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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 ‘씨받이’라고 불렸던 대리모 소향의 일대기가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문디들. 엄동에 저거들이 와서 보민 될 낀데. 무신 상전들이라고- 아이를 내려놓으며 작은아지매는 계속 무어라 지껄여댄다. 푹 덮었던 포대기를 들추자 비로소 아이는 울음소리를 내며 소향의 정신을 차리게 만든다. 아이를 향해 무의식적으로 그저 고개를 들며 한쪽 팔을 내뻗는 소향을 보고 작은아지매는 안고 있던 아이를 조용히 소향의 곁에 내려놓는다. -젖이 안 나와도 한번 물리보거래이. 그래야 퍼떡 돌기도하고- 하는 말은 소향에게 하면서 눈은 아이가 누워있는 쪽으로, 손은 포대기 한쪽 끝을 들추고 있는 작은아지매다. 계속 울어대는 아이를 소향은 몸을 돌려 안아본다. 묵직한 포대기에 쌓여있는 아이는 언젠가 숲속에서 본 적이 있는 새둥지 알처럼 작디작다.
-뭐하노? 젖을 안 물리고?- 작은 아지매의 재촉에 무엇을 어떻게 물려야 하는지 막연한 소향은 계속 아이만 쳐다보고 있다. 눈도 있고 코도 있고 입도 앵두같이 아래위로 달려있다. 신기한 생명체에 하루를 꼬박 시달렸던 고통도 다 잊고 계속 울어대는 아이의 소리도 잊은 채 이것이 내 뱃속에서 나왔단 말인가 하며 손가락 하나로 아이의 볼을 살며시 눌러본다. -뭐하노?- 하더니 급기야 작은아지매가 모로 누워있는 소향의 앞섶을 들추고 포대기속의 아이를 들어 가까이 대주려 하자 소향이 움찔하며 몸을 경직한다. -퍼떡 젖이 돌아야 믹이제. 아가 빨모 돌 끼다. 자- 하고 아주 유연하게 작은아지매는 아이의 목을 가누고 입을 기슴에 대주자 신기하게도 아이는 입가에 맴도는 젖꼭지를 찾아 입을 오물거리기 시작한다. 소향은 몸을 가누어 아이의 입에 젖꼭지를 물려준다. 작은아지매의 시선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그저 신기하고 경이로운 소향은 본능적으로 젖을 물리고 한 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받쳐 든다. 가슴에 전해지는 아이의 입질이 강하게 느껴진다. 작은아지매 앞이지만 부끄러운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이의 머리를 받쳐 들고 있던 팔이 져려온다. 그러나 또 무언가가 져려오는 것이 느껴진다. 온몸이 스멀거리는가 싶더니 갑자기 탱탱하던 가슴팍 속의 막혔던 물줄기가 터져나가는 듯 쏴 하는 전율이 느껴진다.
-앙 컥컥- 하더니 아이가 자지러지며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 젖꼭지에서 입을 뗀 아이는 얼굴이 퍼렇게 변하도록 울며 젖꼭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젖에 얼굴이 젖고 소향은 정신없이 가슴을 움켜잡으며 아이를 얼fms다. -그래! 봐라, 나오제? 아이구 그래, 인제 됐다. 오이야. 울지 말고 인제 실컷 무라. 아나!- 작은아지매는 아이의 입을 다시 소향의 가슴에 대자 컥 하는 외마디 한소리를 남기더니 정신없이 삼키기 시작한다. 쿨컥쿨컥 하는지 꼴깍꼴깍 하는지 눈도 뜨지 못한 아이는 그저 삼켜댄다. 소향의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리던 팔도 온데 없이 편안하다. 자신이 쉬는 숨도 귀에 편안하게 들린다. 미처 삼키지 못한 젖이 아이의 입가로 삐져나오지만 상관 않고 입질을 계속하는 아이를 소향은 한없이 쳐다보고 있다. -젖 믹이고 있거래이. 내 가서 국 한 사발 더 대펴오구마- 작은아지매는 포대기 자락을 오므려주고는 얼른 문을 닫고 나간다. -장씨아저씨, 수시로 불을 지펴야 됩니더. 수고시퍼도- 하는 소리가 들리고 -그러다가 아랫목 눌을지 걱정입니다- 하는 장씨아저씨 소리도 편안하게 들린다.
