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겐 표가 없다, ‘지구공유자’ 우리 손에 달렸다

6.1 지방선거 만드는 청년 정치인③ 경북도의회 비례 후보, 기본소득당 홍순영

박주연 | 기사입력 2022/05/04 [10:46]

동물에겐 표가 없다, ‘지구공유자’ 우리 손에 달렸다

6.1 지방선거 만드는 청년 정치인③ 경북도의회 비례 후보, 기본소득당 홍순영

박주연 | 입력 : 2022/05/04 [10:46]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기본소득당 동물권·생태 의제기구인 ‘어스링스’는 오준호 대선후보와 함께 <반려동물 너머에 우리가 있다- 20대 대통령선거 지구공유자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동물권과 생태 이슈에 대한 정치적 관심을 촉구했다. 이들은 동물과 자연의 정치적·법적 권리, 축산동물과 야생생물의 권리, 해양생태계의 권리, 그리고 공존을 위한 기후위기 대응 등을 요구했다.

 

▲ 서울 국회의사당 근방에 위치한 기본소득당 사무실에서 홍순영 경상북도의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만났다. ©일다

 

선거에서 반려동물과 반려인에 한정되어 있는 동물권 의제를 확장하며 이런 진보적 목소리를 낸 배경에는 ‘어스링스’의 홍순영 위원장이 있다. 홍 위원장은 ‘비질’(도살장이나 공장식 축산농장, 수산시장 등을 방문해 동물들의 삶을 마주하고, 폭력의 증인이 되어 기록하여 공유하는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권 행동을 해온 이로, 기본소득당 정책실에서 일하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경상북도의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것이다. 동물권 운동을 하는 기본소득당원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는데, 경상북도의회에 도전한다니 홍순영 예비후보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동물권 활동을 해 온 이력이 눈에 띄는데,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비건(vegan, 식물성 음식 외에는 먹지 않으며 동물을 희생시켜 얻은 의류나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 등을 사용하지 않음)이다, 동물권 활동을 한다고 하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근데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없어요.(웃음) 주변에 비건인들이 있었고, 공장식 축산업의 문제는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거든요. 다만, 정확한 진실을 마주하지는 못하고 있었어요. 두려웠으니까요. 진실을 알게 되면 그동안 안온했던 내 일상에 균열이 많이 날 것 같고, 흔들릴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언니가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었는데,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되면서 정말 모든 생명체들이 감정을 느끼는 존재라는 걸 몸으로 배웠어요. 여울(고양이 이름)이가 뭘 원하는지, 지금 이 공간에서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론 알아가기 위한 과정에 있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그러면서 끌리듯이 <어스링스>(earthlings, 숀 몬손 감독, 2005)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어요. 영화는 반려동물, 축산동물, 실험동물, 전시동물, 패션에 이용되는 동물 등이 사람에 의해 어떻게 착취되고 있는지 보여주는데요. 그걸 보고 ‘더이상 고기를 먹을 수 없다’, ‘동물의 희생이 담긴 제품을 쓸 수 없다’고 결심했죠.

 

너무 많은 죽음을 내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용인해왔구나 싶어 후회스러웠어요. 그리고 나서 주변을 둘러 보니 좀 무력해지더라고요. 사회는 변함없이 많은 동물들을 이용하니까요. 그게 벌써 4년 전인데요. ‘혼자선 안 되겠다, 사람들을 만나야겠다’ 생각했죠. 그 즈음에 동물해방운동 조직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함께 활동했어요. 식당에 가서 ‘육식은 폭력이다’ 외치는 시위도 하고, 비질도 하고, 거리에서 인간에 의해 이용 당하는 동물들의 영상을 틀어놓고 설명하는 캠페인도 하고, 백화점 푸드코트 앞에서 국화꽃을 놓고 평화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요.

 

그런 활동을 하면서 내면에 있는 모순과 무기력을 이겨내려 했던 것 같아요. 동물권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었거든요. 그러면서 인간관계가 많이 깨졌지만(웃음) 언니는 저에게서 도살장 갔던 이야기를 듣고 나서 꿈을 꿨대요. 여울이가 소심하고 겁도 많은데, 도살장 가는 돼지의 모습을 하고 트럭에 있었다는 거죠. 언니도 비건을 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가족 식탁도 그렇게 바뀌기 시작했어요.” 

