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예멘 여성에서 연결되는 몸들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영화 〈섬이 없는 지도〉 김성은 감독 인터뷰

박주연 | 기사입력 2022/10/10 [11:57]

제주의 예멘 여성에서 연결되는 몸들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영화 〈섬이 없는 지도〉 김성은 감독 인터뷰

박주연 | 입력 : 2022/10/10 [11:57]

2018년 6월, 예멘 난민 549명(남성 504명, 여성 45명)이 제주를 찾아왔다. 낯선 존재들의 방문이 제주 사회를 두드린 거다. 그러자 이들을 경계하고 차별하며 구분 지으려는 이들이 목소리를 냈다. 예멘 난민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도 금세 퍼져나갔다. 하지만 모두가 낯선 존재를 꺼렸던 건 아니다. 환대의 마음으로 손을 내민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존할 방법을 찾아나섰다.

 

야스민은 예멘 난민들 중 한 명이었다. 얼마 안 되는 여성 중 한 명이기도 했다. 남성들의 수가 많았던 탓에 이 여성들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여성을 위협하는 예멘 남성’이라는 난민 혐오 프레임에서도 예멘 여성들의 존재는 지워져 있었다. 이들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 영화 〈섬이 없는 지도〉(김성은 | 2021 | 91min) 포스터 (제공: 시네마달)

 

다큐멘터리 영화 〈섬이 없는 지도〉는 야스민이 든 카메라에 찍힌 제주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흔들리는 카메라에 담긴 화면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지만 점점 그 모습이 뚜렷해진다. 누군가가 야스민에게 카메라 작동법을 알려 주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후 카메라는 야스민이 누군가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함께 제주 곳곳을 보여 준다. 제주를 떠나기 전 마지막 메시지라는 야스민의 말 속엔 슬픔도 느껴지지만 애정이 묻어난다.

 

야스민의 영상 편지로 시작한 영화는 제주에서 난민, 이주민과 연대하고 제주 난개발 반대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각기 다른 이유로 제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하고자 하는 것들은 때때로 낯선 감정을 야기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다시 묻게 된다. 그건 정말 낯선 것일까?

 

흥미로운 영화 〈섬이 없는 지도〉를 만든 김성은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잠시 독일에 머물고 있는 그와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영화를 둘러싼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은 독일에 거주 중이지만, 원래 제주에 살고 있는 걸로 알아요. 전작 〈스물다섯번째 시간〉, 〈섬퀴어 복희〉도 제주가 배경이죠. 제주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2013년 3월부터죠. 전에도 여행으로 몇 번 방문한 적은 있지만 이땐 달랐거든요. 당시 독일에서 살며 한국 작가들이 활동하는 스튜디오에 참여하고 있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 이후로 해외에서 계속 살고 있었던지라 한국의 상황이 어떤지 잘 몰랐는데, 다른 작가들을 만나면서 알게 됐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태, 밀양 송전탑 사건,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반대농성 등의 이야기를 접했고, (해고자 복직을 위한) 희망버스의 존재도 알게 되었죠.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반대 운동 이야기도요. ‘지금까지 이런 걸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었어요.

 

그러면서 강정마을에 대한 정보를 찾다가 알자지라 방송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A Call Against Arms」(무기에 저항하는 외침)을 보게 됐어요. 마을 활동가가 구럼비에 누워 이야기하는 장면, 주민 분이 ‘이 길은 내가 매일 아침 해와 인사하러 가는 길인데 왜 막냐’는 식의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나오거든요. 그걸 보면서 왠지 ‘강정 마을이 이 세상 희망의 보루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가 지켜져야 세상이 망하지 않을 것 같다’, 꼭 가봐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제주에 갔는데, 3~4일 있으려고 했던 게 일주일이 되고 또 그게 한 달이 됐죠.(웃음) 다시 독일로 돌아와 전공도 영상인류학으로 바꾸고, 공부하면서 제주를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러다 2019년 제주로 이주하게 되었어요.

 

▲ 영화 〈섬이 없는 지도〉를 만든 김성은 감독 (제공: 시네마달)

 

-영화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야스민의 영상 편지인데요. 야스민이 전하는 메시지에 신뢰와 사랑이 가득했어요. 야스민과는 어떻게 만나 우정을 쌓게 된 건가요?

