 내리 누른다.
 
▲ 안윤민, <2030 노동요>
 
"라식하고 교정하고
 어학연수 갔다오고
 스팩쌓고 알바하고 이곳저곳 원서쓰고
 잘난 줄 알았는데 난 그냥 들러리-"

  
"미대 나와 보험회사 계약직
 음대 나와 쇼핑몰 알바-
 큰 돈 들여 대학 갔더니
 난 누구 여긴 어디"

  
뭔가, 멈칫.
발걸음을 붙잡는다, 가슴이 가만히 내려앉는다, 너무나도 적나라한 우리들의 현실. (안윤민, <2030 노동요> )
 
 
▲ 다제이.    
 
 
한 벽 가득 채울 수 있는 아르바이트 목록들. 치열하게 살아 온, 현재까지도 그리 살고 있는,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 그러할 우리 시대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다제이) 
 
▲ 전지, <외치는 현수막>
하지만 그러한 현실에 좌절과 한탄이 필수는 아니다. 나의 욕구와 요구를 당당히 외치라고, 외쳐도 된다고 부추긴다. (전지, <외치는 현수막>) 
 
밥벌이를 향한 치열한 노동의 현장을 뒤로 하고, 다른 여성들을 찾아 소통하며 서로의 꿈을 보듬어 주는 여행의 기록을 통해 삶과 꿈을 함께 품어내려는 동시대 여성들을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고, 또 다른 ‘기쁨의 의무를 다한 나에게 엽서 보내기’ 할 수 있다. (달다, <기쁨의 의무를 다한 나에게 엽서보내기>) 

▲ 달다, <기쁨의 의무를 다한 나에게 엽서보내기>  
 
고개를 돌리면 현재의 삶과 고민을 담은 커다란 만화가 말을 걸며(전지, <만화로 그린- 82년 개띠가 살아가는 법  ‘끙’>) 작가의 작업실로 초대한다. 

▲ 전지, <만화로 그린- 82년 개띠가 살아가는 법 '끙'>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과의 대화’라며 말을 건네는 시와의 시를 읊는 듯 산책을 하는 듯 편안한 노래 소리를 들으며 나지막한 플라스틱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나도 모르게 노동의 역사를 고백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박접골, <손바닥 노동 이야기>)
 
▲ 박접골, <손바닥 노동 이야기>  
“그래, 나 정말 수고했어.”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꿈꾸는 것.
 
“이걸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
 
시작부터, 아니 시작을 망설이게 했던 그 질문을 전시장에서 다시 만난다.
 
현재까지 유효한, 하지만 밀어놓고 싶은 이 질문, 이걸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
 
꿈과 밥벌이를 바꾸어야 하는, 꿈과 밥벌이 중에 선택을 해야 하는 이 땅의 여성들에게, 아니 모든 사람에게 이 질문은 하나의 시작을 열어 줄 수 있다.
 
20~30대, 청년여성들의 브레인스토밍展 ‘이걸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는 브레인스토밍展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리되고 결론 내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서 관객의 자리가 더욱 크게 마련되어 있고 더 많은 배려가 있으며 관객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그 재밌는 프로그램을 놓친 것은 너무나 아쉽지만, 실망하지 말고 반드시 직접 놀러갈 것!
 
관객을 절대 소외시키지 않는, 관객과의 소통 의지가 활짝 열린 형태로 드러나는 이 전시는  반응이 좋아 다행히도 전시 기간을 늘렸다고 한다. 전시는 8월 13일까지, 여성사미술관(1호선 대방역 3번 출구, 여성플라자 내 위치)에서 진행된다.
 
*여성사미술관 홈페이지: eherstory.mogef.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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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mgreen 2010/10/19 [01:54] 수정 | 삭제
  • 와!꼭 가볼래요~
  • grace 2010/07/24 [22:50] 수정 | 삭제
  • 얼핏 봐도 절절이 와닿는 문구들이 참.. 가슴에 내려 앉네요.
    아이 딸리고 혼자 된 여성들은 자식이랑 먹고 살기 힘들죠.
    누군가 그러데요. 돈벌기 힘들어서 재혼자리 찾는다고.
    직장을 갖는다고 해도 소규모 직장 일수록 상사의 성희롱과 말놓기 일쑤고
    좀 편한 곳이면 먹고 살자니 가만히 있는데요.
  • 새벽날개 2010/07/22 [21:04] 수정 | 삭제
  • 밥벌이가 별거입니까?모든것은 지나간다잖아요?음악도 미술도 우리들의 삶의 한자리이니 이런 전시회를 통해서 사회를 향해 내뱉을 모든 말들을 외쳐보죠.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한둘이 아니니 함께 나누고 풀어가며 결국에 마음끼리 소통하는 길도 열고 삶을 하나하나 채워가소서.
  • 호이 2010/07/22 [18:37] 수정 | 삭제
  • 와! 재밌겠네요. 비록 내용은 서글프겠지만ㅜㅜ 역동적인 전시가 즐거워보이게 만드네요. 기자님 말슴대로 반드시 실망하지 말고 직접 놀러가 현실 체험하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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