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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현대사를 살아온 한 여성의 이야기. ‘씨받이’라고 불렸던 대리모 소향의 일대기가 연재됩니다. [편집자주]
소향은 귀가 번쩍 뜨인다. 그런데 반가운 것이 아니라 마치 저승사자라도 온 듯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날로 더해가는 이 마음이 도대체 뭐란 말인가? 훨훨 던져버리고 삼천포로 갈 것이라 했었는데 하루하루가 손가락으로 세어지고, 한수가 가슴팍을 움켜잡는 힘이 더 뚜렷해질수록 마치 동아줄이 발목을 묶어 주저앉히고, 날아가려던 마음은 천근 바위 밑에 깔려 움직일 수 없는 느낌이다. 마당 건너 안방에 있는 한수를 생각할수록 지금 자신의 품안이 더 허전해지는 소향은 이불을 젖히고 벌떡 일어나 문에 귀를 대고 들어보려 한다. 뭘 들어보려는지 자신도 모르겠다.
앵 하고 울어대는 아이의 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소향은 안다. 그것이 한수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곧 아이의 울음조차 희미하게 들리자 소향은 문 옆에 털썩 주저앉아버린다.
* * *
장서방은 물을 양쪽으로 가득 담고 대문을 들어섰다. 걸음걸이에 맞추어 걷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일렁거리는 물이 양동이 위를 넘쳐흐른다. 댓돌위에 고무신이 여러 개 있다. 정확히는 세 켤레다. 그리고 소향의 방문 앞에는 달랑 하나가 있다. 무언가 자신이 소향을 위해 이런 순간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주제 넘는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회자정리라 아니 했던가? 그것이 인간사인데. 곧 자신도 그런 범주 안에서 살아질 텐데. 물독에 쏟아 붓는 물이 마음속에 가득한 상념들 때문에 독 주둥이를 벗어나 정기 바닥으로 흐른다. 독 속의 물이 그저 반 정도밖에 차지 않았다. 그래도 장서방은 더 이상 물지게를 지고 싶지 않다. 오늘 쓸 만큼은 있다고 생각하고 지게를 벗어 정기 뒤편에 걸어두고 하늘은 본다. 섣달 한낮이다. 두런거리는 소리가 안방에서 들리는 것 빼고는 온통 세상이 조용하다.
태섭이도 낙심했을 것이니 그러하고 소향은 품안의 자식을 내놓을 판이니 더 그러할 테고 먹을 것 제대로 없는 동네사람들도 모두 방안에서 허기진 배를 졸라매고 누워있기라도 한 것인가? 태광이와 함께 마신 술도 어느새 다 깨어있다. 더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냥 복잡한 머릿속을 술로 꽉 채워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집안을 두리번거리며 대충 머슴이 할 일을 그저 마음으로만 정리해보고 나서 무작정 걸어 나간다. 논길을 걸어 뒷산을 넘어 수도 없이 걸어본 함창 가는 길을 나섰다. 여기저기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한다. 오늘이 장날인가? 팔 것도 살 것도 없으니 장날이 셈에도 없었다.
이곳 땅도 얼마 못 밟고 떠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걷다가 문을 열고 들어간 곳은 익숙한 술집이다. 이 궁핍한 시절에 그래도 어디서 났는지 돈을 팔아 술을 마셔대는 사람들도 있다. -아주머니, 술 한 잔 주시오- 빈자리에 앉아 주위를 보지도 않고 주문을 하고 주머니 속을 뒤져 담배를 찾아 꺼내든다. 그런데 담배가 빈 갑이다. 구겨서 버려버리고 아무 의미없는 한숨을 내쉬는데 주인이 달랑 술 주전자와 잔을 가져왔다. 콸콸 쏟아서 잔을 채워 단숨에 들이키고 잔을 내려놓는데 앞에 누가 와서 앉으며 담뱃갑에서 담배 한 대를 뽑아 내민다. 빈 갑을 구겨버린 것을 보고 있었던 꾸루와이가 장서방의 눈을 바라보며 맞은편에 삐딱하게 한쪽 다리를 걸치고 앉아있다. 장서방은 꾸루와이의 눈을 잠시 쳐다보다가 아무 말 없이 주는 담배를 뽑아들자 이번에는 꾸루와이가 성냥을 그어 불까지 내민다. -형씨, 빽이 보통이 아니더구만!- 능글맞은 표정으로 장서방을 보며 성냥이 손끝까지 타들어가도록 대고 있다. 장서방은 얼굴을 들이밀어 담뱃불을 빨아 당기며 이 자가 방금 한 말을 생각해본다. 감찰실장이 다녀갔다는 것과 종갓집 머슴이 친구사이라는 것이 함창지서를 통해 벌써 온 동네에 퍼진 것을 꾸루와이가 모를 리가 없다. 