 

독일과 제주를 오가며 공부하던 중, 2018년 여름 제주에 왔더니 제주가 격동의 시기를 보내고 있더라고요. 강정마을에서 친구들로부터 예멘 난민 이야기를 들었죠. 그들이 예멘 난민들과 이런 저런 활동도 하고 있었고요. 제주 여성들과 예멘 여성들이 함께 차 마시는 모임에 가게 됐어요. 차를 마시며 서로의 문화에 대해 배우고 이야기도 듣는 시간이었죠.

 

야스민과는… 뭐랄까, 느낌이 되게 좋았어요. 야스민이 예멘에서 영어 교사였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된다는 점도 있긴 했지만 느낌이 정말 좋더라고요. 생각이 되게 깊고 감정도 충만했고요. 또 본인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한다는 점도, 다른 예멘 여성들과 조금 달랐어요. 자화상을 그리는 워크숍이 있었는데 야스민은 물음표를 그리더라고요. 본인이 처한 상황이나 본인의 이야기를 시적이고 추상적인 방식으로 소통하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결과적으로 두 분이 이렇게 친해졌다는 건, 야스민도 감독님이 마음에 들었나 보네요.(웃음) 그럼 영화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사실 이 영화는 영화를 만들려고 하다가 실패한 과정에서 시작한 영화이자 그 과정을 담은 영화이기도 해요. 야스민이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카메라로 무언갈 촬영하는 거라는 얘길 듣고 반가웠어요. 세상엔 카메라를 들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와 비슷한 사람이구나 싶었죠. 그래서 야스민한테 카메라를 빌려주고 야스민이 찍은 제주와 내가 찍은 제주 영상으로 무언갈 해보려고 했던 게 처음 구상이었어요.

 

야스민이 보는 제주를 담고 싶은 것도 있지만, 한편으론 이 카메라가 야스민에게 어떤 방패막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어요. 투쟁 현장에서 카메라를 들었던 나에게도 카메라가 그런 역할을 해줬거든요. 당시 야스민이 제주에서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카메라를 가지고 한번 다녀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거죠.

 

그렇게 야스민과의 협업을 구상하고 있었는데, 카메라를 빌려주고 한 3개월 지났을 때 연락이 왔어요. ‘이제 영상을 못 찍게 될 것 같다. 제주를 떠난다’고요. 야스민은 남자 형제들과 한국에 온 상황이었는데 그들이 서울에 예멘인 커뮤니티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했어요. 야스민도 함께 가야 했죠. 그래서 이 영화는 못 만들겠구나 했어요. 그러다 야스민이 남긴 영상 편지를 보게 됐어요. 그걸 보니까 마음이 찡하면서도 심란하고…. 감정적 울림도 컸지만 야스민이 나한테 큰 질문을 던져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서 멈추지 말고 영화를 계속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야스민한테도 이런 생각을 전했고요.

 

▲ 영화 〈섬이 없는 지도〉의 장면 중 숲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제공: 시네마달)

 

-그렇게 야스민으로 시작된 영화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던 부순정, 강정마을 활동부터 시작해 이주, 난민 이슈에 늘 목소리를 보태는 에밀리, 비자림로 확장 공사에 반대하며 숲 속에 오두막을 지은 그린씨… 제주에서 굉장한 활동을 하는 분들인데요.

 

영화에 나오는 분들 대부분이 강정마을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에요. 에밀리는 이주, 난민 인권 관련 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있는 사람이죠. 예멘 여성들과 차 마시는 모임에 초대해 준 사람이기도 하고요. 순정 언니는 강정마을 활동을 꾸준하게 해 왔고, 2018년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 목소리를 내며 제주도청 앞 천막촌 활동을 시작했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몇 년 동안 화요일마다 도청 앞에서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선전전을 했고요. 그린씨도 강정에 연대자로 왔다가 제주로 이주했고, 비자림로 확장 공사 건이 생기면서 이를 저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원래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을 했고 식목원에서 일했었기 때문에 자연과 가까운 친구에요. 환경 운동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죠.

 

돌이켜 보면, 2018년이 격동의 시기이기도 했지만 재미있었던 때이기도 했어요. 제주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난 탓에 자연스럽게 급진적인 교차성 활동을 했던 것 같거든요. 활동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이 사람이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다 보니 그렇게 된 부분도 있지만, 강정마을 활동의 영향도 크지 않나 싶어요. 해군기지가 만들어진 후에도 지속됐고, 많은 여성 활동가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해냈고요. 기자회견 같은데선 마을 남성 주민들이 얼굴을 드러냈지만, 사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활동가들이 있었거든요. 그들이 꾸준히 변화를 물색하고 공동체를 이어나갔기 때문에 2018년 여러 이슈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강정마을 활동 때 주민들(당사자)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다른 활동가들이 목소리를 많이 내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요. 시간이 흐르고 해군 기지가 만들어지고 마을 주민들이 생계로 복귀하면서, 활동가 본인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데, 그게 지난 3~4년이에요. 그런 과정 속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이 있지 않나 싶어요. 특히 ‘당사자성’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교차성을 받아들인 거 아닌가 싶어요.

