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 구한다고 온 나라를 뒤지다시피 했는데”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26화

김담 | 기사입력 2013/12/14 [13:10]

“그 아이 구한다고 온 나라를 뒤지다시피 했는데”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26화

김담 | 입력 : 2013/12/14 [13:10]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 ‘씨받이’라고 불렸던 대리모 소향의 일대기가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마루의 인기척에 무당이 방문을 열어젖히고 대포아지매는 일어서서 상을 받아들이며 작은댁의 얼굴을 보고 한마디 한다.
-우짜까예? 앉아서 상을 다 받고-
미안하다는 말이다.


-아이라예! 케도 손님인데. 미리 알았더라민 반찬이라도 할낀데. 그냥 우리 묵는 대로 차릿심더. 마이 잡수이소예!-
제법 생긴 것과는 다르게 용심이라곤 없이 살갑게 하는 대답이다.


네 여인이 둘러앉아 밥을 먹는다.
소향은 고픈 배를 채우느라 밥그릇에 겉절이 채소를 얻고 된장을 퍼부어 그릇째 들고 입에 퍼 넣는다. 대포아지매는 밥상의 관상을 본다. 비록 갑작스럽게 차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한여름 채우기 힘든 상을 가지가지 절임과 무침으로 심지어 자반도 두 마리 올라와있고 무엇보다도 하얗게 소복하게 올라와있는 쌀밥에는 그저 셀 수 있을 정도의 보리가 섞여있는 것이 부잣집을 표하는 것이렷다.


무당도 배는 고플 텐데 밥상이 물려지면 일어날 뭉텅 지전에 마음이 쏠려 고등어 꼬리에 젓가락을 깨작거릴 뿐 허둥대고 먹는 모습이 아니고 큰아지매는 그저 숟가락을 물그릇에 넣었다 뺐다 하면서 먹는 둥 마는 둥이다.


-그래도 대갓집인데. 살림을 저 아지매 혼자 합니꺼?-
된장을 한술 떠서 입에 넣으면서 대포아지매가 하는 말이다.


-종손이라고는 해도 식솔이 단출해서 큰 살림은 아닙니다. 동서가 부지런하고 또 저도 보태고 하니 살림은 그냥저냥 꾸려갑니다-
입을 닫고 오물거리며 밥알을 씹는 것이 먹을 복이라곤 전혀 보이지도 않는데 어떻게 부잣집 마나님이 되었을까 싶은 대포아지매의 생각이다.


입 밖으로 흐르는 밥알을 떠받칠 양 한 손을 턱밑에 받치고 먹던 무당이 입속의 밥을 씹으며
-아아들 어마는 분가 시킨다 안켔심니꺼?-
눈을 큰아지매를 향해 고정시킨 채 묻는다.
-분가는 벌써 했습니다. 달포나 됐지요. 담 넘어 별채를 고쳐서-
-칸데? 부엌살림은 여서 합니꺼?-
여전히 눈은 큰아지매를 보고 있는 무당이다.

 

분가니 살림이니 하는 말을 들은 대포아지매의 귀가 벌떡 선다. 모양새로 보아 대갓집 마나님이 부엌을 들락거릴 것 같지는 않고 방금 전에 본 그 아낙은 분가를 했다고? 그럼? 소향을 이집 부엌데기 삼아 데려왔단 말인가? 갑자기 밥맛이 소태같이 느껴지는 대포아지매지만 옆에 있는 소향은 입속에 밥 퍼넣기에 바쁘다.


-그 아지매가 분가를 했다민사. 카면. 이 큰 살림을 누가 할낍니꺼?-
숟가락을 상 위에 놓고 묻는 대포아지매의 말이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들은 큰아지매의 눈은 대포아지매를 응시하고 대답한다.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살림살이는 나하고 동서하고 할 것이니-
다시 내키지 않는 숟가락질로 팔을 옮기는 큰아지매다.