소향은 눈을 감고 아이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무엇일까?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신기한 느낌은 분명 막내 향숙이가 태어났을 때 처음으로 본 것과도 다르다. 뱃속에 들어앉아 있을 때만 해도 그저 큰아지매의 물건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눈코입귀가 달린 아이가 지금 자신의 가슴팍에서 쌕쌕거리며 안겨있다. 그리고 아이는 오물거리는 입으로 자신의 마음속으로 무언가를 계속 불어넣고 있는 듯하다. 다시 눈을 감고 그저 감지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쉬는 숨결을, 자신의 가슴으로 전해지는 전율을, 사방에서 일어나는 두런거리는 소리들을 그리고 먼 길을 걸은 다음에 피곤한 다리의 대님을 풀듯 편안한지 나른한지 모를 육신이 늘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런 소향은 지금은 털보무당이 팔을 휘두르고 걸으면서 말한 팔자라던가 큰아지매와 한방에서 흥정하던 돈 액수라든가 태섭이 자신에게 기어 올라오던 것들 등등은 전혀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
-자, 자, 한 잔씩들 하시지, 뭐합니까들?- 벌써 얼굴이 벌건 태섭이 호탕하게 주위를 보며 말한다. 아들이 태어났다. 그렇게 바라던 사내놈이 태어났다. 사십이 넘도록 배냇병신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기다렸던 꼬추 달린 놈이 태어난 것이다. 까짓 오늘쯤은 술에 절어도 누가 뭐라 할 것인가? 오늘 술판은 선거를 위해서도 아니다. 집집마다 넘치는 아이들이겠고 또 대수롭겠지만 자신이 만들어낸 오늘의 이 종손은 그런 아이와는 달라도 영 다른 아이다. -김회장, 축하하오. 더더군다나 아들이라니 더 축하하오- -김회장, 소리 소문도 없이 운제 그런 사달을 내고 있었단 말이오? 하하- -인제 사대문 집안이 번듯하게 됐소이다- -김회장 신수에 호사가 다래 줄기에 매달린 다래같이 주렁주렁 허시겠소- 우체국장, 조합장, 지서장, 청년회장, 술도가 주인까지 한방 가득히 모여 있다. 기생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그 옆에 앉혀져있고 상위에 차려진 음식으로 봐서 오늘은 태섭이 논을 적어도 두어 마지기는 팔아내야 할 판이다.
-입이 하나 더 늘어나모 먹을 게 걱정되는 집이 수두룩한데 회장님은 여태 뭐하싰습니꺼?- 하며 태섭의 옆에 있는 기생이 술잔에 술을 따르며 지껄인다. -그케 말이다. 넘들은 머지않아 곧 사위나 매누리 볼 낀데 인제사 아들 하나 봣다고 난리제?- 태섭이 남의 일처럼 웃어넘긴다. 사실이다. 자신의 나이 사십 중반이면 사위나 며느리 보는것이 예삿일이니 이제야 아들 하나 봤다고 술판 벌리는 것이 우습기도 하긴 하다. -우짜몬 우떤노? 다 팔자고 하늘이 하는 일인데? 안 글소? 그저 우리는 오늘 묵고 마시면 되는 기라! 자, 자, 너거는 손님 안 모시고 뭐하노?- 태섭의 재촉에 기생들이 우르르 술을 건네고 붓고 마시고 또 건넨다. 비록 조강지처가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오늘로서 자신은 조상에게도 도리를 다한 태섭이고 등 뒤에서 들어오던 명신 신소리도 이제는 말끔히 씻게 됐다. 어디 씨받이 들여서 아이 보는 것이 흉이란 말인가? 처첩 하여 아이 보는 것도 살림만 넉넉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고 이도저도 아니면 양자를 들이기도 하는데 그래도 자신은 자신의 씨를 분명하게 틔운 사내놈이니 두말 할 것도 없는 진짜배기 아들이렷다. 그것도 마눌이 만든 일이니 마누라 눈치 볼 일도 없으니 더욱 좋은 일이다. 오늘따라 술맛이 감주같이 달다.
태풍이 몰아친 다음부터 사실 재정적으로 혼자만 끙끙댄 적도 있었고 논 마지기 팔아가며 선거 돈을 마련할 때마다 사실 긴장감도 압도했지만 오늘의 이 기분이 그 모든 것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 같다. 한수. 미리 지어둔 이름이 떠오른다. 나라한 자를 썼으니 크게 될 놈이렷다. 크게? 그런데 크게 뭐가 된다는 말인가? 자신이 클 때도 크게 될 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고작 땅이나 지키는 위인이 되고 말았지 않나? 한심한 생각까지 미치는 태섭은 술잔을 홀짝 마시고는 그래, 까짓 땅 지킴이면 우떻노? 제사상 머리에서 큰절하고 술잔 따를 수 있는 고추 달린 놈이면 그걸로 충분하제! 생각이 그기까지 미치자 태섭은 다시 큰소리로 좌중을 재촉하고 기생들은 소리를 뽑아내기 시작하고 장구가락이 절로 기생들의 치맛자락을 들춘다.
