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타테무라 주민들, 피폭 위자료 요구

도쿄전력에 배상 책임을 묻는 피난 주민들의 분노

사쿠마 아츠코 | 기사입력 2014/12/20 [15:14]

日 이타테무라 주민들, 피폭 위자료 요구

도쿄전력에 배상 책임을 묻는 피난 주민들의 분노

사쿠마 아츠코 | 입력 : 2014/12/20 [15:14]

“사과하라! 배상하라!”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따른 방사능 오염으로, 전체 마을 주민이 대피 중인 이타테무라 지역에서, 주민들이 원자력 손해배상분쟁해결센터(이하 원전ADR센터)에 집단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참여 희망자는 9월 9일 기준 3천1백명을 넘었다. 인구의 약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초기 피폭에 대한 위자료 지급과 정신적 위자료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기고가인 사쿠마 아츠코 씨가 도쿄전력 측에 배상과 보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이타테무라 주민들의 분노를 취재했다. [편집자 주]

 

자연과 함께 살아온 생활이 사라져버리다

 

ADR(손해배상분재해결센터)은 재판에 비해 훨씬 단기간에 일정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제도이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2011년 8월에 ADR센터를 개설했다. 도쿄전력의 손해 배상에 불만이 있으면, 누구든 몇 번이고 그때 그때 해결을 신청할 수 있다.

 

이타테무라 지역은 2011년 4월 22일 계획적 피난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민들은 마을에서 계속 생활할 수 없게 되었다. 이 피해에 대해 도쿄전력이 1인당 월10만엔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되어있다. 또 쓸 수 없게 된 논이나 집, 농기구 등에 대해서도 청구하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왜 불만이 있을까’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방사능 오염은 이타테무라 주민들에게서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재산을 앗아갔다.

 

아무리 소박하고 낡은 건물이어도, 가족과 함께 가꾸며 살다 보면 그곳은 그들에게 ‘성’과도 같다. 어린이든 노인이든 자기에게 맞는 역할을 맡아 서로를 지지해왔다. 쌀이나 야채는 직접 재배하거나 지인으로부터 얻는 정도로 거의 부족함이 없었다. 가끔씩 마을에서 잡은 멧돼지 고기를 주민들이 함께 나눴다.

 

맛 좋은 약수도 마음껏 떠서 쓸 수 있었다. 땔감을 산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 그것으로 밥을 짓거나 목욕물을 덥혔기 때문에 가스나 전기가 따로 필요 없었다. 산나물과 버섯은 일용할 식재료의 일부였다. ‘나만의 비밀 장소’에서 진귀한 것을 따 나눠주면, 다들 존경스런 눈빛으로 칭찬해줬다.

 

한여름에도 에어컨 같은 것은 필요 없었다. 한겨울의 추위로 얼린 무, 얼린 떡(일본의 추운 지방에서 만들어 먹는 보존 식품으로 동북 지역의 특산품)도 활발하게 생산했다. 고향을 찾은 사람에게 토산물을 한아름 안겨주며, “또 올게요”하는 인사를 받고 “언제든~”하며 떠나 보냈다.

 

그러한 생활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가족은 뿔뿔이 대피했다. 생활 리듬이 바뀌어 몸과 마음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도 많다. 이제는 쌀도, 야채도, 물도, 사서 먹어야 한다. 수도요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위화감도 상당히 강하다.

 

주민들은 이러한 상황에 처한 대가로 도쿄전력으로부터 월10만엔의 정신적 위자료를 받는 것이 납득할 만한 수준인지 묻고 있다. 게다가 일을 구하려고 찾아간 구직센터에서 “정신적 위자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소개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쫓겨난 사람도 있다.

 

한 달 이상 방사능에 노출된 채 방치되다

 

이번 집단 신청에 있어서 ‘피폭의 영향’도 큰 과제다.

 

이타테무라 지역에는 2011년 3월 11일부터 15일까지 고농도의 방사능 물질이 흩뿌려졌지만, 국가의 대피 지시가 있기까지 한 달 이상 주민들이 마을에 머물렀다. 그 탓에 현민 건강관리조사 결과를 보면, 조기에 대피한 원전 주변 마을에 비해 초기 피폭량 추계가 월등히 높다.

 

▲  초기 피폭량 추계가 5밀리시벨트 이상인 응답자가 있는 시정촌.   © 페민

 

“왜 화내지 않는가. 이타테 사람들은 너무 얌전하다!”

 

주민신청단 단장 하세가와 겐이치(63세, 낙농업) 씨는 답답한 심정으로 최근 3년을 돌아본다. 하세가와 씨는 이타테무라 내 20개 행정구 중 하나인 마에타 행정구장이자, 낙농가 대표도 겸하고 있다.

 

그는 전체 마을이 피난할 당시, 젖소를 몰살시키지 않으려고 동분서주하였고, 이웃끼리 가설 주택에 함께 입주할 수 있도록 진두 지휘하는 등, 시종일관 소중한 생명과 주민들 간의 ‘인연’을 지키기 위해 마을과 국가에 의견을 말해온 사람이다.

 

어떻게 하면 모두가 함께 분노를 표해줄 것인가. 하세가와 씨가 다다른 결론 중 하나가 바로 이번 ADR 집단신청이다. 당초 1천명 규모일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3배나 되는 주민들이 손을 잡아주었다. 이타테무라 남쪽의 나가누마 지구가 초기 피폭에 대한 배상금을 따낸 것이나, 서쪽으로 인접한 가와마타마치 야마키야 지구가 농지 배상금을 증액시킨 점도 마을 주민들을 고양시켰을 것이다.

 

도쿄전력의 무책임한 태도를 바로잡을 것

 

그러나 하세가와 씨는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하다. 도쿄전력 측이 최근 ADR이 제시한 화해안을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내용의 언론 보도를 보고 참여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다.

 

집단신청 정리 작업을 하는 변호인단의 공동대표 가아이 히로유키 변호사는 “숫자는 힘이 된다. 이타테무라 주민의 집단신청은, 다른 신청 건에 대해 도쿄전력이 화해안을 거부하는 태도까지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마을 주민을 독려하고 있다. 30명 이상 되는 실무진도, 전원 참여하여 정식 절차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일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우선 초기 피폭 피해에 대한 위자료와 피난 장기화에 따른 위자료 증액을 요구할 예정이다. 그 후 개별 상황에 맞춰 부동산 배상 증액 등을 놓고도 움직일 예정이다. “긴 협력 작업이 될 겁니다. 최선을 다합시다. 잘 부탁합니다.” 변호사들의 인사가 면담실에 계속해서 울려 퍼지고 있다.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주의 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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