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여성’을 위한 사회적 지원은?일본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여성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 1년 후일본에서는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여성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신설돼 작년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가정폭력과 성폭력, 빈곤, 고립, 학대, 정신장애, 탈가정 등 다양하고 복잡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민관이 협력하여 포괄적으로 지원하고자 한 것이다. (관련 기사: ‘여성복지’ 패러다임 변화하고 있는 일본 https://ildaro.com/10299)
올해 4월에는 ‘어려운 여성 지원법’ 시행 1년을 맞아 이를 평가하고, 행정(지자체)과 지원 현장의 변화에 대해 진단하는 심포지엄이 도쿄에서 열렸다. 다음은 도쿄와 오사카의 ‘어려운 여성’ 지원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각각 앞으로의 과제를 보고한 내용이다.
기존의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시스템과는 달라야 한다 -엔도 요시코: 도쿄, 비영리법인 ‘구니타치 꿈의농장 Jikka’ 책임자
2015년 구니타치 꿈의농장 Jikka 설립 이후, 가정 내 어려움을 피해 집을 나오고 싶지만 기댈 사람도 없고, 살 곳도 없다는 여성들의 상담이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형무소나 정신과 의원에서 나온 이후 ‘갈 곳이 없다’는 상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이 폭력이나 불합리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자립하여 새 삶을 살고자 할 때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자원이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결국 여성들은 현재의 어려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행정은 이 법에 대해 일단 인식은 하고 있지만, 핵심적인 이념인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당사자 중심으로 민관 연계의 지원체제를 만든다’는 점이 잘 흡수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기존의 ‘가정폭력방지법’을 근거법으로 하는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같은 방식으로 충분하다는 듯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존의 공적인 ‘일시보호시설’은 휴대폰이나 개인물품을 반입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아, 이용을 주저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여성이 집으로부터, 가족에게서 해방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문턱이 높지 않고 어떤 어려움에도 대응할 수 있는 사회자원의 확충이 필요합니다.
어려움에 처한 여성도 ‘여기에’ 계속 살 수 있는 지역 만들기 -사코 마사코: 도쿄, 비영리법인 커뮤니티 네트워크 웨이브 이사장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려운 여성 지원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새로운 법률을 진짜 ‘살아있는 법률’로 만들고자, 도쿄 세타가야구에서는 ‘여성 신법의 보다 나은 운용을 생각하는 세타가야구민 집회’가 열렸습니다.
그 2회차 집회에서, 저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여성도 ‘여기에’ 계속 살 수 있는 지역 만들기 실천”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삶의 팍팍함을 가진 여성들의 존엄을 지키고, 회복을 뒷받침하는 중장기적 지원인 ‘있을 장소’, 셀프-케어, 지역민 대상의 홍보 활동 등의 내용을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보호갱생’에서 ‘존엄회복’으로(그동안 어려운 문제를 겪고 있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제도적 근거가 된 법은 ‘부인 보호 사업’ 등을 정하고 있는 ‘매춘방지법’이었음) 대전환의 의미, 여성들이 도망치거나 숨을 필요 없는 지역이 되기 위해 주위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다. 민관 연계의 벽은 지금도 높고 두텁지만, 도움이 필요한 여성들을 위해서는 더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구내 지원단체들이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모아 횡으로 연결됨으로써 무엇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모색하고 실천하고자 ‘신법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는 세타가야회의’를 개최 중입니다.
또한, 다양한 민간 연계에 의한 새로운 공간도 오픈하였습니다. 지역의 목소리와 현장의 실태를 행정에 전달하고, 민과 관이 대등한 파트너로서 협력하고자 지속적으로 제언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삶을 지탱하는 여성상담지원사 양성강좌 〈‘괜찮아, 곁에 있어’를 체험한다〉도 마쳤습니다. 66년이 걸려서 ‘매춘방지법’이 변모해 ‘어려운 여성 지원법’으로 새로 탄생했듯이 ‘사회는 변한다’는 것을 믿고,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겠습니다.
