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본증명서에 ‘버려진 아이’ 기재돼

개인정보 심각하게 노출, 대책마련 시급

윤정은 | 기사입력 2008/02/29 [22:02]

새 기본증명서에 ‘버려진 아이’ 기재돼

개인정보 심각하게 노출, 대책마련 시급

윤정은 | 입력 : 2008/02/29 [22:02]
두 아이를 입양하여 양육하고 있는 김명희씨는 새로운 가족관계등록제가 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구청을 찾았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아들의 기본증명서에 ‘버려진 아이’였다는 사실이 기록되어 있었던 것.
 
기본적인 인적 사항에 ‘기아 발견’ 적혀있다니…
 
호주제가 폐지되고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호적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가족관계등록제도가 마련돼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기존의 호적등본에는 본인 및 가족관계 사항이 기재되어 있는 반면, 새로운 가족관계등록부는 개인별로 ‘기본증명서’, ‘가족관계 증명서’, 혼인관계 증명서’, ‘입양관계 증명서’, ‘친양자 입양관계 증명서’로 나뉘어, 사용 목적에 따라 개별 증명서를 발급받게 된다.
 
▲ 기본증명서     © 일다
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12월, 법제처 등의 관련기관에서는 새로 시행되는 가족관계등록제도에 대해 “내년부터는 증명하려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증명서가 발급되어 불필요한 개인의 가족관계 정보 공개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홍보한 바 있다.
 
김명희씨는 최근 구청에서 가족구성원 개인별로 가족관계증명서를 각 5통씩을 떼어봤다. 증명서의 내용은 법제처가 국민들에게 홍보한 내용과 전혀 달랐다. 김씨는 특히 아들(5세)의 각 기본관계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보고 “기절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입양한 아들의 기본증명서에는 ‘기아(버려진 아이) 발견’이라는 구분 아래, 그 내용들이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기본증명서는 개인의 기본적인 신분사항에 관련한 증명서다. 보통은 개인의 출생과 사망, 주민등록번호, 등록기준비, 성별, 개명 등의 인적 사항이 표시된다. 개인의 기본적 신분사항을 증명하는 증명서에 아들이 ‘기아 발견’되었다는 정보가 상세히 기재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김명희씨는 분노를 터뜨렸다.
 
“앞으로 아이가 자라서 취업할 때나, 어디를 가든 신분 증명서류를 내라고 할 겁니다. 기본증명서는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로 어디 가나 기본적으로 제출하라고 할 텐데, 다른 사람이 알 필요도 없는 이런 내용이 기본증명서에 들어가 있을 수 있나요? 심지어 보험에 가입하려고 해도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를 내라고 하면 그 사람들에게 이런 정보가 다 공개되어야 하나요?”
 
김명희씨는 아들의 기본증명서가 “개인 정보를 심각하게 노출하고 있고, 개인의 인격권을 크게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령 개정 등 개인정보 노출피해 최소화해야
 
법무법인 지평의 이은우 변호사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가족관계등록법이 제정되기 전에 이미 시민단체들이 수 차례 우려를 제기했던 부분”이라고 지적하면서, ‘기아 발견’과 같이 “개인을 증명하는 기본 사항으로 볼 때 불필요한 정보이고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프라이버시는 개인의 내면을 구성하고 있는 주요한 내용이기 때문에, 헌법에서 핵심적인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사례처럼 기본증명서에 개인 정보가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는 사례들은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법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새로운 가족관계등록부를 통해 개인 정보가 부당하게 노출되는 문제들이 법률상담기관에 다수 문의되고 있다. ‘기본관계 증명서’ 및 ‘가족관계 증명서’을 통해 타인에게 알리고 싶은 개인의 인적 사항이나 가족관계 등이 노출되어 상담한 사례들이다.
 
김명희씨는 법이 시행되기 이전에 “민감한 개인 정보가 부당하게 노출되는” 호적제도의 문제점들을 개선할 것이라고 홍보했던 정부 기관들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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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hr 2015/11/24 [15:13] 수정 | 삭제
  • 왜 회사에 입사하는 기본증명서에 이런것까지 기재를 해야하나? 개인의 인권에 이렇게 침해를 시키면서 무슨 정보공개 최소화란말인가?
  • gjr 2010/07/07 [09:53] 수정 | 삭제
  • 저질스럽다,,저런것까지 꼭 지재를 ㅡㅡ
  • 독자 2008/03/02 [20:35] 수정 | 삭제
  • 아무래도 회사에서 많이들 떼오라고 하는 곳 많겠는데요..
    걱정입니다.
    한국사회에서 출생, 가족관계 많이 따지는데 걸림돌 되겠죠.
    저런 방식은 아닌 것 같아요.
  • 김명희 2008/03/02 [17:25] 수정 | 삭제
  • 해뜰녘빛님!
    우리가 그냥 허위로 출생신고를 했으면 아무런 기록조차 없겠지요. 법과 원칙을 지키느라 양자입양을 하면서 일가창립을 하게 하여 호적을 만든 후에 입양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저기에 적혀있는 기록 자체도 엉터리랍니다. 혹 생부모가 아들을 찾으려고 나서도 저 기록으로는 절대 못찾습니다. 저 기록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기록입니까?
  • 레나 2008/03/01 [23:23] 수정 | 삭제
  • 너무 친부,친모 입장에서만 생각하시는 것 아닌가요?
    아이 입장에서, 그리고 아이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시죠.
    친부모가 찾아줄때까지 기아 발견이라고 적혀진 기본증명서를 가지고 살아야하나요?
  • 해뜰녘빛 2008/03/01 [19:02] 수정 | 삭제
  • 새로운 가족관계 등록법에 대해서 쥐뿔도 모르면서 공부나 좀 하고 기사를 써던지...
    우매한 국민을 선동하다니...기아발견조서에 의해 창설된 가족관계등록부는 부모가 기아를 찾은때 등록부 정정 신청에 의해서 그 기아의 가족관계등록부를 폐쇄하게 됩니다. 부모가 분노하고 말것도 없어요.
  • 분노 2008/03/01 [13:01] 수정 | 삭제
  • 법의 문제입니까. 아니면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적으로 문제를 처리해서 생긴 문제일까.하루라도 빨리 이런 분들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겠네요. 어쨌든 너무도 무섭고 끔찍한 일입니다.
  • H.S 2008/03/01 [12:56] 수정 | 삭제
  • 한국사회는 뭐든 하나씩 검토해나가면서 하는게 아니라..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전 국민에게 다 해당하는 문제도..
    성급하게 처리를 해버리니.. 이런 엄청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아이에게, 아니 사람에게 버림을 받았다는 것이 얼마나 큰 영향을주는데..
    이제 사랑을 받고 커야할 아이에게.. 그리고 부모에게 얼마나 충격을 줄지..
    이런 행정처리들.. 분노스럽네요.