그 와중에 문득 태섭의 머릿속에 소향이 떠오른다. 물론 마누라가 들어서 만들어진 일이긴 해도 그래도 한방에서 살을 맞댄 아이다. 서로 주고받는 말도 거의 없다시피 한 관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몰캉한 살점이 마누라보다 한층 부드럽고 따듯했는데. 이제 머지않아 그 아이도 떠나겠지 하는 생각에 아련하게 미안함이 깃든다.
* * *
아까 초저녁에 한수를 품에 안고 아래채에 갔던 큰아지매는 아이를 소향에게 건네주고 젖을 먹이라 일렀다. 그리고 덧붙인 말이 밤에는 자기가 데리고 자겠다고 했다. 갓 태어난 아이가 얼마나 성가시고 수시로 젖을 물어야 하는지 미처 알지 못한 큰아지매는 욕심만 앞서서 그런 말을 소향에게 불쑥 던졌지만 소향 역시 아이를 키워보지 않아 아무 생각 없이 듣기만 했었다. 남폿불 아래서 큰아지매는 곱게 앉아서 소반 위에 올려진 정한수를 향해 두 손을 모으고 정성을 올리고 있다. 고맙다고, 칠성님, 조상님, 삼신님 모두 감사하다고.
그러다가 문득 털보무당이 떠오른다. 참으로 용한 보살이라고. 금쪽같은 아들이 태어날 것이라고 했더니. 그동안 엉뚱한데서 고기를 잡으려 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야 제물에서 제대로 된 고기를 낚았으니 참 용한 보살이라 생각이 든다. 얼마 전인가? 소향을 통해 한번 오시라고 전했는데 그 후로는 미처 추궁해보지 않아 알 길이 없다. 이제 자신도 버젓이 대갓집 부인으로서 종손을 잇게 했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또 두 손을 모아 머리를 숙여가며 종손의 탄생을 감사한다. 지금쯤 한수는 배불리 먹었겠지? 얼른 또 보고 싶다. 꼬물거리는 손가락이며 입이며 생전에 느껴보지 못한 이상한 조급함 때문에 몸이 달아오른다. 아랫목에 쌓아둔 한수의 이불과 요를 끌어당겨 곱게 펴놓는다. 소향에게는 주지 않고 자신의 방에 비치해놓은 큰아지매는 밤새 한수를 데리고 잘 생각이다. 손바닥으로 이불을 쓰다듬고 톡톡거리다가 정한수 상을 윗목으로 밀치고 일어나 소향의 방으로 간다. 대청에서 건넌방에 불이 없는 것을 보고 서방은 오늘 같은 날에도 또 외출이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소향의 방 앞에는 광수에미의 신이 놓여있다. 두런거리는 소리를 제치고 인기척을 낸 후 문을 열고 들어서니 소향이 한수를 안고 모로 누워있고 그 옆에 광수에미가 광목으로 만들어진 귀저기를 접고 있다.
-한수는 배불리 먹였나?- 능청스럽게 한수라 부르는 큰아지매에게 광수에미는 보이지 않게 입을 삐쭉거려댄다. 젖을 문지르고 있던 소향은 저고리 앞섶을 내리며 -모리겠심더- 하고 답하자 광수에미가 -잠 잘 자모 실컷 무웃다는 말이다. 알것나? 보채모 배고프거나 오줌똥 쌌다는 기고- 목소리가 덩치만큼이나 큰 광수에미의 말에 큰아지매는 손을 나직이 하는 시늉으로 -좀 살살 말하게. 한수가 놀라겠네- 하고 소곤거린다. 이번에는 보란 듯이 입을 삐쭉하던 광수에미는 오히려 더 큰소리로 -알았고 안에서만 키워가 됩니꺼? 밖으로 내놓고 키워야 사내답게 건강하고 강합니더. 우리 아아들 보이소- 하며 광수나 재수를 들먹인다. 사실 광수에미의 마음이 소향을 보면 안됐고 짠하다. 또 태어난 아이를 보면 자신이 낳은 아이보다 잘 생겼다고 속으로 생각도 든다. 한때 종가가 절손되면 틀림없이 광수나 재수가 종가를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비로소 그 꿈은 멀리 갔다. 그런 와중에서도 안방여자는 이유 없이 밉기만 하다. 철도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핏덩이를 안방으로 들였다 내놨다 하질 않나 밤에는 자기가 데리고 잘 것이라고까지 했다?
