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훼손에 반발해 문경란, 유남영 전 상임위원 두 명이 사퇴하면서 촉발된 국가인권위 사태는 현병철 위원장의 입장발표에 이은 ‘버티기’로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25일 현병철 위원장 사퇴촉구 촛불문화제에 모인 인권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성명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되던 당시의 이렇게 의미를 되새겼다. “오랜 기간 숱한 국가권력의 횡포를 맛보았던 한국 사회에 국가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하고, 국민의 인권을 지켜줄 기구가 생김으로서 국민들에게 인권이 신장되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확연한 꿈을 만들어 주었다.” 참석자들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단체들의 오랜 노력과 투쟁의 산물일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오랫동안 애써온 민주화 투쟁의 산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촛불문화제에 함께 참석한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가인권위는 개념자체가 국가로부터 독립된 기구여야 한다”며 특히 “실정법에 얽매이지 말고 선진적인 인권개념과 인권의식도 도입해 인권을 신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그 역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인권연구소‘창’의 류은숙 활동가는 “요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찌질한 인생’, ‘잉여’라고 지칭한다”며 “인간은 귀하다”라는 기본적인 명제가 회의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류 활동가는 “이러한 상황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인권위의 역할이 더 중요한 시점”에서 인권위를 책임지는 사람이 “임무를 방기하고 자기들 뜻대로 장기나 두고 있다”고 개탄했다.
정 활동가는 단체에 “(동성애자 차별과 관련된) 사건이 접수돼도 이걸 인권위에 진정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인권위법에 성적지향에 의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것을 명시하고 있지만, 위원장이 의견서 제출조차 꺼리는 상황” 속에서 인권위에 대한 신뢰를 가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 연평도 포격으로 남한 사회는 충격에 빠져있다. 언론과 정치권이 나서서 공포감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에서 민간인 사찰 문제 등 중요한 인권현안은 더욱 소외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이 더 중요해져야 할 때이기 때문에, 표류하고 있는 인권위의 정상화는 더욱 시급한 일로 다가온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회복과 정상화를 요구하는 인권시민단체들은 현병철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이 책임 있는 목소리로 화답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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