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농촌여성들, 퀼트로 꿈을 쏘다

<아맙이 만난 베트남 사회적기업> 베트남 퀼트

권현우 | 기사입력 2013/12/17 [15:51]

베트남 농촌여성들, 퀼트로 꿈을 쏘다

<아맙이 만난 베트남 사회적기업> 베트남 퀼트

권현우 | 입력 : 2013/12/17 [15:51]

공정여행과 공정무역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사회적 기업 ‘아맙’(A-MAP)이 베트남 곳곳에서 지역공동체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모임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Vietnam Quilts(베트남 퀼트)
 
2001년에 설립된 베트남 퀼트는 프랑스 NGO ‘베트남 플러스’와 벨기에 NGO ‘메콩 플러스’가 공동 운영하는 비영리 매장이다. 이곳에선 퀼트 제품을 비롯해 각종 수공예 제품을 판매하는데, 베트남 NGO ‘티엔 찌’(Thien Chi: Good Will)와 ‘안 즈엉’(Anh Duong: Sun Ray)이 참여하고 있다. 수익금은 전액 베트남 남부 농촌여성들과 베트남 농촌을 지원하는 사업에 쓰인다.
 

▲  베트남 호치민 시에 있는 ‘베트남 퀼트’(Vietnam Quilts) 매장 내부   © 아맙


호치민, 하노이에서 공정여행을 원한다면?
 
시선을 달리하면 세상은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보여 준다. 공정여행도 마찬가지! <아맙>이 공정여행과 공정무역을 테마로 삼아 베트남 이곳 저곳을 두드리자,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베트남의 숨은 보석들이 하나 둘 그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호치민 시내 중심가에 있는 ‘베트남 퀼트’도 그 중 하나. 아니, 베트남 퀼트는 어두운 등잔 밑에서 오래 전부터 빛나고 있었던 어여쁜 보석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도 수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을 무심코 지나쳤으리라. 호치민 시내에는 공정여행을 할만한 곳이 없을 거라고 한숨부터 쉬었던 나 역시 그랬으니까. 베트남의 하노이, 호치민, 그리고 캄보디아의 프놈펜에서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 퀼트’. <아맙>이 호치민에 있는 베트남 퀼트 1호점을 찾아가 보석 같은 퀼트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권현우(아맙 마케팅 팀장. 이하 ‘현우’): 와~ 호치민 시 중심가에 ‘베트남 퀼트’ 같은 비영리단체 매장이 있는 줄 몰랐어요. 여기 같이 온 베트남 친구 투이도 얼마 전까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하노이에 공정여행 답사를 갔다가 여행자 거리에서 베트남 퀼트 매장을 발견했죠. 호치민 시 매장이 본점이라는 말을 듣고, 이렇게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지셀(베트남 퀼트 마케팅 책임자): 호치민 시에 사신다더니 그동안 저희를 모르셨군요. (웃음) 호치민 시 매장이 1호점으로 2001년에 개장했고, 하노이 매장은 2007년에, 그리고 프놈펜에는 2009년에 매장을 열었어요. 베트남 퀼트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 NGO 단체들은 베트남 남부의 농촌마을을 지원하고 있죠.
 

▲ 베트남 퀼트 초기 활동 모습. 프랑스인 퀼트 전문가가 베트남 농촌 마을 여성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 아맙

현우: 베트남 퀼트는 여러 NGO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팜플렛에는 수익금이 NGO 단체를 통해 베트남 농촌마을에 환원된다고 쓰여 있는데요, 각 단체와 어떤 관계에 있는지 정리해서 알려 주시겠어요?
 
지셀: 먼저 1994년에 프랑스 NGO인 ‘베트남 플러스’가 베트남 농촌마을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지요. 그리고 2003년에 벨기에 NGO인 ‘메콩 플러스’가 베트남과 캄보디아의 메콩강 일대 농촌마을을 지원하기 시작했고요. 베트남 퀼트는 두 단체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매장입니다. 퀼트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마을을 지원하는 사업을 하지요.
 
현우: 홈페이지에 가 보면 베트남의 NGO ‘티엔 찌’와 ‘안 즈엉’도 베트남 퀼트와 관련이 있는 단체로 나오던데요. 그들은 어떤 단체인가요?
 