 

▲ 비질(도살장, 공장식 축산농장, 수산시장 등을 방문해 동물의 삶을 마주하고, 폭력의 증인이 되어 기록하고 공유하는 활동)을 하며, 도살장 앞에서 마주친 돼지들에게 물을 주고 있는 홍순영 예비후보 ©기본소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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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에 대해 배우고 알게 되면서 내면의 분노와 모순, 무기력을 겪었는데,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동물권 운동을 함으로써 그것을 해소하려고 한 점이 인상 깊네요.

  

“동물권을 알게 되고 느꼈던 것과 페미니즘을 알고 나서 느꼈던 것들이 많이 비슷해요.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사건이 일어난 후에 저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자신을 얽매였던 권력 관계들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고, 자신이 겪었던 경험들을 다시 생각했을텐데요. 조금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내가 겪은 피해만 있는 게 아니라, 나 또한 권력구조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지구라는 생태계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관계를 맺고 연결되어 살고 있는데, 인간이라는 한 종이 그 관계에서 군림하고 있다는 깨달음도 얻었어요.

 

내가 가지고 있는 권력들이 무엇인지, ‘가해자성’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되었죠.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존재들의 해방이 결국 우리 모두의 해방이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죠. 나아가 ‘이 이야기를 더 많은 인간동물들에게 알리고, 정치로서 해결해나가는 것이 내가 해야 하는 일이구나, 그게 내가 무기력해지지 않는 방법이겠다’라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정당정치 활동을 하게 된 것이군요, 기본소득당을 선택한 배경을 얘기해주세요.

 

“대학 다닐 때 처음 기본소득이라는 걸 접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여성으로서 그리고 가족구성원 중에 장애인이 있는 장애인 가족으로서 겪었던 많은 모멸과 모욕들, 가난한 집에서 자라면서 겪었던 ‘선별 복지’의 낙인들이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큰 부분으로 남아있거든요. 그런 경험들을 하면서 지금 우리의 존엄을 해치고 있는 것이 무언인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OECD 경제 강국이라는데, 여전히 가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고, 가난한 나를 증명해야만 구제해 주는 시스템이 너무 분노스러웠어요. 그런 와중에 그에 대한 대안으로서 기본소득을 알게 된 거죠.

 

기본소득은 우리가 불쌍해서, 임금 노동을 못해서, 장애가 있어서, 무언가 결여되어 있어서 주는 게 아니잖아요. 그냥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주어지는 권리라는 개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요. 또 가구 단위가 아니라 개인에게 지급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고요. 기본소득 받으면 주말 알바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 좋더라고요.(웃음) 그냥 좋다가 아니라, 기본소득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우리 사회의 많은 것들이 나누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특히 토지는 어떤 개인 혹은 기업의 소유라고 할 수 없지 않나요. 그들이 만들어 낸 것도 아니고요. 지금 많이 이야기되는 빅데이터도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것으로 생기는 이익도 나눠져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나 싶어요.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몫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같이 소유할 것인가 고민하다 보니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또 그 즈음에 제가 경기도 청년으로 청년기본소득을 받고 있었는데, 그걸 써 보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내가 이 기본소득을 완성해야겠다. 충분한 기본소득, 모두에게 지급되는 기본소득을 현실정치에서 실현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2020년 기본소득당 창당 멤버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기본소득당 내에서 동물권 논의를 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처음부터 동물권 이슈에 당원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진 않았을 것 같은데요.

 

“처음엔 좀 외로웠죠. 당대회나 총회 등 행사를 하고 나서 뒤풀이 갈 때 처음엔 그냥 (육식을) 안 먹고 말지 싶어서 안 갔어요. 그러다 동물권에 관심을 가진 당원이 한두 명 있다는 걸 알게 돼서, 우린 다른 곳에 가서 따로 뒤풀이하자고 했죠. 근데 생각해보니까 사실 내가 원한 건 우리 당 사람들, 기본소득 운동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만행에 대해서도 같이 성찰하는 거지, 따로 분리가 되는 게 아니었거든요.

 

▲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선거운동을 하며 당원들은 함께 채식을 했다. (출처: 기본소득당 팀블로그 브런치)

 

당장 다 바꿀 순 없으니, 동물권 교육을 하면서 더 많은 당원들을 발굴하고 따로 조직을 만들어야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세네명이서 서울시당 산하에 동물권 위원회를 만들었죠. 같이 책도 읽고 공부하면서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하던 중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어요. 동물권 정책을 만들자고 시장 후보에게 설명했죠. 선거본부 발대식 할 때 당원들 대상으로 동물권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었고요. 선거운동 기간 동안 다같이 채식을 해 보자는 결정도 하게 되었어요. 물론 그 결정까지 갈등도 있었고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은요. 그래도 당원들 평균 연령이 28세일 정도로 젊고, 어느 정도 인권감수성이 있는 분들이라 토론하고 질문하면서 수용해 나갈 수 있었어요. 지금도 공식 행사에선 비건 간식을 준비하고, 쓰레기도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어요.”

