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다가오다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82화

김담 | 기사입력 2015/02/02 [00:34]

설날이 다가오다

김담의 연재소설 <소향전> 82화

김담 | 입력 : 2015/02/02 [00:34]

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 ‘씨받이’라고 불렸던 대리모 소향의 일대기가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소향이 습관적으로 눈을 번쩍 떴다. 사방은 여전히 깜깜하다. 시각을 알 수 없는 어둠속에서 소향은 자신이 태섭의 방에서 그냥 잠이 들었던 것을 기억한다. 거의 한 번도 빼지 않고 태섭이 잠든 후 살며시 빠져나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자는 것이 버릇처럼 굳어진 일이었는데 어쩐 일인지 자신이 아직도 이방에 있다.

 

이제 기억이 난다. 소향은 자신의 저고리 고름이 여전히 곱게 매여져있는 것을 손으로 매만지면서 깜깜한 천장을 향한 눈은 고정되어있지만 의식만으로도 등 돌리고 자는 태섭의 모양을 알 것 같다.

 

소향은 죄스런 마음이 앞선다. 종가의 씨를 품어야 하는 자신이 험한 일을 저지르고 사람들의 손가락 끝에 매달려 이리저리 저울질 당하고 있으니 어찌 태섭이 자신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저고리 고름을 풀 마음이 생기겠는가? 소향은 감옥에 있던 자신을 풀어내준 것만으로도 태섭에게 고맙다. 다 자신으로 인해 빚어진 일이다. 그저 무슨 일이라도 하여 이 감사함을 갚고 또 큰아지매와 한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다.

 

장씨아저씨가 삼천포에 갔다 왔단 말을 감옥에서 들은 기억이 난다. 점방도 잘 된다는 말, 엄마가 동생들과 잘 지내고 있다는 말, 그리고 그저 자신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 약속을 지켜내야만 엄마의 점방도 남을 것이고 자신도 돌아갈 수 있을 것인데. 이렇게 태섭이 등 돌리고 밤새 자고 있으면 하늘이 어떻게 종손을 점지하겠는가? 소향은 난감할 뿐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조용히 상체를 일으켜 치마를 움켜잡고 고양이 걸음으로 문을 열고 나와서 아래채로 간다.

 

아랫목은 아직도 열기가 가득하고 펴진 이불은 그대로다. 소향은 그대로 몸을 이불속에 묻고 웅크리고 어색함으로 가득한 이 종가의 공기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흙벽 하나를 사이에 둔 장서방의 방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장씨가 문을 열고 나온다. 아마도 뒷간에 가려나? 분명히 아침에 태섭이 방에서 나와 소향의 방으로 온 것을 들었을 것이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여태 한마디도 하지 않은 장씨아저씨가 미덥지만 그래도 소향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발자국소리가 이리저리 들린다. 하루에 두 번 때는 아궁이 군불을 때려는 것이 분명하다. 태섭의 의식하며 잠을 설친 탓일까? 소향은 깜박 잠이 든다.

 

문종이가 훤한 것에 놀라서 후다닥 일어나 문을 젖히며 신을 돌려 신는 소향은 댓돌 위에 신발이 여러 개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하다. 이 아침에? 가만히 보니 작은 고무신도 있고 여자 흰 고무신도 있다.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광수와 재수가 문을 열고 우르르 마루로 나온다.

-니들 왔나? 아침은 무웃고?-

소향의 물음을 귓가로 흘려듣는 두 아이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대문을 쏜살같이 뛰어나간다. 그리고 건너방문이 열리더니 작은아지매가 고개를 빼내 소향을 보고

-인제 일났나? 내 니 피곤한 거 알고 안 깨웠니라. 이리 좀 들온나-

머리를 매만지며 건넌방으로 들어가니 광수아버지, 장씨아저씨 그리고 작은아지매가 앉아있다.

 

-그러이께네. 오늘 장서방하고 니가 사당을 청소하고…. 낼이 함창 장날 아이가? 대목장이다. 제수씨도 같이 가이소. 아무케도 여자가 봐야 물건을 지대로 살 거 아입니꺼? 안식구가 오기는 힘들 겁니더.  올 설에는…. 지난번 갈 때 한 말도 있고. 아마도 이번 명절에는 장인장모 산소도 보고 올낍니더. 카이께네… 제수씨가 들어서 이번 제사는 좀 잘 챙기도록 하이소-

 

태섭이 음력설을 코앞에 두고 식구들을 모아놓고 당부를 하고 있다. 늘 마누라가 하던 일이다. 태섭은 거저 건네주는 망건을 쓰고 도포나 입고 제주 노릇 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올해는 마누라가 서울에 가고 없다. 씨를 잘 내리도록 아예 자리를 내주고 갔는데 요 며칠 사이에 어수선하게 동네가 시끄러운 통에 태섭은 마음이 산란하다. 보통이라면 종부가 설에 종가를 비운다는 것이 말도 안 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르다. 조상과 집안을 위해 후손을 본다는 것은 그저 제사 한 번 거른다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이 방안에 있는 식구들은 모두 암시적으로 상황을 다 알고 있는 참이다.

