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성의원 80%가 ‘동료의원에게 희롱당한 적 있다’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 ‘의회 내 집단괴롭힘·희롱 조사보고서’

진나이 야스코 | 기사입력 2022/12/04 [12:06]

日 여성의원 80%가 ‘동료의원에게 희롱당한 적 있다’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 ‘의회 내 집단괴롭힘·희롱 조사보고서’

진나이 야스코 | 입력 : 2022/12/04 [12:06]

일본에서는 지방의회에서 여성의원에 대한 집단적인 괴롭힘과 희롱 문제가 불거지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이하 ‘의원연맹’)은 2021년 5월 말부터 여성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집단 괴롭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1년 후인 올해 5월에 「여성의원을 늘리고 지지하고 넓힌다-의회 내 집단 괴롭힘·희롱 조사보고서」를 정리했다. 이번 설문조사와 보고서 발행의 계기와 의의에 대해, 의원연맹의 ‘집단괴롭힘 조사프로젝트’의 진나이 야스코(陣内やすこ) 씨가 기록하였다. [편집자 주]

 

▲ ‘집단괴롭힘 조사프로젝트’ 좌장인 미우라 마리(三浦まり, 쇼치대학) 씨.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은 여성들이 지방의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어 의원 간 평등한 지위와 다양성 수용, 민주적으로 열린 의회를 만들어 한다고 제안한다.

 

의회로 간 여성들, 동료로부터도 유권자로부터도 희롱 겪어

 

지방의회의 집단 괴롭힘 조사를 시작한 계기를 이야기하겠습니다. 한 지방의회에서 여성의원에 대해 제명 처분을 결의했는데, 해당 의원은 제명을 당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며 이의 신청을 한 후에 지자체(현)에 의해 제명이 취소되었지만, 지역사회 주도의 소환 운동으로 결국 의원직을 잃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에서는 항의 성명을 내었고, 총회 심포지엄의 주제로 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최근 지방자치단체 의회에서 여성의원에 대한 징벌적 대응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러한 현황을 보며 과연 의회로 간 여성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지, 의회에서 발언권이 보장되고 있는지 등을 ‘가시화’하기 위해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그것이 2021년 1월의 일입니다.

 

조사는 의원연맹에 소속된 약 200명의 회원과 이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89건의 설문과 개별 15인, 그룹 10인에게 심층 인터뷰를 하는 두 가지 축으로 진행했습니다.

 

▲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 ‘집단괴롭힘 조사프로젝트’의 「여성의원을 늘리고 지지하고 넓힌다-의회 내 집단 괴롭힘·희롱 조사보고서」(2022) 중에서

 

설문 결과를 보고 일단 놀란 점이, 응답자의 81%가 동료의원으로부터 어떤 식이건 희롱을 당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유권자로부터 겪는 경우도 76%에 이르렀습니다. ‘집단괴롭힘 조사프로젝트’ 오쿠라 사에(大倉沙江, 츠쿠바대학) 씨는 여성의원들이 유권자로부터 희롱을 마주할 뿐 아니라, 의회 내에서 동료 의원으로부터도 희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여성을 표적으로 한 집단 괴롭힘, 징벌까지

 

이번 조사의 특징은, 여성의원들이 입은 피해를 ‘가시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의회의 규정 등에 의해 ‘자신의 정치참여가 방해받고 있다’는 응답(50%)을 분석한 데에 있습니다.

 

특히 문제시되는 것이 ‘징벌 혹은 징벌적인 대응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1%에 이른다는 점입니다. 징벌, 혹은 징벌적 대응이란, 지방자치단체법에 근거한 징벌안건(경고, 사죄, 출석정지, 제명)에 더해 사직권고 결의, 문책결의, 의사록 삭제, 사죄문 낭독, 의장실 등에서의 위압적 질책 등입니다. 나아가 의회 활동에 대해 SNS 등에 투고했다는 이유로 징벌적인 대응을 당한 사람도 31%에나 이릅니다.