 

▲ 영화 〈섬이 없는 지도〉의 장면 중 공터가 된 공간 (제공: 시네마달)

 

-‘당사자성’ 논의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제주의 난개발이 너무 우려되지만, 나는 제주사람 혹은 제주에서 지내는 사람이 아닌데 말을 보탤 자격이 되나? ‘당사자가 아닌 나’의 위치에 대한 고민이 계속 드니까요.

 

비자림로가 나오는 장면에서, 주민 분이 활동가들한테 물어보잖아요, “뭐하는 사람들이에요? 좋은 사람이에요? 나쁜 사람이에요?” 이 질문이 상징적인 거라고 봐요. 항상 이런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논의되고 결정되잖아요. 개인적으로 이런 이분법적 구도는 이제 구시대적 유물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복잡함을 읽어내기 위해선 복잡한 담론이 필요하다고 봐요. 물론 그걸 구호로 만들어 내는 건 휠씬 더 어려운 일이긴 하죠.

 

‘너는 이주민이니까, 너는 외지인이니까’라며 선을 그어버렸을 때 놓치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구분지음으로써 (당사자라 여겨지는) 자신들과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론 본인들을 대상화하는 빌미를 주기도 하는 거거든요. 이렇게 이분법적 태도로 관계를 맺거나 타인을 대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런 문제 의식이 이 영화의 큰 맥락이기도 해요.

 

-비자림로 장면이 흥미로웠어요. 그 주민 분이 평생 제주를 떠나본 적이 없다는 제주토박이 한진오 작가(제주 신화와 굿을 연구해 온 문화예술가)한테도 ‘여기 사는 사람 아니면 가라’고 하잖아요. 과연 당사자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누가 당사자인가 하는 물음이 들더라고요.

 

여러 개발 현장에서, 그 곳에 사는 사람 혹은 거기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면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낼 권리를 잃는 경우가 굉장히 빈번하죠. 당사자 중심의 운동이라는 건 세심하게 접근해야 하는 것 같아요. 활동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것 중 하나는 ‘(개발 논의 속에서) 당사자라는 것도 결국 인간중심적인 것이 아닌가?’라는 거에요. 비자림로 공사는 재개되었지만, 비자림로와 제2공항이 오랫동안 개발 보류될 수 있었던 건, 사실 비인간존재들 때문이거든요. 물론 사람들이 그 존재가 (개발하려는 공간 안에) 있다는 걸 열심히 찾아다닌 결과이긴 하죠. 매일 새벽 5시, 6시에 천연기념물인 새들의 소리를 녹음하고 둥지를 찾으러 다녔으니까요. 그런 천연기념물이 있다는 증거가 있으면 전략환경영향평가 재심을 신청할 수 있죠. 결국 이런 논의에서 사람만 당사자가 아니라는 거에요.

 

영화 찍으면서 제주 여러 곳을 방문했는데, 선흘리의 민오름도 갔어요. 민오름에 올라가서 숨구멍을 찾으려고 하다가 길을 잃었는데, 예전에 대명그룹이라는 곳에서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고 땅을 4~5m씩 깊게 파놓은 곳을 발견했어요. 이제 골짜기가 되었더라고요. 초록색 이끼 같은 것들로 덮혀있었어요. 그린씨랑 같이 있었는데, 그가 ‘이건 지의류’래요. 지의류가 뭔가 찾아보니까, 정말 혁명적인 생물이더라고요. 균류와 조류가 공생하는 식물이었는데 최근엔 효모도 같이 공생한다는 게 밝혀졌대요. 3자공생체인 거죠. 흔히 종의 기원이라고 하면 경쟁을 통한 피라미드 형식을 떠올리는데, 지의류에 의해 사실 생명의 시작은 공생, 공존이었다는 게 밝혀진 거에요.