호롱불이 밝지 않아 방은 어둠침침하지만 한수의 훤한 얼굴이 방안을 밝힌다고 생각하는 큰아지매는 넋을 놓고 아이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다가 마치 어려운 듯 입을 연다. -인제 밤잠 잘까?- 하고 광수에미를 쳐다본다. 그 속을 이미 알고 있는 광수에미는 능청을 떤다. -주무시이소, 와 지한테 묻십니꺼?- 하더니 새근거리는 아이의 볼을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본다. 신기해서다. 자신도 둘씩이나 놓고 키웠지만 또 새삼스러운 느낌에서다. -아니. 한수가 밤잠 자느냐고- -야가예? 행님, 야는 밤도 낮도 없심더. 그저 묵고 자고 묵고 자고 안 그라모 싸대는 기 답니더. 와예? 행님이 델고 잘라고예?- 하고 한심한 눈으로 큰아지매를 바라본다. 어떻게 얻은 아인데 내 품에서 잠도 안 재운단 말인가? 큰아지매는 결연한 마음뿐이다. -실컷 먹였으면 내가 안방에서 재우지. 그래도 안방이 우풍도 없고- 하고 소향을 본다. -행님, 정말로 그랄 겁니꺼? 아가 무시로 깨서 울 건데도 또 젖도 무야 되는데?- 하고 한심한 광수에미는 안방여자는 참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비웃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큰아지매는 한수와 한시도 떨어지기가 싫다. 그런 큰아지매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말은 안했지만 어떻게든 소향과 한수의 사이에 생겨날지도 모를 정을 사전에 잘라내자는 것이다. -아, 정 울거나 보채면 또 건너오면 되지- 하고 역정까지 내는 듯하다.
어이가 없다는 듯 잠시 입만 허하고 벌리고 있던 광수에미는 -잘 됐심더. 지도 집에 가서 잘 끼고 소향이도 혼자 잠을 편케 잘 수 있으이 그리 하이소. 카고 한밤중에 지 부를 생각하지 마이소. 우짜든지 행님이 알아서 하시야지. 이집 자슥 아입니꺼? 안 글나? 소향아?- 하지만 소향으로서는 무슨 말로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분명히 둘의 주고받는 말 사이에 빗장이 걸려있는 것은 분명한데 아이 주인이 데리고 잔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하고 소향은 생각하지만 또 한편 한기를 쐬게 하는 큰아지매의 고집도 아이에게 도움은 안 될거라 생각이 든다. 그래서 소향은 모기소리 같은 소리로 이도저도 아닌 대답을 한다. -알아서 하이소예- 아직 소향은 몸이 욱신거리고 뼈마디가 삐거덕거릴 뿐 아이가 신기하기는 해도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아니 처음부터 뱃속에서 쑥 빼내어주고 나면 훌훌 삼천포로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이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으니 남은 일은 삼천포로 갈 일뿐이다. 그런 마당에 누가 아이를 데리고자든 무슨 상관이겠나? -그래, 한수가 잠이 깊구나. 아이구- 하고 큰아지매는 포대기째로 한수를 끌어안는다. 그래도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잠시 머뭇거리는 시늉을 하던 큰아지매는 포대기를 아이의 얼굴에 푹 덮고는 방문을 열고 나간다. 그 뒤를 소향은 별로 나타나는 표정 없이 쳐다보는데 유독 광수에미는 표독한 얼굴로 쏘아댄다.
-소향아, 소향아! 우짜꼬- 하고 누워서 계속 가슴만 쓸어대고 있는 소향의 손을 붙잡고 작은아지매는 눈살을 애처롭게 찌푸려댄다. 그런 광수에미를 보며 소향은 도대체 뭐가 어떻다는 건지 아직 모른다. -두고 봐라. 한 시간도 못넘기고 또 아를 안고 올끼다. 저카다 아가 고뿔이라도 안 걸릴까 모리겠다- 광수에미는 말리고도 싶었지만 안 말리고 두고 볼 요량이다. 아이를 낳아보지도 키워보지도 않은 여자가 그저 욕심만 가득하여 핏덩이를 다 큰아이처럼 생각하는 안방여자가 한심하고 미워서다. 하품이 입이 찢어지라 나온다. 어젯밤부터 아이는 소향이 낳는데 용은 자신이 썼던 터라 피곤한 몸이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소향아, 니 배 안 고프나?- 하고 한번 묻고 집에 갈 차비를 한다. -아까도 무웃는데 배가 와 고픕니꺼? 작은아지매도 퍼떡 가서 주무시이소. 지는 괘안심더- 하고 안심을 시킨다. 어릿거리는 정신 속에서도 광수에미는 소향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당부를 한다. -절대로 찬바람 쐬지 말고, 알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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