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남 함양살이를 시작하며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도 내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
1년 간 내 삶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가를 마음속으로 가볍게 터치해보며 한 해를 정리해 본다. 그간 잘 입어 온 옷을 정리하면서 착착 접듯이, 1년 간 써왔던 노트를 훑어본다. 그러면서 새해로 생각과 마음이 흐른다.
새해는 어떻게 진행될까. 문구류를 모아둔 상자에서 새 노트를 고른다. 그 표지에 “2016년”이라고 표시해 놓고 “날적이”라고 쓴 뒤 내 이름 두 자를 새긴다. 앞으로 1년 동안 이 지면들에는 어떤 것들이 나열될까, 어떤 계획을 적게 될까, 어떤 것들이 이어지고 변화하고 새롭게 쓰여질런가.
다소 두루뭉술한 신년 계획이라도 구상해 보는 것은 스스로에게 다짐을 주고 마음을 다지며 앞으로 나갈 길을 설계하는 일이니, 손끝이 사뭇 진지해진다.
올해의 계획, 올해의 목표, 혹은 꼭 하고 싶은 일 등을 적기 위해 새 노트의 첫 장을 펼치는 일은, 깨끗하게 세탁하여 잘 마른 옷에 얼굴을 묻었을 때 맡는 풋내를 자아낸다. 갓 마른 옷에서 풍겨나는 옷내음 같은 거랄까. 마치 입던 옷을 깨끗하게 세탁하여 햇빛에 말렸을 때의 뽀송함 같은 거랄까.
오늘까지의 나의 생각과 행보에 살을 붙이고 더하거나 덜어내는 일들이 수없이 진행되면서 내일의 삶이 만들어 진다. 그것이 2016년 노트에 하나씩 쓰여지겠지. ‘나’라는 익숙한 옷을 세탁하여 햇볕에 잘 말린 후 걸치는 느낌으로 노트의 첫 장을 탁-허니 펼치고 펜을 그 지면에 착륙시킨다.
이 기사 좋아요
<저작권자 ⓒ 일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일다의 방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