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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대해, 도쿄전력 중역진 개개인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 이듬해 3월 시작되었다. 주주 47명이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한 것. 피고는 도쿄전력 전 간부 5인이며, 배상청구액은 22조 엔(한화 약 210조 원)이다.
올해 7월 13일, 도쿄지방법원은 피고 중 4인에게 13조 엔(한화 약 124조 원)을 도쿄전력에 지급하도록 명하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렸다. 도쿄전력 주주대표 소송의 사무국장 기무라 유이(木村結) 씨에게서 이번 판결의 의미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도쿄전력 주주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소송 제기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저는 도쿄전력 주주로서, 이미 1989년부터 ‘원전을 멈춰야 한다’고 항의해왔음에도 사고를 막을 만큼의 힘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주주로서 사회적 책임감을 갖고, 도쿄전력 주주대표 소송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금, 11년이라는 시간을 들인 이 소송의 역사적인 승리에 감격하고 있습니다.
판결은 피고 5인이 도쿄전력 중역으로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을 인정하였습니다. 피고 중 고바야시 아키오는 취임 시기가 늦어 방조제와 수밀화(水密化, 원전 건물에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함) 대책에 관여할 수 없었다는 이유로 배상을 면제했지만, 가츠마타 츠네히사, 시미즈 마사타카, 무토 사카에, 다케쿠로 이치로 등 네 명의 피고에 대해 13조 3,210억 엔을 도쿄전력에 지불하라고 명했습니다.
일본 언론에서 도쿄전력에 대한 배상금이 주주에게도 지급된다는 잘못된 보도가 있었지만, 실제로 원고에게 지급되는 돈은 전혀 없습니다.
지진조사연구 무시하고, 쓰나미 대책 마련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의 획기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① 2002년에 발표한 정부의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의 장기평가가 전문가 집단에 의해 실시된 최고의 견해였다고 인정받은 것이 중요합니다. ‘추진본부의 평가는 인정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발언했던 피고 무토 사카에 씨에 대해 재판장이 반론을 제기했고, 도쿄전력에 대한 형사재판에서는 평가되지 않았던 추진본부의 장기평가가 정당하게 인정받았습니다.
② 장기평가에 근거해 쓰나미 대책이 결정돼 있었으나, 무토 피고 씨가 토목학회에 검토를 의뢰하자며 사내 기술자들의 대책안을 보류시켰고(무토 결정), 그 후 어떤 대책도 취하지 않았던 점을 사실로 인정한 것입니다. 주요한 건물과 중요 기기실의 수밀화, 전원 설비의 고지대 이동 등 사고를 대비를 위해 미리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③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네 건에 대한 6월 17일 최고재판 판결에서는 수밀화(물이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 작업이 “사후약방문”이라며 무시당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도카이 제2원전과 하마오카 원전에서 ‘수밀화’가 쓰나미 대책으로 방조제와 함께 도입되면서, 도쿄전력과 일본 원전 담당자들 사이에 이미 수밀화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었습니다.
④ 재판관이 처음으로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들어가 현장 조사를 한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현장은 취수와 배수의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 20미터를 파낸 해발 10미터의 지반에 있어 쓰나미에 무방비였으며, 원전에 적합하지 않은 입지였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으리라 생각합니다.
⑤ 일본의 법정에서는 증인과 피고 심문 때, 미리 상대에게 질문을 통보하기 때문에 답변을 준비하고 재판에 임합니다. 하지만, 재판관에 의한 심문 내용은 사전에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답변 중 말이 막히거나, 생각지 못했던 속내가 나오기도 합니다. 본 소송에서 3인의 재판관은 모두 증인과 피고에게 상세히 질문하여 전문가 증인으로부터 구체적인 설명을 이끌어냈으며, 그 결과 피고들로부터 ‘나태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일부러 하지 않음)를 드러냈습니다. 특히 피고 무토 씨에 대한 심문은 47분에 이르렀습니다.
도쿄전력의 주주로서 ‘탈원전’을 요구한다
판결에는 재판 확정 전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가집행 선언’이 명기되어 있기 때문에, 원고 측은 7월 20일 자로 도쿄전력의 사장, 회장에 대한 가집행 요청서를 보냈습니다. 도쿄전력이 피고의 재산을 압류하지 않을 경우, 주주가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도쿄전력은 이 재판에서 피고 측에 보조적으로 참여했습니다.) 8월 1일 자로 도쿄전력으로부터 답변 거부 등의 회신이 왔지만, 우리는 ‘가집행’ 요청을 포함해 주주에게 보장된 법적 수단을 취해나갈 예정입니다.
피고 4인이 항소했기 때문에 원고도 7월 27일에 피고 고바야시 아키오 씨를 포함한 5인을 항소했습니다. 동시에 전국 10개 전력회사 각각의 주주운동이 연명하여, 모든 중역들에게 ‘즉시 원전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날 경우 당신들 개인의 책임을 묻겠다’며 탈원전을 요구하는 요청도 하였습니다.
32년 간 저는 도쿄전력 주주로서 총회에 참가하여, 탈원전에 대한 요구 뿐 아니라 임원과 관리직의 절반 이상을 ‘여성’으로 임명하도록 제안한 바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여성의 지위가 높은 국가에는 원전이 적다’는 가설을 조사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 분야든 경제 분야든 결정권이 있는 지위의 절반을 여성이 담당하는 것이 탈원전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현재 도쿄전력의 주주는 65만 명입니다. 주주들에게 매년 6월에 우송되는 ‘의결권 행사서’에서 주주대표 소송 원고의 주주 제안에 동의해주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판장이 7개월에 걸쳐 작성한 636페이지에 이르는 역사적인 이번 판결을 항소심과 도쿄전력 형사소송 등 다른 재판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재판관들의 노고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의 보도입니다. 고주영 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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