장서방도 그것이 회자될 줄 안다. 혼자 조용히 술이나 잔뜩 마시고 싶었는데 웬 거머리 같은 놈이 붙어있는 것이 싫어서 아무 말도 대꾸를 안 한다. -내, 형씨가 내 모가지 잡고 한마디 할 때 이상타고는 생각했지만- 꾸루와이는 주전자를 잡아 장서방의 빈 술잔에 부으며 지난여름에 샘터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다. 물론 장서방도 그때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우짜다가- 하고 나머지 말은 하지 않고 술을 마시는 장서방을 올려다보는 꾸루와이는 어쩌다가 머슴이 되었냐는 말이렷다. 빈 술잔을 앞에 내려놓고 이번에는 장서방이 스스로 잔을 채우자 꾸루와이는 주모를 향해 큰소리를 지른다. -아지매, 우째 안주도 하나 없이 술만 달랑 내놓는교?- 시끌벅적한 장터 술집이다. 주모 혼자서 우왕좌왕 하느라 김치 쪼가리 하나 주지 않은 것을 장서방을 대신해 탓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장서방은 안주 같은 것은 염두에도 없다. -뭘 시킸는데? 아, 시켜야 내놓치- 저만치에서 목소리로만 꾸루와이에게 답하지만 연신 손과 몸은 다른 일로 바쁜 주모다. -우리 상이용사협회에서 이번에 참의원 선거에서 김회장을 밀어주기로 내가 힘쓰고 있는데- 하고 장서방의 얼굴을 바라본다. 급하게 마셔댄 술이 아직 위장까지 가지도 않았는지 연신 꼬르륵거리며 내려가고 있다. 장서방은 꾸루와이가 한심하지만 그런 표정은 짓지 않고 그저 멍하게 그의 얼굴만 본다.
-아, 형씨! 내도 한잔 주는 기 도리가 아니요?- 그러고 보니 꾸루와이가 술을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장서방은 꾸루와이를 앞에 두고 대작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술 동냥하고 있는 꼴이 가련하게 보여 자기 잔을 밀어주고 한 잔 따라준다. 도리? 술잔을 입에 대고 마시는 꾸루와이를 보며 장서방은 저 자가 방금 도리라고 했던가? 이제껏 보아온 저 자는 인간의 도리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는 파렴치한 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 입에서 도리를 논하고 있다? 입가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기가 오른 장서방은 꾸루와이의 눈을 피해 안을 휘둘러본다. -케서 하는 말인데…. 김회장한테 말마디나 건네주소- 하고 잔을 장서방에게 내밀어 따르다가 술이 반잔쯤 채워질 때 동이 나자 -아지매, 술 좀 더 가오소!- 하고 주전자를 탁자위에 쾅 놓는다. 아까는 절룩거리는 한쪽 다리를 걸상 밖에 내놓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예 손을 뻗어서 받쳐들어 안으로 거두어들인다. 작심하고 대작을 하자는 태도다. -아, 빈 입에 찍어달라모 그것도 못할 일 아인교?- 장서방의 눈을 보며 동의를 구하지만 장서방은 여전히 아무 표정이 없다. -한동네 사람이고, 또 따지고 보모 집안 아인교? 선거라는 기 다 그렇지만 케도 내는 그저 탁주값 정도만 있으모 상이용사뿐만 아이라 재향군인회나 청년회표는 당상인기라- 혼자 열심히 떠들고 있는 꾸루와이를 장서방은 무시하고 있다. 무시해서가 아니라 마음은 딴 곳에 있는데 아직 모르고 있는 꾸루와이의 선거 빌미가 장서방에게는 무의미해서다. 그렇다고 꾸루와이에게 알려주기도 귀찮아서 주모가 내다주는 술 주전자를 들어 잔을 채운다. -아지매, 여 뭐 무울 거 좀 내오소. 뭐가 좋겠소? 찌개로 하지모. 찌개 하나 주소!- 주모와 장서방을 번갈아보며 꾸루와이는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하더니 안주를 시킨다. 동냥질도 번지르르하게 한다 싶다.
장날이라 번질나게 드나드는 사람들 때문에 겨울이지만 아예 문을 열어놓고 있는 점방 안을 아까부터 밖에서 기웃거리는 아이들이 장서방의 눈에 보였다. 처음에는 그저 지나가다가 기웃거리는 것으로만 알았지만 문을 마주하고 있는 장서방의 눈에 반복해서 모습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또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자 주목하게 되었다. 꾀죄죄한 모습에 한 아이는 조금 크고 다른 아이는 그의 동생쯤으로 보이는데 기웃거리면서 연신 장서방 쪽을 보고 있다.