지셀: 두 단체는 ‘베트남 플러스’와 ‘메콩 플러스’의 지원을 받아서 조직된 베트남 NGO예요. 현재 우리는 베트남 남부 빈투언성, 하우지앙성의 농촌 마을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들 NGO는 각 성에 소속된 단체들이죠. 베트남 사람들이 만든 NGO고, 처음에는 외국 NGO의 도움을 받아 공동 사업을 하며 성장했지만 요즘은 차츰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베트남 퀼트’ 제품의 질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
 
현우: 퀼트 제품을 판매해서 베트남의 농촌을 지원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는 감이 잘 안 오네요. 농촌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구심이 생기기도 하고요.
 
지셀: 사실 우리 단체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아요. 우리는 그저 마을에 들어가 퀼트 일거리를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할 뿐이죠. 하지만 그분들에겐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에요. 퀼트 일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생활이 개선되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킬 수 있게 되고, 당사자의 건강과 복지 수준도 좋아지기 때문이죠.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사업에 참여하는 강력한 동기가 있어요. 최선을 다해 이 일을 하기 때문에, 퀼트 제품의 품질도 아주 좋지요.
 

▲  베트남 북부 소수민족의 색과 문양을 살린 퀼트 제품.   © 아맙

현우: 여기 퀼트 제품이 유달리 예쁘게 보였던 이유가 있었군요. 퀼트의 생산과 판매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지셀: 기본적으로 5주 주기로 일을 해요. 마을마다 책임자가 있는데, 한 달에 한 번 호치민 시에 와서 우리에게 주문을 받습니다. 이때 우리가 퀼트 제작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준비해 주죠. 그러면 이분들이 마을에 돌아가서 5주 동안 작업을 해서 우리에게 납품을 하고, 다시 주문을 받는 식이죠.
 
현우: 주로 어떤 사람들이 베트남 퀼트 상품을 사나요? 대부분이 외국인 손님들인가요?
 
지셀: 네. 맞아요. 손님의 60%가 호치민 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이에요. 제가 호주 사람이라서 그런지 호주인도 많고, 프랑스인도 많아요. 나머지는 외국인 여행객이죠. 아시아 사람 중에는 일본, 한국 여행객들도 많이 있어요. 하노이 매장의 경우는 소비자의 99%가 외국인 여행객이에요. 하노이에는 호치민처럼 주변에 거주하면서 물건을 주기적으로 구입하는 소비자가 없어요. 매출의 대부분은 베트남 국내에서 판매되고 수출은 10% 정도예요. 수출은 아직 걸음마 단계죠.
 
여성들의 퀼트 바느질과도 같은 경영철학
 
현우: 농촌 주민들이 직접 바느질을 한다고 하셨는데, 베트남 퀼트 매장의 상품들은 베트남 고유의 디자인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굳이 비교하자면 하노이에 있는 크래프트링크에 비해서는 그 수가 적은 것 같습니다.
 
지셀: 우리도 베트남 디자인을 갖고 있고, 더 많이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크래프트링크는 북부 소수민족 고유의 문양을 디자인에 적극 반영하죠. 그런데 우리와 거래하고 있는 대부분의 마을은 아주 가난하고 평범한 농촌 마을이기 때문에, 상품이 될 만한 고유의 문화나 특색 같은 게 없었어요. 게다가 그들에게는 퀼트처럼 전문화할 만한 전통 기술도 없었답니다.
 
우리는 바느질부터 시작해서 모든 퀼트 제작 공정을 가르쳐 주었고 각종 장비도 지원해 주었어요. 그들에게 일자리를 준 겁니다. 보시다시피 매장에는 서양 느낌의 디자인도 꽤 많아요. 우리는 베트남 문화를 고집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사업을 진행했어요. 상품 판매를 통해 문화적인 측면에 기여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는 사람을 중심에 두고 일을 했습니다.
 

▲친근하고 귀여운 느낌을 살린 베트남 전통복장 캐릭터

현우: 아, 우문현답이 된 것 같네요. 내친 김에 크래프트링크와 관련된 질문을 더 드리자면, 그 단체는 디자인 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베트남 퀼트도 그런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요.
 
지셀: 우리는 퀼트 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상황이 달라요. 우리 정도의 퀼트 제품을 만들려면 사실 엄청난 기술력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어야 하거든요. 한 사례로, 모 회사가 우리를 벤치마케팅 해서 퀼트 사업을 시도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실패한 적이 있어요. 오리지널 디자이너가 직접 기술을 전수해줘야 하고 생산자들에 대한 훈련 과정이 꼭 필요하죠. 그만큼 우리는 디자인과 품질의 수준을 높이는 데 많은 투자와 연구를 했고, 다른 회사에서 도용할 수 없는 수준의 상품을 만들어 냈어요. 그래서 비교적 불법 도용 문제에 관해서는 자유로운 편이에요.
 