 

-당내 토론의 과정에서, 기본소득이랑 동물권이 어떤 상관이 있는지에 관한 논의도 이루어졌겠네요.

 

“기본소득이라는 제도를 실현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은 정당이지만, 우린 제도를 도입하는 것 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도도 중요하지만 기본소득이 가지고 있는 정신을 실현해야 하죠. 그런 점에서 기본소득당의 궁극적인 목표는 ‘모두의 것을 모두에게 나누는 사회, 그리고 당신이 누구든 나답게 살 수 있는 사회’에요. 단순히 현금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는 걸 넘어서, 기본소득이 함의하고 있는 철학을 실현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거죠.

 

모든 이들이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 그리고 모든 존재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개성이나 모양새를 잃지 않고 나답게 살 수 있는 사회를 추구하는 당이 기본소득당이에요. 그것은 단지 인간동물만 해당되는 게 아니라 모든 동물, 모든 지구생명체에도 해당되는 것이고요. 돼지가 돼지답게, 밍크고래가 밍크고래답게, 나무가 나무답게 살 수 있는 지구공동체를 만드는 게 우리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기본소득의 철학처럼, 모두의 것인데 특정 소수만 가지고 있는 걸 나눠야 한다는 거죠. 인간동물만이 지구를 전유하고 다른 생명체들을 파괴하는 일은 중단해야 하고요.

 

사실 이런 이야기가 기본소득 운동 내부에서도 급진적인 걸로 여겨지기도 해요. 우파적인 기본소득은 행정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다른 사회서비스를 다 없애고 기본소득만 제공하겠다는 주장도 하거든요. 그런 기본소득이 있는 반면에, ‘어스링스’에서 주장하는 기본소득도 있는 거죠. ‘어스링스’는 모두의 것을 모두에게 되돌리기 위해 계속해서 언어를 만들어가고 있고, 다양한 의제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 기본소득당 유튜브 ‘[준호의 v-log] 2022년, 인간만이 아닌 다양한 종들의 삶을 위해서’ 편에서. 오준호 전 대선후보가 대학로 인문학서점 풀무질에서 열린 비질 전시 ‘당신의 얼굴’에 방문하고, 홍순영 씨가 비질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출처: 기본소득당 유튜브 채널)

 

-동물권 이슈는 거대양당 구도의 정치권에서는 거의 논의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최근엔 반려동물 관련 이슈를 다루는 정도고요. 정치 이슈로서 동물권 이야기를 어떻게 해나갈 건지 궁금합니다.

 

“반려동물 정책은 필수로 하나씩은 내는 것 같은데, 사실 그건 반려인의 표를 얻기 위함이죠. 반려동물 정책 중에는 동물복지공약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동물을 사고파는 일을 장려하는 것도 있어요. 반려동물이 어떻게 번식되고, 브리딩(breeding) 산업이 얼마나 커지고 있는지, 그 안에서 동물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도 조명해야 하거든요. 먼저 그 부분을 지적하고 싶고요.

 

동물에게 투표권이 있는 게 아니니까 정치와 동물권은 무관한 것으로 여겨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인간이 수백만 종의 생명체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도 다른 동물에 의존해 있고 자연 생태계에 의존하고 있는 의존적인 존재잖아요. 그럼에도 인간들의 독단적인 정치적 결정에 의해 다른 생명체들이 큰 영향을 받죠. 가덕도 신공항의 경우도 그래요. 그 갯벌에 살고 있는 많은 생물종이 파괴되거나 거의 멸종에 이르는데도 신경 쓰지 않잖아요? 근데 그 생명체들이 파괴되고 사라지면 인간들에게도 결국 영향이 와요. 전염병 창궐이나 기후위기 등으로 이미 그 재앙을 경험하고 있잖아요. 또한 그 재앙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오고요. 이제 정말 인간이 만들어내는 멸종을 중단하고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하는 때에요. 동물권과 정치는 결코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번이 첫 출마인데요. 경상북도의회라니,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나요?

 

“지난 대선 이후로 당 내에서 결과를 두고 뼈아프게 평가를 했어요. 기본소득이라는 의제를 주도하지 못했고 가시화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이었죠.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에선 기본소득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지자체에 맞게 ‘개인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의 다양한 방안을 이야기해 보자고요. 지방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기본소득 모델을 만들자는 목표를 가지고, 이번 선거에선 모든 광역시·도에 비례대표 후보를 내자고 결의했죠. 모든 지역의 투표용지에 기본소득당이 나오는 거예요.