논을 주고 밭을 주고 집을 고쳐주고 분가를 시켜준다는 장단에 신명 난 광수에미의 생각과는 달리 큰아지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어쩌면 아래채 방을 비워달라고 한 것 외에는 달리 변한 게 없다. 막상 그렇게 광수네가 담 너머로 잠자리를 옮겼지만 실상 큰아지매도 고민이 아니 되는 것은 아니다. 그 험한 입을 막아내면서 소향에게 씨앗노릇을 어떻게 시킬 것이며 분가라고 말을 해놓고 또 어떻게 부엌살림을 계속 시킬 것인지 사실 무슨 또렷한 대책이 서있는 것은 아니었다. 까짓 논이고 밭이고야 떼 주면 되지만 그래도 만만한 동서에게 살림을 맡기는 것이 따로 허드렛일 할 여자 하나 들이는 것 보다는 훨씬 마음이 편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까지야 서로 말은 나누지 않았어도 광수에미 역시 부엌에서 밥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그저 동서가 대책을 내 놓을 때까지 이제나 저제나 하고 있고, 큰아지매 역시 달포간 계속 궁리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동상이몽이 따로 없다. 광수가 이집의 종손이 되어 장차 모든 살림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작 손바닥만한 땅을 준다 해도 군말 없이 속으로 쾌지나 노래를 부르는 작은댁과는 달리 따로 영감씨앗을 내려 자기가 못한 종부노릇을 하겠다는 큰아지매의 생각 그리고 계속해서 광수에미를 부엌에서 부리겠다는 속셈은 결코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을 큰아지매는 알고 있다.


그것이 요 며칠간 큰아지매의 머리를 어지럽게 하지만 속으로는 저것 정도야 내가 다스릴 수 있지 하는 그저 막연한 자신감뿐이다.

제일 먼저 소향이 허리를 뒤로 제치며 밥상을 물리고 연이어 모두 숟가락을 놓자 대포아지매가 벌떡 일어나 상을 들고, 소향이 문을 열고 둘이 같이 마루로 나간다. 상을 부엌까지 내오는 대포아지매를 보고 부엌 바닥에서 두 아들과 저녁을 때우던 작은아지매가 일어서서 상을 받으려한다.

 

-내가 내오민 되는데 모하러 들고 나오십니꺼?-
-언지예. 밥상 받은 것도 미안쿠만. 앉아서 물리다이 말이 됩니꺼?-
대포아지매의 공손한 대답이 작은아지매의 귀에 편안하게 들린다.


-오데서 오싰습니꺼?-
-삼천포라예. 아실라나? 여서 멉니더-
대포아지매는 대답은 건성으로 하면서 부엌을 둘러본다. 안방의 살림이나 집의 위용이나 가마솥이 네 개나 걸린 부엌의 크기가 과히 부잣집은 부잣집이구나 하고 생각한다.


부엌문에 고개를 들이민 소향도 부엌 안을 훑어보다가 작은아지매하고 눈을 마주치자 고개를 꾸벅 숙여 소리 없는 인사를 건네자 작은아지매는 나직한 소리로
-들어 온나. 밥은 마이 무웃나?-
손짓하며 궁금한 물음을 풀어보려는 속내다.


-정기가 시원하네요. 방안도 더운 줄 모리겠더만. 집을 아주 잘 지으셨네-
대포아지매가 몸을 돌려 부엌을 나가면서 중얼거리고 소향은 아직 부엌 밖에서 서있다. 행여라도 소향이 무슨 엉뚱한 대답이라도 할 것이 염려되는 대포아지매는 부엌 밖을 나서자 마자 소향의 손을 잡고 마당으로 걸어 나가 장독대며 헛간이며 아래채를 휘휘 둘러본다.



-마님. 지가 오늘 밤새라도 바쁜 일이 있어서 길을 나서야 하는데. 자들은 따로 낼 아침에 가더라도. 지가 좀 바쁜 일이 있어서-
빨리 거래를 마치자는 무당의 채근이다.