* 베트남 플러스와 메콩 플러스의 세 가지 활동 원칙

하나. 1년 수입 100유로(약 133달러) 이하인 극빈층을 위해 일한다.
. 공동체 모든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한다.

      활동 방향을 결정할 때에도 모든 구성원이 참여한다.
. 적은 비용으로 지속 가능한 활동을 이끌어 간다.

      외부의 후원 없이도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NGO의 정신 + 기업의 전문성 ⇒ 지속 가능한 삶
 
현우: 퀼트 사업 이외에 ‘베트남 플러스’와 ‘메콩 플러스’에서 하는 일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사업을 통해 생긴 이익을 마을에 어떤 방식으로 돌려주고 있나요?
 
지셀: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요. 먼저 두 단체는 이사회를 통해 연결되어 있고, 베트남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사업을 공동으로 논의하고 진행해요. 퀼트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액 대출, 농업 기술 지원, 환경보호, 연극 활동, 모기장과 살충제 보급 같은 보건 위생 사업, 여성을 위한 보건교육(유방암 검사, 치아 관리 교육 등)과 알코올중독 퇴치를 위한 캠페인 등 매우 다양합니다. 5백여 개의 작은 마을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그 가운데 40곳은 캄보디아에 있어요. 직접적인 수혜자는 약 17만 명이죠. 구체적인 대상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들, 여성과 농민, 극빈층, 그리고 장애인 등입니다.
 
현우: 사업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네요. 실제 지원 규모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지셀: 학생 개인당 장학금은 1년에 19유로, 소액 대출은 40에서 145유로, 그리고 마을에는 연간 1천유로 정도가 지원됩니다. 그동안 5백여 건의 소액 대출과 2백여 건의 장학금 지급이 이뤄졌어요. 그리 액수는 아니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당장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아이에게 책과 가방을 사줄 수 있는 돈이죠. 

▲ 2007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베트남 퀼트(Vietnam Quilts) 하노이 매장.   © 아맙


현우: 그렇게 사업을 진행해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 또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지셀: 그 둘은 같습니다. 바로 그들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거예요. 퀼트를 예로 든다면, 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죠. 무조건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원칙이에요. 우리는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마을 내에서 경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최근 들어 퀼트 판매가 증가해 1백명의 여성들에게 추가로 일자리를 주었답니다. 무엇보다 기쁜 소식이죠. 그런데 매출이 늘었다고 무조건 일자리를 늘린 것은 아니에요. 치밀한 내부 분석과 토론을 거치고, 향후 전망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사업을 진행합니다. NGO의 감각과 더불어 기업인의 냉정하고 날카로운 판단력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베트남 퀼트가 있었다고 봅니다.
 
지셀. 그녀는 호주인이고 마케팅 전공자였다. 과거 베트남과 한국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를 다니며 영어 강사 일을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인터뷰 내내 통역자를 배려하며 쉽고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표현의 영어를 구사하려고 노력했고, 매우 친절했다. 그녀가 재차 강조한 ‘베트남 퀼트’의 경영 철학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사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맙>이 공정여행자들을 매장에 안내하고 싶고 베트남 퀼트와 거래하고 있는 마을에도 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자, 지셀은 무척 반겼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맙>의 제안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검토하고 논의한 뒤에 프로그램을 진행하자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녀의 태도와 베트남 퀼트의 경영 방식은 퀼트 바느질과도 닮았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전체를 봐 가면서 한 땀 한 땀 앞으로 나아가는, 느리지만 따뜻한 바느질처럼 말이다.
 
*통역: 안지혜 (아맙 창립위원)  프응 후인 응옥 투이 (아맙 자원활동가)
 
<아맙> 카페:
http://cafe.daum.net/doanhnhanxahoi  연락처: 070-7554-5670 (베트남 사무소)
<아맙> 후원 계좌: 신한은행 110-313-503660 (예금주: 김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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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틀맨 2014/04/13 [17:42] 수정 | 삭제
  • 먼저 베트남에서 자원봉사로 일하며 한국과베트남의 연결고리을 만들고자
    이렇게몇자적어 올리니다
    순수한 베트남극빈층을 위한일이라면 나도 동참할수있습니까 수익금은 전액 베트남 남부 농촌여성들과 베트남 농촌을 지원하는 사업에 관심가지고 있습니다 전번010 8814 5822번으로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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