여성지원사, 너무 중요한 일을 하지만 불안정 고용… -오모리 준코: 오사카, 비영리법인 ‘여성과 일 연구소’ 여성상담원
‘어려운 여성 지원법’이 시행되면서, 지금까지 여성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법이었던 ‘매춘방지법’의 ‘지도·갱생’이라는 목적을 폐기하고,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며 자립을 요구하는 새로운 프레임에서의 지원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복잡다단한 여성 지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여성지원사’는 부족하며, 현장은 여성지원사 개인의 노력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는 여성상담원으로 일하기 시작한 지 곧 10년이 되며, 현재는 모 시에서 상담 부문 위탁을 받은 비영리단체 멤버로서, 시급제로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여성상담원의 형태는 시에 따라 제각각이지만, 저처럼 시급제로 일하는 사람과 회계연도 임용 직원으로서 비정규 유기고용인 사람도 많아 전전긍긍하며 계약갱신을 합니다.
불안정한 고용에도 불구하고, 하는 일에 걸맞는 급여는 제공되지 않으며, 사회적인 지위와 인지도도 낮습니다. 인재를 육성하는 연구도 적고, 소수의 인력이 풀회전하는 상황이죠.
때문에 뜻있는 동료들을 얻기 위해, 국가나 행정이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겠다는 심정으로 여성지원사 양성 강좌를 시작하여 올해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어려운 여성 지원법 시행에 있어서 무엇보다 ‘여성상담지원사’ 역할이 큰데, 이와 관련하여 조사한 내용이 발표되었다. 도쿄도 내의 자치단체 여성의원이 중심이 되어, 어려운 여성 지원법의 운용과 행정의 대응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2024년 6월에는 23개 특별구에서, 같은 해 9월에는 26개의 시에서 설문했다.
그 결과, 도쿄도 26개 시 중 여성상담지원사가 배치된 곳은 25개 시였고, 고용형태는 정규+비정규가 12개 시, 정규직이 4개 시, 비정규직이 3개 시 등으로, 정규 인력은 33명, 비정규 인력은 29명이었다. 배치 인원은 8개 시에서 2명을 배치한 것이 최다 배치이고, ‘겸무’를 하는 경우가 전체의 절반인 15개 시에 달했다. 독자적인 내부 연수가 ‘있음’ 61%, ‘없음’ 35%였다.
여성상담지원사 외에 다른 직원들에게 ‘어려운 여성 지원법’을 주지시켰는가에 대한 항목에는 ‘관계 부처 회의’를 한 곳이 4개 시, 메일이나 전단으로 알린 곳이 10개 시, 청내 대상 연수를 한 곳이 2개 시였다. ‘지원 조정회의’를 연 곳은 2개 시, ‘하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곳도 9개 시에 달했다. (2개 시는 ‘지원 조정회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고, 20개 시에서 ‘미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작년 9월 시점에서 4개 시가 기본계획을 ‘책정 완료’하였으며, 5개 시에서 기본계획을 ‘책정 중’이라고 밝혔고, 10개 시가 ‘책정 예정’이라고 답했다.]
당사자를 중심에 두고, 민관이 참여하는 ‘지원 조정회의’가 중요해 -익명의 상담원: 오사카 비영리법인 ‘이쿠노가쿠엔’ 스태프
오사카의 민간 쉼터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어려운 여성 지원법’ 시행으로 가장 개선된 점은 당사자를 중심에 두고 민간단체를 포함한 관계기관이 참가하는 ‘지원 조정회의’가 시작된 것입니다. 당사자가 지역에서 고립되지 않고 필요한 지원을 지속적이고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행정과 민간이 포함된 관계기구가 지금까지의 지원과 과제, 당사자의 희망과 요구를 함께 확인하고 향후 계획을 함께 세웁니다.
당사자의 상황과 생각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있어서, 본인의 말과 경험에 근거해 공통인식을 가질 수 있으므로 ‘어려운 여성 지원법’의 이념과 가치(인권 보장과 남녀평등의 실현, 여성복지, 안심할 수 있는 사회생활)를 살린 지원 방침을 세우기 쉽게 되었습니다.
여성 당사자가 관여된 모든 제도와 기관(분야는 장애-고령-아동-한부모-정신보건-생활빈곤-여성지원 등이다)과 지역에 이 가치관이 공유되고, 진정한 다기관 연계-협력이 강화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매춘방지법’은 인권옹호·자기결정·여성복지 관점이 없었지만, 이제 기존의 지역복지에도 ‘어려운 여성 지원법’의 영향력을 침투시켜 변혁을 이끌고 싶습니다. 국적이나 민족적 다름, 성적 소수자와 장애를 가진 여성 등 지원으로부터 배제되기 십상이던 여성들을 지원체제에 포괄하는 것이 특히 필요합니다. [번역-고주영]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기사를 번역, 편집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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