 

예를 들어 T씨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전체 의원 16인 중 여성의원이 2명인 의회에서 T씨는 무소속으로, 혼자서 의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의회 결정 사항 중에 이상한 부분이 있어서 그 경위를 페이스북에 게시했다가, ‘정확성이 결여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문책결의가 가결되었습니다. 해명을 할 기회도 없이, 사직권고 결의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어이없게도 “이런 사람은 우리 시에 필요 없다. 필요 없으므로 사직권고 결의를 냈다”는 것이었습니다.

 

N씨가 겪은 일은 의사록 삭제입니다. 의원뿐 아니라 시민에게도 의사록은 중요한 공적 기록입니다. 하지만, 시민병원 예산에 대한 N씨의 질의내용이 본인이 모르는 사이에 의사록에서 삭제되어 버렸습니다. 어이없는 일을 당한 N씨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방의회는 각각 의회의 규칙을 정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운영방식은 제각각입니다. 문제가 있는 규칙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의회 운영을 활성화하고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역사가 있는 규칙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규칙과 규칙의 확대 해석에 의해, 소수파인 여성 의원들이 배제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이 이번 조사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런 경우 대다수가 본인에게는 해명의 기회가 없었고, 처분의 정당성이 담보되지 않습니다.

 

▲ 전국페미니스트의원연맹 ‘집단괴롭힘 조사프로젝트’의 「여성의원을 늘리고 지지하고 넓힌다-의회 내 집단 괴롭힘·희롱 조사보고서」(2022) 표지. 여성의원이 겪는 ‘집단 괴롭힘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의 구조적 문제이자 민주주의의 과제라는 점을 제기하였다.

 

그렇다면 정말로 어떤 이유의 처분이었는지 그 동기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집단괴롭힘 조사프로젝트’ 좌장인 미우라 마리(三浦まり, 쇼치대학) 씨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고 지적합니다. 정치적 대립이라는 정치적인 동기와, 암묵적 결정에 반기를 드는 이단자에 대한 배제입니다.

 

모두 의장, 다수파, 의원 경력이 긴 영향력 있는 남성의원에 의해 저질러지는, 의회 내의 권력 구조를 배경으로 한 집단 괴롭힘입니다. 여성과 소수파가 표적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집단괴롭힘 조사프로젝트’ 에토 토시아키(江藤俊昭, 다이쇼대학) 씨는 지방의회의 소수자 배제는 “주민자치의 위기”라고 경종을 울립니다.

 

집단 괴롭힘은 다수파가 소수파인 개인을 표적으로 삼습니다. 거기에는 이러한 배제 사태를 용인하는 방관자의 존재가 있습니다. 즉, 이번 보고서는 ‘집단 괴롭힘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의 구조적 문제, 민주주의의 과제’라는 사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여성의원이 고립되지 않도록

 

2021년 후보자 남녀균등법 개정에 따라 일본에서 앞으로 각 정당, 자치단체, 의회 등에서는 성희롱 방지 등, 여성의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비한 환경정비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이 보고서를 통해 분명해진 차별 실태에 입각하여, 의회의 회의 규칙 등의 재검토 및 어떤 식의 처분을 할 경우 공정한 절차를 수립하는 것에 대한 논의 등을 심화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집단 괴롭힘·희롱 피해를 겪은 여성들 다수는 의회 안에서 고립되기 쉽습니다. 그러한 여성의원들을 뒷받침하는 것이 자치단체와 정당을 뛰어넘는 네트워크입니다. 지역사회 시민들이 함께, 의원들 간의 평등한 지위가 보장되고 다양성이 존중되며 민주적으로 열린 의회로 만드는 일이 여성의원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책입니다. 바꿔 말하면, 이것은 민주주의의 성숙을 가져올 것입니다. 연결되어 나아갑시다.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의 보도입니다. 고주영 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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