 

-소향아, 니는 오늘 내캉 제기들 좀 닦자. 그 담에…. 낼 장날에 뭐가 필요한지 광을 뒤져봐야 안 알것나? 오늘 할 일이 많다. 퍼떡 나가재이-

-예-

큰 엉덩이를 치켜 올리며 일어서는 작은아지매를 따라 문을 나서는 소향은 도무지 지금 시간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아침을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라 눈치가 많이 보인다.

 

-아지매예-

마루 중간에 있는 광문을 열어젖히는 광수에미를 보고 소향이 낮은 목소리로 부른다.

-와?-

대답을 하면서도 광속에서 눈을 이리저리 휘둘러대는 작은아지매다.

안방마님이 없는 탓에 광속을 내 마음대로 훑어볼 수가 있어서 광수에미는 신이나 있다.

-아침은 잡샀십니꺼? 해가 한참 높은 걸 보이 지가 잠을 늦게꺼정 잤심더-

-참! 그래! 니는 여태 자니라 아침도 안 무웃제. 내가 니 안 깨봤다 일부로. 정기에 상이 그대로 있니라. 묵고 온나-

-언지예. 이따 묵지예-

소향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는 광수에미는 단지를 열어보고 벽에 걸린 건어물을 보고 상자를 열어보고 정신이 없다. 양과자가 상자 속에 갖추 담겨있고 마른 황태, 찢어놓은 황태, 보리 속에 묻힌 조기, 빨갛게 마른 육포, 아담한 단지 속에 있는 토종꿀하며 분이 뽀얗게 핀 곶감을 보고 욕심이 동한 광수에미는 살림을 거들낼 참이다. 큰 나무함지박을 꺼내놓고 이것저것 주섬주섬 담는다. 꿀은 손가락으로 푹 찔러 입에 넣고 곶감은 빼내어 소향에게도 하나 내민다.

-니도 무봐라. 맛이 그마이다-

제기를 꺼내 닦는다던 일은 뒤로 밀쳐놓고 이참에 별채에 먹을거리를 가득 쌓아둘 마음이다.

 

장서방은 태광과 같이 동네 모퉁이에 있는 사당에 들어선다. 외문의 녹이 쓴 문고리는 잠겨 있지 않다. 아니 한 번도 잠근 적이 없다. 아이나 어른이나 이 사당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자물쇠도 없다.

-장씨, 내는 신주하고 신주대 청소할 것이니 장씨는 거미줄부터 걷소-

-그러지요. 먼지도 많이 쌓여서 걸레질도 좀 해야 하겠습니다-

-그건 이따 소향이 시키고…. 마당이며 뒷단까지 좀 쓸고. 남자 할 일이나 합시더-

 

장서방은 사당을 휘 둘러본다. 종가라면 어디에나 하나씩 있는 그런 별스럽지 않은 사당이다. 세월을 말해주듯 나무기둥은 제법 검게 퇴색이 되었고 그 한 면에는 한문으로 글귀들이 아래위로 잘 쓰여 있다. 오랜만에 보는 글귀들이다.

사당은 그리 크지 않은지라 감실이 하나고 그저 동서로 궤짝이 하나씩 있다.

여기에 처음 온 것은 아니다. 지난여름인가? 지붕을 수리하기 위해 지목수와 함께 온 적도 있는 장서방은 낙엽을 모아 태우고 담 근처에 널린 돌을 정리하고 빗자루로 땅을 쓸어대는데 태섭이 들어선다.

-시제는 아이라서 그케 사람은 안 많아도 그래도 여는 가득 찰 걸세. 정하게 하세-

깨끗이 하라는 말이다. 태광은 궤짝을 열고 속에 든 물건들을 조심스레 꺼내 열거하며 순서를 익힌다. 제사 때마다 늘 실수를 범하는 자신이기 때문에 무식하다는 소리도 몇 번 들었다.

 

-아이구, 회장님 여 계시다고 해서 이리 왔습니다-

누군가 큰소리로 말하며 외문을 들어서는데 뒤에 순경 옷을 입은 자가 둘이나 따라 들어온다. 태섭은 뒷짐을 지고 지난 여름에 수리한 지붕의 기와를 이리저리 보고 있다가 말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양복을 잘 차려입은 자가 들어서고 있다.