꾸루와이는 자신의 말에 아무 대답도 없는 장서방이 못마땅하지만 공술을 얻어 마시는 입장이라 아직은 조심을 한다. 뿐만 아니라 뒤에 든든한 백도 가진 장서방이다. 함부로 했다가는 뼈도 못 추릴 수가 있다. 그리고 아직 취하지도 않은 꾸루와이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장서방의 입을 열어보려 한다. -아, 형씨, 내 같으모, 친구를 통해 서장한데 한 마디만 하모 까짓 광산의 반장이나 십장쯤은 식은 죽 묵긴데 뭐하로 넘에 집 머슴을 사는교?- 딴에는 장서방을 치켜세운다고 하는 말이다. 하긴 탄광의 반장이나 십장쯤이면 막장에 들어가지 않고도 들어가는 자들의 두세 배는 벌 수 있고 또 경찰서장의 한마디 부탁이라면 온갖 사고가 득실거리는 탄광의 입장에서는 결코 안 들어줄 수 없을 일이다. 꾸루와이 같은 놈의 눈에는 온통 세상이 다 돈과 힘으로만 도배되어있다고 보일 것이다. 술이 취해갈수록 장서방의 눈에는 꾸루와이가 저 작아서 쪼그라들고 땟국물이 시커멓게 물들어 보인다. 그래도 역시 장서방이 아무 말이 없자 꾸루와이는 이번에는 또 다른 얘기로 환심을 끌어보려 한다.
-요새 서울에서는 난리더구만 여는 우리가 떡하니 버티고 있으이 감히 어떤 놈들이 부정선거니 신탁이니 하고 떠드는교? 암만 그래도 이박사가 우리나라를 살릿제. 안 그랬으모 벌씨 빨갱이 놈들이 치고 들어앉았을 끼지. 김회장도 자유당 아인교? 잘됐지. 안 그랬으모 선거운동하기도 애매했을 낀데- 장서방은 귀를 의심할 정도다. 저놈의 입에서 신탁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반탁쯤도 알고있을 것이고 어디서 듣고 왔는지 서울에서 연일 들썩거리는 부정선거니 자유당 타파니 하는 대학생들의 데모까지 언급하고 있다. 지들이 있어서 이 지방이 조용하다고? 대학생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꾸루와이는 자신이 속한 단체를 핑계로 들고 또 자유당 이승만 정권을 비호하고 있다. 아까까지 기웃거리던 두 아이가 이번에는 아예 문전에 서서 안을 빤히 보고 있다. 큰아이의 소매를 꽉 붙들고 있는 작은아이는 연신 큰아이의 얼굴을 보며 얼굴로 뭔가 조르는 듯하지만 큰아이는 장서방 쪽을 보고 있다. 장서방은 꾸루와이가 지껄이는 말에는 전혀 관심도 없이 큰아이의 시선을 따라 보니 분명 이쪽인데 자신은 아니다. 그러면 꾸루와이의 등이 아닌가?
-어이, 오랜만이다- 꾸루와이는 저만치에 들어서는 한 무리의 장정들을 보고 아주 자연스럽게 반긴다. 그런데 순간 꾸루와이를 확인하는 그들의 떨떠름한 얼굴 표정이 장서방의 눈에는 확실하게 보이지만 아마 꾸루와이는 보지 못한 모양이다. -이리 온나. 내 술 한잔 받아라- 아예 주전자를 들고 그들을 부르자 그중 한 자가 마지못해 와서 술잔을 받는다. 마치 꾸루와이 자신이 마련한 술판인 것처럼 하는 것을 보고 장서방은 웃음까지 나려한다. 꾸루와이는 술을 따라주면서 -알제? 이번 선거는 무조건 자유당 후보다. 김태섭 말이다- 하고 그자의 얼굴을 보는 게 아니라 장서방을 보며 말하고 있다. -예? 예- 하고 그 자는 술을 들이마시고는 입가를 손으로 쓱 닦으며 잔을 내밀자 꾸루와이는 손으로 받으며 주전자를 그 자의 손에 들려준다. 따르라는 뜻이다. -됐다. 가봐라- 하고 돌아서 다시 장서방을 보며 -내 사변 통에 이 다리에 부상만 안 당했어도 광산의 감독이나 순경쯤은 하고도 남을 낀데- 하고 묻지도 않은 말을 한다. 사변이라는 말에는 자신의 병신 꼴은 훈장이 달렸다는 변명이고 감독이나 순경을 들먹거리는 것은 자신이 유식하거나 능력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주모가 찌개 한 냄비를 내려놓으며 -아재가 술값하고 찌개 값을 낼끼제?- 하고 꾸루와이를 응시하며 묻자 꾸루와이의 얼굴이 왕창 찌그러진다. -아! 씨발, 운제 술값 안내고 술 문적 있소? 참내!- 하고 혀를 차대며 험해진다. 주모는 그냥 돌아서며 -오데 한두 번이가?- 하며 아예 대꾸도 안하고 가버린다. 장서방은 취기가 오르는 것을 느끼며 허리춤을 조금 풀어 내린다. 그리고 어쩌다 꾸루와이가 앞에서 저 난리를 피우도록 방치했는지 생각해본다. 자신은 지금 정리의 시간이 필요하고 결단의 마무리를 위해 여기에 빈 공간을 찾아왔는데 우연하게 꾸루와이가 찾아들었다. 첨부터 딱 잘라서 물리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되지만 이제는 좀 늦었다고 생각이 들어 제풀에 지쳐 물러나기를 기다릴 수밖에. 추운 겨울이라 김이 설설 서리는 국물에 숟가락을 담가 입에 들이니 제법 먹을 만하게 맛이 있다.