 

사실 경상북도는 기본소득당 당원 조직이 없는 곳이에요. 그래서 고민이 많았지만, 경북이 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이거든요. 산불이나 지진 피해도 있고,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도 발생하고 있죠. 또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지역이기도 해요.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탈원전이 아닌 원자력발전소 3, 4호기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죠. 그러니까 경상북도는 기후위기 시대에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이면서,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해 희생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한 거에요. 또 축산농장과 어업이 활발한 지역이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제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주실 분들이 있을 거라고 봤어요. 인근에 사드가 배치된 성주와 김천 주민들, 원자력발전소 근처에 살고 있는 주민들, 축산농장에서 비인간적인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과 착취당하는 동물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대변되지 못했던 소수들의 목소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들을 위해서 목소리 내야겠다 생각해서 출마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 어스링스와 함께 탐조 활동 중인 홍순영 씨의 모습 ©기본소득당

 

-경북 지역의 주민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가요?

 

“기본소득당이 아직 작은 정당이고 돈도 많지 않아서 선거운동을 활발히 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지역방송 토론회에 나가고, 기본소득에 관심이 있는 분들, 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야기를 나누려 하고 있어요. 또 공보물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고민 중인데요. 경북의 경우엔 전 도민 기본소득은 아직 어려울 것 같아서, 아동청소년과 청년 기본소득, 노인 기본소득, 농민 기본소득을 추진하겠다는 걸 주요 공약으로 삼을 것 같아요. 또 핵발전소 건설 재개 관련해서 주민들과 협의체를 구성해서 이를 저지할 수 있는 방안들, 공장식 축산업이나 어업의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많은 세금이 축산업을 대규모화, 공장식화 하는데 쓰이고 있거든요. 이제 축산업도 소규모 영농이 아니라, 대기업 하청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걸 국가가 장려해 왔고요. 축산 지원금을 조금 더 생태적인 농장으로 전환하는데 써야 한다고 봐요. 노동환경도 더 나아져야 하고요. 지금 공장식 축산업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들이 이주민이고,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해외 사례들을 보면, 축산농장을 생츄어리(sanctuary, 보금자리)로 전환하는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곳도 있는데, 그런 방식을 고려해야 할 때라고 봐요. 다양한 전환 방안을 마련해야죠.

 

또 하나, 경북에 인구소멸 지역이 많거든요. 청년들은 사라지고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죠. 왜 이 지역에 사람들이 계속 살지 못하게 되었는지도 이야기해보려 해요. 젊은 사람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건, 다른 지역에서 살 수 없기 때문이죠. 일자리도 없고 인프라도 없고요. 그건 발전소나 굴뚝산업 등 지역을 파괴하는 산업이 지역에 배치되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이런 지역에서 나답게 살아갈 청년이 얼마나 될까요?

 

사실 전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에서 살고 싶어요. 서울은 육식 수요가 가장 많지만 도살장 하나 없는 곳이고, 엄청난 에너지를 쓰면서도 핵발전소가 없는 지역이죠. 착취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곳이라서 이곳의 삶이 너무 기만적이게 느껴져요. 하지만, 지금은 지방에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죠. 굴뚝산업에서 일하고 싶지도 않고, 당장 농사를 짓기도 어렵고요. 그러니까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거에요! 임금과 무관하게 보장되는 소득이 있다면, 굳이 사는 곳을 떠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이런 이야기들을 경북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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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샌드박스 2022/05/10 [22:25] 수정 | 삭제
  • 이런 후보가 있다니 응원해요!!! 축산농장 직접 가보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축산농장을 생츄어리로 전환한다는 말만 들어도 진짜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갈 길이 멀지만 소수부터 시작하는 거겠죠. 후보님같은 분들이 많아지길!!
  • 독자 2022/05/04 [19:53] 수정 | 삭제
  • 경기도에서 시행한 청년 기본소득의 효과가 궁금해요. 이번에 코시국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효과에 대해서도요.. 신뢰할만한 분석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땅값 끝내 못잡는 좌우파 정부들 보면서 기본소득이라도 있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earthling 2022/05/04 [14:46] 수정 | 삭제
  • 비건 선거운동 하는 곳들이 하나둘 생기는 것을 보니까 세상을 개혁하는 여성들, 청년들의 힘이 느껴집니다. 이름 기억하고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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