-예. 누구신지?-

뒤에 서있던 순경 하나가 태섭의 앞으로 한 발짝 다가와서 나직이 -상주 경찰서장님이십니더- 하고는 도로 뒤로 한 발 물러선다.

-아이구! 뭐하러 여꺼정 찾으시고. 공무가 다망하실 건데…. 자, 자, 날도 춥심더. 여서 이럴 기 아니고 집으로 가입시더-

태섭이 먼저 나서는 시늉을 하자 서장은 허리를 곧추 세워 뒷짐을 짓고 사당을 올려다보며 찬사를 늘어놓는다.

-역시…. 함령김씨 종가답군요, 조상을 이리도 정성으로 돌보시니 후손들이 우찌 잘 안되겠습니꺼?-

서장은 어떻게든 종손의 환심을 사서 본부에서 혹시라도 떨어질지 모를 인사이동이나 시말서 쓰는 일을 막아야 할 입장이다.

-예, 초하루가 코앞이라 청소하고 있던 참입니더. 자, 자, 가입시더-

태섭이 앞장서서 외문을 나서니 서장과 두 순경이 따라 나온다.

 

그들이 저만치 걸어가는 모습을 한참 보던 태광이 사당마루로 나오더니 -장씨, 보셨소?- 하고 입가에 미소를 띠운 채 장서방에게 말을 건다.

-예? 뭘요?-

다 보고 다 듣고 있던 장서방이지만 뭘 보았냐는 그의 질문은 모르겠다.

-아, 경찰서장꺼정 나서서 행님한테 빌러온 거 말이오. 우리 행님이 무신 수를 써도 단디이 썼구만 이번에는. 그놈의 꾸루와이를 이번에는 아주 콩밥으로 똘똘 말아 숨도 못 쉬구로 할끼구만-

손에 먼지를 털어내듯 손을 툭툭 털며 어께를 치켜 올린다. 하긴 봄에 꾸루와이에게 당한 것을 잊을 리 없는 태광으로서는 간접적으로 분풀이라도 하는 셈이다.

-아, 예. 일이란 다 순리대로 되가는 게 정도 아닙니까? 다행입니다- 하면서 다시 빗자루질을 해대는 장서방은 엮이기 싫은 마음이다.

 

이튿날 장서방은 지게를 지고 태광과 함께 태봉 뒷동산을 넘어 함창으로 장을 보러간다. 몇 발작 뒤에는 소향이 작은아지매와 함께 따라오고 또 그 뒤에는 광수와 재수가 졸라서 허락을 받고 장에 가는 중이다. 대목장이라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초립 쓴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제수를 살 돈을 사기 위해 팔 물건을 함지박에 담아 머리 높이 이고 오는 아낙의 저고리 섶은 올라가있고, 그 등에는 코를 빨아먹으며 업혀있는 아이가 가위로 머리를 잘렸는지 쥐가 파먹은 듯 움푹움푹한데 도무지 딸인지 아들인지도 모르게 생겼다.

 

겨울이 비교적 곱게 지나가는 중이라는 말처럼 해가 떠오르자 불던 바람도 자고 또 걸음 속에서 생기는 열기가 절로 몸을 녹인다. 다들 기분 좋은 걸음이다. 태광은 형에게서 받은 주머니에 든 두둑한 돈뭉치가 마치 자기 것인 양 배가 절로 부르다. 광수에미는 또 안방마님 없이 제수 마련하는 참이니 이참에 옷감이라도 한 감 떠올 작정이다. 그리고 광수와 제수는 그저 장날에만 온다는 요술쟁이 약장사가 기대된다.

 

누렇게 겨울 빛바랜 잔디가 고갯마루 좌우로 펼쳐져있고 그 한쪽에 어떤 집안의 묘가 수북이 쌓여있는데 늘 그렇듯 거지인지 문디인지 한 무더기가 모여앉아 햇빛을 쬐고 있다. 아직은 이른 장이라 지금 점방 문전을 얼씬거리면 얻어먹는 게 생기기는커녕 물되박 맞기 십상이라 그들은 점심때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길을 가는 사람들은 그들에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역시 그들도 지나는 사람들에게 상관하지 않는다. 그 자리는 늘 장날쯤 되면 그들의 무리가 웅크리고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소향이와 함께 걸어가던 광수에미는 곁눈질을 해대며 혹시라도 하는 심정으로 아무도 모르게 그들을 살펴댄다. 소향을 힐끗 보지만 소향은 그저 발부리에 돌 차이는 것이 더 걱정인지 땅을 열심히 보며 걷는다. 또다시 살펴보지만 찾는 얼굴이 안 보인다. 그러면 저 자들은 걸뱅이구만 하고 곧장 걸음을 재촉한다.