또 무어라 꾸루와이는 지껄이고 있다. 하지만 장서방은 혼자 술을 따르고 마시고 잔을 내려놓는데 눈을 가렸던 술잔 때문에 잠시 보지 못한 사이에 문밖에 있던 두 아이가 꾸루와이의 등짝에 붙어 서있다. 이번에는 장서방의 눈을 쳐다보며 큰아이는 선뜻 행동하지 못하며 망설인다. 작은아이는 아직도 큰놈의 소매를 꽉 붙들고 있다. -아부지- 큰놈이 불렀다. 아! 저 아이들이 꾸루와이의 자식들이구나. 장서방은 가까이 서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또 머리를 반쯤 숙인 채 꾸부정하게 술을 마셔대는 꾸루와이의 모습도 본다. 저런 놈이 좀전에 도리를 입에 담았다. 한겨울인데 아이는 고무신에 맨발이다. 홑바지에 손이 얼어 터져 피까지 말라붙어있고 작은아이는 누런 코가 입까지 흐른 채 말라붙어있다. 꾸루와이는 등에서 부르는 소리 듣고는 움직이기 불편한 다리를 고정하고 상체만 꼬아서 돌려 실눈을 뜨고 보더니 도로 몸을 돌려 장서방 쪽으로 향하고는 -뭐고? 여는 와 왔노?- 하고 술을 따른다. 큰아이는 아버지라는 꾸루와이의 등짝을 하염없이 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어무이가- 하고 말을 마치지 않는다.
장서방의 눈에 보이는 작은 한 조각의 모습이 한없이 서럽다. 춥다. 그리고 저 눈이 보여주는 아이들의 배고픔도 보인다. 그리고 술에 절어 굽은 등도 펴지 못하는 아버지는 쓸데없는 서울의 데모나 신탁이나 자유당을 입에 담고 있다. 그 어떤 것도 저 아이들의 추위나 배고픔을 해소해주지 않는데 세상은 여전히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시간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고 있다. -안 가나!? 가거라!- 돌아보지도 않고 고함을 질러대자 작은아이는 큰아이의 소매를 끌어대며 나가자고 한다. 그러나 큰아이는 오히려 작은아이를 끌어당기며 아버지 등짝에서 멀어지려하지 않는다. -어무이가 마이 아파예- 아까 남겼던 말을 큰아이가 마저 했다. 천주당에서 끌려나와 서방에게 호되게 얻어맞은 후유증으로 굴신도 못하고 누워있는 것을 큰아이가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장서방은 알 리가 없다. 그저 아프겠거니 하고 만다. 꾸루와이가 험악한 얼굴로 돌아보더니 소리를 지른다. -이것들이 오데 어른들이 말하고 있는데 지랄이고? 안가나?- 하며 술잔을 들어 내려칠 것처럼 하자 작은놈은 문밖으로 줄행랑을 치고 큰놈도 뒷걸음질로 움칠거리며 나간다. 그러나 둘은 문밖 저만치에서 여전히 서있다. 꾸루와이는 여전히 뭐라 중얼댄다.
장서방은 술맛이 뚝 떨어진 걸 느껴 그냥 일어서서 주모에게 간다. -저상에 술 한 주전자 더 주시고. 전부 얼맙니까?- 화색이 가득한 주모에게 돈을 건네고 장서방은 문밖의 두 아이에게 다가가서 얼마간의 돈을 쥐어준다. -엄마 약 사고 그리고 남는 돈은 뭐 사먹어라- 술판이 엉망이 된 날이라 생각하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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