큰아지매는 집안에 아직 광수에미가 있는데 그런 일을 늘어놓고 싶지 않은 마음이라
-이따가 동서가 집에 간 뒤에 얘기 나누지요. 그리고 저 아래채에 방을 비워두었답니다. 주무시려면 큰방이라 그기서 주무셔도 되고-
자고 가든지 그냥 가든지 맘대로 하라는 뜻이다.


오랜만에 상주에 온 무당은 그저 돈이 고쟁이 속에 들어오는 대로 훨훨 날라 신덕에 나가서 홀애비하고 하룻밤 묵어볼 요량이다. 돈만 거머쥐면 그 뒤에 무슨 사단이 나든지 말든지 무당은 여자들만 복닥거리는 숨통 막히는 이집보다 홀애비가 사는 아래채 초당방이 훨씬 편한 것이다.


-안 그래도 그기 낫겠심더. 객식구가 들을 수도 있으이-
재촉한 것이 겸연쩍은지라 얼버무리는 무당의 말끝에 큰아지매는 부채를 들고 얼굴에 부치며
-객식구는 아닙니다. 동서지간이니. 그래도 아직 모르는 일이라 모르게 하자는 거지요-
자기가 건성으로 내뱉은 말에 꼬장꼬장하게 토를 달아 고쳐대는 큰아지매가 무당은 슬그머니 밉게 보인다. 그래도 그렇지! 일이 막판에 왔는데. 그깟 해로운 소리 한마디 들었다고 일을 어긋나게 할 수 없는 것. 그냥 못들은 척 지나가자고 무당은 작정한다.


-행님. 낼 샘 친다꼬 하는데. 우째야 됩니꺼?-
광수에미가 마루 밑에서 묻는 말이다.


-아, 첨도 아닌데 뭘 묻고 자시고 하나? 늘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앉은 채로 고개만 내밀고 말하는 큰아지매다.


음력 칠월의 마을의 행사 중의 행사다.


마을 중앙부에 위치한 샘은 깊기도 깊을 뿐만 아니라 그 물맛이 또한 인근 어느 샘보다 청량한지라 일 년에 한 번 바쁜 농사철 틈을 이용하여 대대적으로 청소하는 것이다. 장정 서넛이 함께 들어갈 정도로 큰 샘이다. 밧줄을 걸어 사람이 매달린 채 돌벽을 씻어 이끼나 잡풀을 걷어내고 물밑까지 휘저어 일 년 내내 가라앉은 찌꺼기를 동이로 퍼 올리는 일은 우물을 생명처럼 생각하는 마을사람들에게는 큰 행사로 여기지 않을 수 없고 또 매년 그 일을 마을의 대가인 함녕김씨 종가에서 주선하니 점심이나 참을 준비하는 것이다.


-알았심더! 그라모. 낼 아침에 야들 아바이보고 장보와라 하지예. 행님, 지는 갈랍니더-
집을 나서려던 광수에미는 뒷단을 둘러보고 나오는 대포아지매와 소향을 보고 도대체 누가 자기가 하던 살림을 이어갈지 물어라도 보고 싶어서 어물쩍거리며 발걸음을 늦추는데 둘은 그냥 신을 벗고 마루로 올라서서 안방으로 들어간다.


덩그러니 남겨진 자신이 조금은 어색해지던 작은 아지매는 집으로 가던 발걸음을 되돌려 아직 해가 남아있어서 아낙들이 모여 땀에 전 빨래를 하고 있을 마을 끝에 있는 빨래터로 간다. 입이 근질거리는 참이다.


-오신다고 해서 아래채에 방을 치워놓았습니다. 마구 옆방이 아니고 웃방입니다-
대포아지매를 보고 제법 엷은 미소까지 띄우며 말하는 큰아지매의 태도는 예우를 갖추고 있는 태도다.


