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체류 여성 백여명, 수용소에서 ‘항의 행동’日 출입국관리 직원들의 강경 진압으로 부상당한 마리베스 씨일본에서는 법무성 출입국재류관리청 입국자수용소(한국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산하 ‘외국인보호소’에 해당)에 3년 10개월간이나 수용되어 있었던, 필리핀 국적의 마리베스 도밍고 씨의 재판이 열리고 있다.
체류기한이 넘었다는 이유로 감금, 언제 풀려날지 알 수 없어 ‘대화’ 요구하며 백여 명의 여성들 집단 항의 행동…
2020년 4월, 도쿄 출입국재류관리국 수용소에는 다수의 ‘비정규 체류’(한국의 ‘미등록 체류’에 해당) 여성이 수용되어 있었다.
모국에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난민으로서 귀국할 수 없는 사람, 배우자가 일본 국적이어서 돌아갈 수 없는 사람 등 각자의 상황은 달랐다. 마리베스 도밍고 씨 역시 체류 기간이 지난 오버스테이 상태였지만, 아이가 일본 국적자인 데다가 지병이 있어서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 여성들은 언제 이곳에서 풀려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고통에 모두가 초조함을 느끼면서도, 그저 버틸 수밖에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일본의 출입국관리 체계와 수용시설의 문제 관련 기사: “몇 년씩 감금, 아이와 격리…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https://ildaro.com/9399)
그러던 중, 모국으로 귀국을 희망하지만, 돈이 없어서 돌아가지 못하고 있던 아시아인들만 영문도 모른 채 가석방(한국의 ‘보호 일시 해제’에 해당)되었다. 석방된 사람들로서는 갑자기 수용소 밖으로 내보내 진들,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출입국재류관리국은 그런 사정은 나 몰라라 했다.
다른 한편으로, 가석방되지 못한 여성들의 분노 역시 정점에 달했다. 자신들이야말로 수용소 밖에서 가족이 기다리고 있고, 일본에 남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인데, 여기 갇혀서 나갈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평소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폭발하여 결국 100명 가까운 여성들이 수용소 홀에 모여 “책임자 나와라”, “대화에 응하라!”며 항의했다.
수용소 직원 측은 이 여성들에게 방으로 돌아가라고 할 뿐, 좀처럼 대화에 이르지는 못했다. 여성들 역시 끈질기게 방으로의 복귀를 거부했다.
결국 수용소 측은 대화 대신 강경 수단을 썼다. 여성들의 수를 웃도는 인원의 남성 직원들이 아크릴 방패를 들고 제압하기 시작한 것이다. 옷이 낚아채져서 상반신이 노출된 사람, 바닥에 얼굴을 박은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저항한 몇몇 여성들은 직원들에게 몸이 들어올려져서 징벌실까지 끌려갔고, 내던져졌다. 너무도 좁고, 더럽고, 악취가 나는 방에 들어갔다가 ‘더이상 저항하지 않을 테니 내보내 달라’고 애원한 사람들은 몇십분 안에 징벌실에서 나갈 수 있었지만, 마리베스 씨는 열악한 그곳에서 닷새나 버텼다.
공권력 진압에 의한 부상, 국가배상청구 소송 진행 중
마리베스 도밍고 씨는 진압당할 때 목과 허리를 짓눌리는 부상을 입었다. 또한 세게 비틀렸던 손목은 자유롭게 쓰지 못하게 되었으며, 당시로부터 4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통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항의 행동의 결과, 약 100명의 여성들이 공권력에 진압되고 몸이 짓눌렸음에도, 이 사건으로 정부를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 나선 것은 마리베스 씨 단 한 명이다.
소송 과정에서 마리베스 씨의 대리인 사사모토 변호사는 출입국재류관리국 측에 진압 당시의 영상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며, 2개월 후인 3차 기일에 해당 영상을 도쿄지방법원에 제출하겠다고 한 상태다. 출입국재류관리국 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영상을 편집하지 않았다면, 수용소 내에서 여성들의 집단 항의 행동과 직원들의 진압 상황을 일반 시민들이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사모토 변호사를 비롯하여 마리베스 씨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시민들은 ‘이 재판에 많은 여성들의 존엄이 걸려 있다’며, 응원과 방청연대를 요청하고 있다. [번역: 고주영]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제공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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