 

그런 점에서 보면 제주는 바위들로 이루어진 섬인데, 이 섬을 바위로 풍화시키는 게 지의류인 거죠. 그 바위가 흙이 되고 다른 생명체가 자라나고요. 그러니까 지의류는 최초의 환대의 생명체인 거에요. 이런 걸 생각하게 되니까 ‘당사자성이라는 건 대체 무엇인가, 이 지의류, 흙도 당사자가 아닌가?’ 하는 걸로 흐름이 바뀌게 되는 것 같아요.

 

-영화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움직이는 신체를 담은 장면들이죠. 제주의 다양한 공간에서 여러 인물들이 자신만의 움직임을 표현하는데요. 이런 장면들을 넣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이 영화가 야스민의 편지와 야스민의 이야기에서 출발하는 건데, 어떻게 하면 이 사람의 삶의 여정을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이었어요.

 

2018년에 사흘 동안 신경다양성 관련된 몸 워크숍에 참가했어요. 초반에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친구의 움직임을 보는 게 되게 감정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괜히 감동적이고 울컥하는 그런 거요. 근데 사흘 째가 되니까 그 움직임을 같이 하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저 사람과 나를 구분하는 판단적인 요소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같이 소리를 만들어 내고,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겪으면서 공통되고 공유된 감각을 느꼈던 것 같아요. 같은 진동 안에 있다는 느낌이요.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까, 야스민과도 그런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마련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영화 〈섬이 없는 지도〉의 장면 중 바다가 보이는 어느 공간에 서 있는 사람의 모습 (제공: 시네마달)

 

그래서 본격적인 영화 촬영을 하기 전에 야스민을 제주로 초대해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제작진이 함께 모여 몸 워크샵을 진행했죠. 그 때 워크샵 주제가 물의 공동체였는데, ‘각자 가지고 있는 꼬리표 같은 게 없어지는, 그런 게 필요 없는 시간을 함께 보내보자, 공명해 보자’는 경험에 도전한 거죠. 그리고 다른 출연진들에게 야스민의 영상 편지를 보여줬고요. 그 경험을 한 뒤에 몇몇 출연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 제안을 따라서 비자림로, 제주공항에서 즉흥 움직임을 하게 됐고, 그 영상을 영화에 포함시켰죠. 영화엔 사실 그렇게 길게 나오진 않는데 실제론 한 시간 넘게 즉흥 움직임을 했거든요. 공항에서 했을 땐 결국 나중에 제제를 받기도 하고.(웃음)

 

각자 가지고 있는 삶의 맥락, 사회적, 정치적 맥락들이 있지만, 공통된 맥락도 있잖아요. 우리 모두에게 몸이 있죠. 때론 자유로운 움직임을 할 수 있고 또 자유롭지 못한 움직임을 할 수도 있지만, 몸의 맥락에서 우리가 함께 공통된 무언가를 만들어 보는 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야스민이 영화를 보고 무어라 했을지도 궁금하네요.

 

되게 좋아했어요. 이 영화가 자기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야스민의 이야기가 영화의 주요 플롯은 아니잖아요. 그럼에도 야스민이라는 존재가 영화 내내 드리워져 있길 바랬는데, 그게 전달된 것 같아서요.

 

-앞으로의 작업은 또 어떤 걸 구상 중인가요?

 

20대 초반 때부터 촬영해 왔던 것들을 모아서, 에세이 형식의 영화를 구상하고 있어요. 일기 같은 영상도 있고, 친구와 나눴던 영상 편지도 있고, 발표하지 않는 영상들도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모아서 어떤 걸 만들어 볼까 생각 중이에요. 온전히 내 이야기를 하는 작업이 될지 다른 사회적 맥락을 더하는 작업이 될지는 아직 모르겠어요. 그건 조금 더 고민해 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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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rspaper 2022/10/23 [09:18] 수정 | 삭제
  • 가끔 잊고 지내는것을 들킨 것처럼 부끄럽군요 응원하는 마음을 보냅니다 나름 방법도 찾아 보겠습니다
  • 말순이 2022/10/18 [19:01] 수정 | 삭제
  • 와, 이 기사 충격적으로 좋다! 영화 꼭 찾아볼게요!
  • 푸딩 2022/10/11 [11:57] 수정 | 삭제
  • 섬이 없는 지도. 제목이 의미심장하네요. 제주에 있을 때 오름에 올랐던 기억이 떠올라서 막 반가워서 읽었는데. 다큐멘터리 컷들만 봐도 제주의 액티비즘을 느낄 수 있어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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