광수에미의 간다는 소리를 들은 무당은 마침 소향과 대포아지매까지 방안에 들어오고 때는 이때다 싶어서 오금저리는 소릴 꺼낸다.
-지는 갈 길도 있고 하이께네. 마님, 야들도 있는 자리에서. 말씸하지예-


말꼬리를 흐려가며 큰아지매의 눈치를 재촉한다. 그래, 말 많은 동서도 갔고 영감도 들어오기 전이고 알맞은 때다 싶은 큰아지매가 입을 연다.
-소향아. 너는 아주머니하고 잠깐만 아래채에 가 있거라. 내가 보살님하고 먼저 나눌 말이 있다. 아주머니도 잠시 허리 피고 좀 쉬시는 게 안 좋겠습니까?-


대포아지매도 그저 어색하기 짝이 없는 방안의 공기를 마시는 것 보다는 차라리 그게 훨씬 나을 것이라
-그라모예~ 말씸 나누이소. 지들은 나가 있겠심더-
하면서 육중한 엉덩이를 들어 올리고 소향의 손을 잡아끌고 나간다.


목돈 생각에 마음이 가마솥에 볶는 콩처럼 통통 튀는 무당은 애써 태연함을 꾸며보며 다시 앉은 자세를 고친다.
-오랜만에 오는 경상도 길이라. 여기저기서 이미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는 참이라. 지가 아까 말씸드린 깁니더-
재촉한 것을 변명하는 것이다.


-그러시겠지요. 저도 조용하게 말씀드리려고 기다린 것입니다-
부채를 부쳐가며 입을 열긴 열었지만 큰아지매는 다음 말을 준비하느라 잠시 뜸을 들인다.


그동안 소향의 일로 인해 무당과 거래를 엮긴 엮었지만 딱히 금액이나 보수를 서로 정해 놓지는 않았던 터라 무리 없이 그리고 소리 없이 무당과 흥정을 마무리하고 싶은 큰아지매다.


-저는 보살님의 모든 것을 믿고 일을 여기까지 밀고 왔습니다. 보살님의 말씀이 저 아이가 제가 바라는 아들상도 있다하시고 또 집안이나 근본도 그만그만하다고 하셨으니 제가 다 믿고 보살님이 수고하신 것의 보답으로 오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그 정도면 섭섭하시지는 않을 겁니다-


아니? 논 한 마지기면 상답으로 치면 시세로 팔만 원도 하고 두렁이 뱀같이 꾸불거리는 천수답도 적어도 육만 원은 할 건데 오만 원이라니? 그동안 한 마지기라는 막연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속셈을 이미 마친 무당은 큰아지매의 오만 원이라는 말에 눈꼬리를 치켜 올리며
-아니? 아지매! 이건 말이 틀리지 않심니꺼? 내가 여꺼정 발걸음 몇 번이나 했는데. 그라고 대갓집 행핀을 살피서 그 맞는 아를 구한다꼬 온 나라를 다 뒤지다시피 했는데, 오만 원이라이, 말이 됩니꺼?-


어느새 마님에서 아지매로 바뀌고 지가에서 내가로 말이 바뀐 무당은 푸르뎅뎅한 얼굴에 올빼미 눈을 올려 부쳐 큰아지매를 쳐다보며 자리를 한 뼘쯤 바짝 당겨 앉는다.



부치던 부채를 조용히 무릎 위에 올려놓고 무당의 모양새를 가만히 보는 큰아지매다. 상대가 기를 올려 대들 때면 제풀에 꺾이도록 기다리는 큰아지매의 특유의 대인방법이다. 큰아지매의 무슨 말이라도 기대하는 무당은 아무 말이 없자 다시 못 기다리겠다는 표정으로
-아지매도 생각해보이소. 우리가 약속한기 있는데, 우째 오늘 말을 바꿉니꺼?-
이제는 손으로 방바닥까지 두드리는 무당이다.


