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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일의 유니버설(보편적인) 영화관인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는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과 보이는 사람,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과 들리는 사람,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울며 보채는 아이와 양육자, 노인 등 누구든 함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관련 기사: 일본 유일의 ‘유니버설 영화관’이 펼치는 꿈 https://ildaro.com/9174)
큰 뜻을 품고 ‘시네마 추프키 타바타’를 만든 히라츠카 치호코(平塚千穂) 씨 등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공연 수어통역의 세계를 시각장애인에게 전하고자 음성 가이드 만들기에 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독특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들어졌다. 야마다 레오(山田礼於) 감독의 〈마음의 통역자들〉(What a Wonderful World)이다. 히라츠카 치호코 씨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영화 〈마음의 통역자들〉의 히라츠카 치호코 씨에게 듣다
〈마음의 통역자들〉은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전반부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활약하는 공연 수어통역사를 담은 기록영화 〈어서 오세요, 공연 수어통역사의 세계로〉가 소개된다. 이 영화를 시각장애인들도 감상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가 히라츠카 씨에게 전해진 이후의 일들이 영화 후반부다.
기록영화 〈어서 오세요, 공연 수어통역사의 세계로〉에 등장한 수어통역사들과 함께, 보이지 않는 사람과 들리지 않는 사람의 목소리도 들으며 음성가이드 만들기에 도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
〈마음의 통역자들〉을 통해 알게 되는 수어의 세계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우선, 배우와 같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서서 배우처럼 몸으로 표현하는 통역사들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히라츠카 씨도 처음으로 그러한 통역사들의 존재를 알았고, 수어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고 한다.
“공연 수어통역에서 사용하는 것은 농인의 자연언어(의사소통을 위해 생활 속에서 발전한 언어)인 일본 수어입니다. 이건 일본어와는 전혀 다른 언어로, 표정이나 신체표현이 워낙 풍부합니다. 반면, 뉴스 방송 등에서 보는 것은 일본어 대응 수어라는 인공의 언어입니다. 유튜브에서 이 둘 간의 비교 영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회에서는 일본어 대응 수어가 장려되고, 농문화와 함께 일본 수어가 차별을 당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공연 수어통역사들은 자신들의 수어가 어떻게 음성화되는지에 마음이 쓰인다.
“수어의 의미를 담담하게 단어로 변환해 음성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전하는 것. 감상하는 사람의 언어는 각각 다르지만, 애초에 공연이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훼손하지 않고 바통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단어로 전한다고 해도 공연 수어통역자의 표정과 비슷한 정도의 목소리로 표현력을 더하면 그 의미가 잘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한 단어에도 음색을 바꾸면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니까요”
그 전제는 역으로, 청각장애인들에게 ‘소리에도 표현력이 있다’는 발견을 하게 한다. 이렇게 미지의 세계가 서로 열린다.
마무리된 음성가이드에서는 배우의 대사 위에 수어통역을 음성화한 목소리가 겹쳐지기 때문에 청인(들리는 사람)들은 “귀가 바쁘다”. 하지만 “청각장애인은 무대 위 배우의 연기와 통역사의 움직임을 동시에 쫓으니 눈이 바쁠 것”이라고, 시각장애인은 소리가 없는 세계를 생각해보게 된다.
닿고자 하는 마음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보는 사람에게 각양각색으로 메아리치고 있는 모양이다.
“상영 후 감상을 묻자 ‘이 영화는 대화의 본질을 그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상처받은 적이 많았는데, 나도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한 분도 있었습니다. 영화는 보는 사람에 따라 확장되니, 부디 극장에서 미지의 세계로 여행하며 이 영화를 키워주세요.”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의 보도입니다. 고주영 씨가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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