 

장은 크게 열렸다. 옷을 파는 사람들은 길을 거의 점령하다시피하고 늘어놓았고 어물전은 어물전대로 잡화상은 또 잡화상대로 땅에 광목을 펴놓고 온갖 것들을 펼쳐놓았다.

-보소 광수아부지. 내 좀 보소-

광수에미가 서방의 옷깃을 잡아채며 부른다.

-와?-

구경에 눈이 팔려있던 태광이 대답만 하고 다시 구경에 눈을 판다.

-그 돈, 이리 주고 당신은 오데 가 있다가 우리가 장 다 보고나면 그때 보입시더. 내는 사나들이 장 보러 기웃기웃하는 기 보기 안 좋습디더- 하며 손바닥을 펼쳐내 보인다.

-어이? 당신이 와? 내가 따라 댕기민서 돈 주민 될낀데?-

-시끄럽소 고마! 남자가 뭐하구로 여자들 물건 사는데 챙견하고 합니꺼? 저 가서 술이나 한 잔하고 기대리이소. 고마! 돈 내놓이소 이리!-

술 마신다고 타박할 때는 언제고 오늘은 선심 쓰고 있는 마눌이 이상하다.

-니 이 돈으로 뭐할라꼬 카나? 맹심해라! 이 돈은 조상님들 모시는 제수살 돈이다!-

말을 한 마디 거창하게 내놓은 태광은 구미 당기는 술맛에 못 이기는 척 져주고자 옆으로 돌아서서 안 보이게 돈다발을 꺼내는데 광수에미가 언제 다가왔는지 손에서 돈을 확 낚어채 버린다.

-이기 뭐하는 기고? 지금?-

돈을 통째로 빼긴 태광은 금방 벌건 얼굴로 소리를 지른다. 들은 척도 안하고 광수에미는 지전 두어 장을 빼내 태광에게 주며 -여 있소. 이걸로 한 잔하고 있으소. 저기 목전에 있는 주막으로 갈 거니 그 있으소. 가재이 소향아- 하고는 뒤도 안보고 걸어가 버린다.

 

장서방은 씩 웃으며 태광을 한 번 보고는 그 뒤를 따라가고 광수 재수도 쫄랑거리며 토끼걸음으로 엄마를 따라잡는다. 광수 재수에게는 지전 한 장을 쥐여 주고 놀다가 점심때 아버지 있는 데로 오라 했다.

 

장을 이리저리 돌아가면서 물건을 살 때마다 장서방은 지게 위에 올리고 비좁은 사람들 틈을 이리저리 피해 걸음을 걷는데 광수에미는 돈 쓰는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언제 이렇게 마음 놓고 지전 써보았는지 기억에도 없다. 그저 눈에 띄면 사고 또 돌아다니고 마음에 동하면 사고 또 기웃거린다.

한참을 정신팔고 다니다가 어느새 끝자락까지 온 광수에미는 문득 한쪽에서 우중충하게 몰려있는 문디 무리를 본다. 가까운 지척이라 눈썹이 없는 그들을 금방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안 보인다. 오라버니가 없는 것이다. 하긴 안 보일수도 있고 또 딴 패거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늘 이 근처에서 돌아다니는 패거리들이 많지 않을 텐데? 안 보인다. 그럼 지난번에 '다시는 니 앞에 안 나타날 끼다!' 하고 간 후로 어디 다른 곳으로 갔단 말인가? 뒤를 한번 힐끔 보고 장서방이 저만치에서 박람물 구경을 하고 있는 걸 본 후 조용히 소향에게 말한다.

 

-소향아. 내 부탁 하나 하재이-

-예. 하이소. 뭡니꺼?-

-니는 알제? 광수 삼촌 말이다. 그동안 니가 말은 안했어도 내는 안다. 니가 알고 있는 거-

소향은 갑자기 나지막하게 말하는 작은아지매의 말을 못 알아듣다가 금방 눈치 챘다.

-아! 예!-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소향은 그냥 그 말만 남긴다.

-저저, 보이제. 문디 말이다. 쿤데 광수 삼촌이 안 보인다 오늘. 니가 한번 물어보고 올래?-

말하는 광수에미는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린다.

-지가예?-

소향도 사방을 한번 두리번거려 살펴본다. 남루한 옷으로 둘둘 말다시피 한 그들은 얼굴만 빼꼼하게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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