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범죄자인가요?” 日 출입국관리법 개정 논란배외주의 더 강화돼…난민/미등록체류자 자녀들의 호소일본에서 인권침해 소지로 논란이 되었던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통칭 입국관리법, 入管法) ‘개정’안이 올해 4월 28일 중의원 법무위원회에서 가결되었고, 5월 12일 중의원 본회의를 통과, 많은 시민들과 야당의 반발에도 6월 8일 참의원에서도 가결되었다.
이번에 통과한 입국관리법 개정안은 2021년 입국관리 수용시설에 구금되었던 30대의 스리랑카 여성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이미 폐기된 바 있는 법안의 내용과 거의 다름이 없다.
①난민 신청 3회차 이상 된 사람은 ‘강제송환’이 가능해진다.
②다른 나라와 비교해 지나치게 엄격한 난민 인정 기준이 그대로 유지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1% 정도에 불과하여 세계 최하위권에 속한다.)
③입국관리 수용시설의 수용 기간에 상한이 없다. (※한국의 경우,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보호시설’에 무기한 수용할 수 있게 한 현행 출입국관리법에 대해 지난 3월 24일,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음.)
④국외로 퇴거할 때까지 가족과 지원자로 이루어진 ‘감리인’의 관리 밑에서 살게 하는 ‘감리조치’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대해, 난민지원단체가 ‘감리인’이 됨으로써 지원을 받는 사람들과의 신뢰 관계가 무너져버리게 된다는 비판이 높다.)
⑤일본에서 출생하고 자란 (난민/미등록체류자) 자녀들에게 체류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건강보험 가입 자격이 주어지지 않아, 이들의 취업이 불가능하다.
특히, 일본에서 태어나 자란 아동에 대해서까지 이들의 삶에 배려가 전혀 없는 법안에 대해 시민사회가 큰 우려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건강보험도 가입할 수 없고, 통장도 만들 수 없어 “우리는 인간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건가요?”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체류자격이 없는 쿠르드인 아동들을 지원해 온 오다 아사히(織田朝日) 씨는 “당사자인 어린이의 목소리를 듣길 바란다”며 4월 24일, 국회의원을 겨냥한 집회를 기획했다. 이 자리에서 나온 ‘당사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어 여자 고등학생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했지만, 비자가 없으니 통장을 만들 수 없습니다. 저는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건가요?”라고 반문했다.
중학교 1학년인 남학생은 “감기에 걸려서 병원에 가고 싶어도 (건강보험 미가입으로) 돈이 많이 들어요. 최대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지내요”라고 말했다.
중학교 2학년인 여학생도 “여동생이 39도까지 열이 났는데도 병원에 갈 수 없었어요. 우리도 같은 사람인데, 왜죠? 분합니다”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여학생은 “성적이 좋아서 일본에서 대학에 가고 싶습니다. 법률(입국관리법) 개정에 반대합니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은 “저는 일본 출신이라 튀르키예로 돌아가도 그 나라 언어도, 문화도 몰라요”라고 호소했다.
아이들이 고통받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
어른들의 발언도 있었다. 이미 여섯 차례 난민 신청을 한 남성은 “일본에서 30년,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살았습니다. 튀르키예에서 체포영장도 나온 상태입니다. 난민으로 인정해주기 바랍니다. 두 번 재판을 했는데, 도쿄지방법원에서는 ‘일본인 아내를 남겨두고 터키로 돌아가도 온라인으로 결혼생활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라며 분노를 표했다.
또한, 아동/청소년들로부터는 “친구들과 수학여행에 가고 싶어요”, “엄마 아빠의 비자를 돌려주세요”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집회 현장에는 입국관리법 ‘개정’에 반대하는, 손으로 쓴 포스터가 걸려 있었다. “친구가 그려줬다”고 일러준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은 “일본 친구도 많고 선생님들도 모두 친절해요. 나에 대해 계속 걱정해주세요. 괴로운 것은 입국관리 뿐이에요. 나중에는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외국인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회사도 하고 싶어요”라고 미래의 꿈을 이야기했다.
오다 씨는 “이 아이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어떤 국적이든, 어린이는 보물입니다. 아이들이 고통받는 나라에 미래는 없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일다>와 기사 제휴하고 있는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제공 기사입니다. 고주영 씨가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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