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령과 가부장제 사이에서…동예루살렘 여성들의 삶

팔레스타인 인권활동가 아비르 자이야드 씨에게 듣다➁

시미즈 사츠키 | 기사입력 2026/07/05 [14:29]

점령과 가부장제 사이에서…동예루살렘 여성들의 삶

팔레스타인 인권활동가 아비르 자이야드 씨에게 듣다➁

시미즈 사츠키 | 입력 : 2026/07/05 [14:29]

이스라엘의 점령과 팔레스타인 사회 내부의 가부장제, 양쪽 모두로부터 괴로움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있다.

 

동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 인권활동가 아비르 자이야드(Abeer Zayyad) 씨는 2007년에 여성들의 권리와 역량강화를 목표로, 동예루살렘 실완지구에 ‘실완 알투리 여성센터’(Silwan AlThouri Women’s Center, AWC)를 설립했다.

 

▲ 2007년, 동예루살렘 실완지구에 설립된 ‘실완 알투리 여성센터’(Silwan AlThouri Women’s Center, AWC)는 이스라엘 점령과 가부장제 사회로부터 이중 삼중 억압을 겪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을 지원하는 단체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 중 요리 코스 연수 모습. (사진 제공: JVC-일본국제볼런티어센터 https://www.ngo-jvc.net)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동예루살렘 고유의 사회적 특성이 무엇인지 자이야드 씨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여성들

 

예루살렘은 1948년에 동서로 나뉘어 서측이 이스라엘령이 되었다. 동측은 1967년에 이스라엘이 다시 점령하여 병합됐지만, 1948년에 발생한 난민을 포함하여 팔레스타인 사람도 다수 살고 있다. 자이야드 씨가 결혼 후 살고 있는 실완은 구시가지에서 가깝고 빈곤이 만연한 곳으로,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주민 추방의 표적이 되고 있다.

 

1948년에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고향에서 쫓겨나고 토지 수탈과 생활 파괴, 신체적 폭력과 학살로 이어진 ‘나크바’(대재앙)가 시작됐다. 거듭되는 전쟁과 체포, 수감으로 인해 남성이 부재한 가운데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공동체를 운영했지만, 이후 돌아온 남성들은 여성들의 리더십을 빼앗았다.

 

현재, 동예루살렘에는 36만 명의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 이주민 23만 명이 살고 있다. 증가하는 이스라엘 이주민에 의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제사업기관(UNRWA)의 활동을 위법화하고 시설을 파괴하고, 일부 국가 비정부기구의 활동도 금지했다.

 

가정폭력을 겪어도, 이스라엘 경찰에 신고할 수 없는 처지

 

“여성들은 이스라엘에 의한 점령과 식민지배 폭력, 그리고 팔레스타인 공동체로부터의 폭력-법적, 경제적, 사회적 폭력-에 복합적으로 억압당하고 있다. 그것은 여성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모든 측면에 영향을 준다.”라고 자이야드 씨는 말한다.

 

점령에 의한 폭력은 나열하자면 수없이 많지만,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우선으로 꼽을 수 있다. “이스라엘의 허가가 나지 않아 학교를 짓지 못하며, 동예루살렘의 학교에 다니는 비율은 남녀 모두 낮다. 고등학교가 없는 지구도 있다.”

 

또 “동예루살렘의 경찰권을 쥐고 있는 이스라엘 경찰이 팔레스타인 여성을 신체검사라는 명목 하에 성희롱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러한 피해는 가족에게 오점이 되기 때문에 딸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일도 있다.”

 

빈곤도 큰 요인이다. “통학에 돈이 드는 경우, 남자가 우선시된다.” 자이야드 씨는 이마저도 “교육을 받아 보다 나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인을 이스라엘인을 모시는 저임금노동자로 고착화시키는 (교육)정책”이라고 지적했다.

 

▲ 이스라엘의 점령과 팔레스타인 사회의 가부장제 양쪽으로 억압을 받는 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여성들의 상황을 이미지화한 것. (출처-아비르 자이야드 씨의 강연 자료 중)


여성들은 가정폭력의 위협에도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폭력을 겪어도 공권력에 신고하여 보호를 요청할 수가 없다. “이 역시 사회적 낙인과 연관되어 있다. 피해자가 신고했다가 이스라엘 경찰에게 성희롱을 당하기도 하고, ‘(이스라엘 공권력과) 내통자가 될 것’을 요구받기도 하며, 가족관계가 파괴되어 버린다.”

 

자이야드 씨는 “강간을 당해도, (팔레스타인) 공동체 안에서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비판하며, “가족에 대한 평판과 아이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침묵하며 견디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라고 고발했다.

 

‘해방된 팔레스타인, 평등한 공동체’를 꿈꾼다

 

“실완에 살게 되면서, 이렇게 보수적인 땅에서 네 딸들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불안했다.” 그래서 설립한 것이 ‘실완 알트리 여성센터’(AWC)였다.

 

실완 알트리 여성센터(이하 ‘여성센터’)가 지향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 완전히 사라진 사회다. 여성의 권리와 안전을 확보하는 것, 공동체 안에서 결정권을 갖고 리더십을 향상시키는 것, 경제력을 끌어올리는 것, 사회 참여를 추진하는 것 등을 활동의 목표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적 지원, 심리상담과 안전한 장소 제공, 물리적·신체적인 자기방어 세션도 있다. 여성들의 수요를 조사해 취업 지원 코스로 요리나 그래픽디자인, 휴대폰 수리, 네일아트나 메이크업 등도 있고, 교육을 과정을 밟은 후 소규모 사업으로 연결해 수입을 얻는 사람도 있다.”

 

▲ 여성에 대한 차별이 완전히 사라지는 사회를 지향하며, ‘실완 알투리 여성센터’를 설립해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아비르 자이야드(Abeer Zayyad) 씨. 여성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자립을 지원하고, 공동체에서 결정권을 가질 수 있게 임파워링하며 사회 참여를 추진한다. 촬영-시미즈 사츠키(清水さつき)


여성센터의 활동은 실질적으로 다수 여성들의 인생에 강력한 영향을 주고 있다.

“아직도 ‘강한 여성’을 바라지 않는 남성이 많지만, 우리 활동 참여자의 가정에서 가정폭력이 줄거나, 아들 딸 모두 학교에 다니는 가정이 늘거나, 여성의 조혼이 줄어드는 등. 일부이기는 하나 공동체와 가정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점에는 자부심을 느낀다.”

 

여성센터의 활동 예산은 외국의 지원단체들에 의존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경제적으로 붕괴된 상태라 의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뿐 아니라 자치정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으면, 이스라엘 경찰로부터 단체 폐쇄를 명령받거나 활동가들이 체포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자이야드 씨는 “우리는 사회를 바꾸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강하게 말한다.

“곧장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게는 할 수 없더라도, AWC의 활동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작지만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 것, 언젠가 점령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얻었을 때,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들이 보다 좋은 공동체로 연결될 것”이라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의 페미니즘 언론 〈페민〉(women’s democratic journal) 기사를 원문 번역하고, 국내 독자들을 위해 〈일다〉 편집부가 수정 보완한 내용입니다. (인터뷰·촬영: 시미즈 사츠키(清水さつき) 통역: 와타나베 마호(渡辺真帆), 번역: 고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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