그래도 큰아지매의 입은 열리지 않고 자신만 빤히 쳐다보자 무당은 치마 밑을 들추어 담배주머니를 꺼내들고 담배 한 대를 말아 올린다.
매케한 연기가 좋은 적이 한 번도 없는 큰아지매는 영감도 이 방안에서는 담배를 못 피우게 하지만 지금 돈에 열이 올라있는 무당에게는 벌건 얼굴이 연기에 사라질 것을 기다린다.
연신 푹푹거리며 몇 모금 빨아당긴 무당은 천장을 쳐다보며 화를 삭히느라 연기가 입에서 코에서 심지어 귀에서도 나오는 형상이다.


한참 뜸을 들인 큰아지매가 이제 입을 연다.
-보살님. 약속이라 하셨고 말이 틀리다고 하셨는데. 언제 그런 약속을 했습니까? 제가 드린 말씀은 섭섭지 않게 알아서 한다고만 했고 또 돈 오만 원이면 거의 논이 한 마지기 값입니다. 제 생각에는 보살님이 이것으로 저하고 인연이 끝날 것도 아니고 앞으로 집안에 아들이 태어나도록 치성도 드려주시고 집안 대소사에 난관은 소멸되게 하시고 행은 크고 오래 가게 해주시면 보살님에게 제가 그저 지나치겠습니까? 그뿐만 아니라 우리 종가에서나 마을에 제사도 고사도 많이 있습니다. 제가 들어서 보살님이 그것들을 모시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생각해 보시면 저보고 말이 틀리고 약속이 틀리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지나치십니다-


험한 세상이라 소향이 야반도주라도 하는 날에는 망신살이 뻗칠 일이라 무당도 이리저리 엮어놓고 소향도 그것을 보고 딴생각을 아예 못하게 하려는 큰아지매의 속내다.


천장을 쳐다보며 연기를 내뿜던 무당은 마치 얼어붙은 고드름처럼 움직임이 없고 피우던 담배가 손끝에서 타들어 가는 줄도 모르고 큰아지매의 말을 머릿속에서 헤아려본다.


그래, 내가 정월의 당제라도 모시면 쌀 한가마는 들어올 수 있겠고 또 고사나 제사라도 주관하면 그 또한 만원 한 장은 손에 넣을 수 있는 일, 어디 그뿐이랴? 자신을 영험한 보살로 여기는 이집에 이런 일 저런 일로 발걸음을 끊지 않게 되면 그깟 장날 점이나 사주 보러오는 시골촌부들 몇 푼보다는 훨씬 클 것이 자명한 일.


-아야!-
무당은 꽁초가 손끝을 지져대는 통에 정신이 났다.
담배는 치마에 떨어지고 당황한 무당은 치마를 훌훌 털어냈지만 이미 얇은 백모시 치마에는 콩알만한 검은 구멍이 났다.


큰아지매는 조용히 문갑을 열고 보자기 속에 쌓인 돈다발을 내 놓는다. 이미 생각하고 마련한 돈의 액수임이 틀림없다.
-여기 있습니다. 오만 원입니다. 길이 바쁘시다고 하시니 드립니다만 조심해서 지니도록 하세요-
쌓여있던 돈을 풀어내 놓자 치마에 난 불구멍도 잊은 채 무당의 눈이 돈다발에 꽂힌다.
오백 원권으로 한 다발이다. 푸르스름한 돈의 표면이 막강한 힘으로 무당을 유혹한다.


-마님의 말씸 대로 좋은 일을 위해서 하는 일. 지도 그리 알고 하지예. 그라모 새해 당제나 모시도록 해주이소-
어느새 돈은 무당의 고쟁이 속으로 사라진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 Nina 2013/12/20 [09:27] 수정 | 삭제
  • 항상 다음편을 기다리며 잘 읽고 있습니다~ 맛깔스런 글 감사합니다. 소향이 화이팅!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